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창원 두산중공업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 "신한울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재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노동조합에 '일부 휴업 협의'를 요청했다. 두산중공업은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다. 최근 두산중공업 사태가 4‧15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신문 광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호소"

창원상공회의소(회장 한철수)와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지회장 이성배)는 24일 일간신문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간절히 호소합니다"는 제목의 광고를 냈다. 노조가 이같이 호소하자 일부 언론들이 보도하기도 했다.

창원상의와 두산중공업지회는 "창원의 주력기업인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280원여개 원전 관련 기업과 1만3000여 명의 노동자들은 일감절벽으로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의 중단으로 생산해놓은 제품의 가치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전락했고, 분주히 돌아가던 사업장의 열기는 하릴없는 임직원들의 한숨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를 전환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로 시간을 달라는 읍소다"며 "세계 곳곳에 세워질 50여 개의 원전 시장을 공략할 생태계 유지의 시간, 가스터빈 등 대체사업이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는 시간,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버텨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창원상의와 두산중공업지회는 "우리 지역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는 일 중 하나는,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다"며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로 세계 최고 기술의 원전기업들을 지켜달라. 원전 산업 노동자들이 땀 흘리고 꿈꿔온 삶의 터전을 지켜달라"고 했다.
  
 창원상공회의소(회장 한철수)와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지회장 이성배)가 3월 24일 일간신문에 낸 광고.
 창원상공회의소(회장 한철수)와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지회장 이성배)가 3월 24일 일간신문에 낸 광고.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박종권 대표 "신한울 3.4호기, 아직 건설 허가도 안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는 "신한울 3‧4호기는 아직 완전히 허가가 나지도 않았고, 건설에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그런데 무슨 건설 재개하라는 것이냐"고 했다.

원전은 대개 발전사업허가→설계허가→공사허가(승인)의 과정을 거친다. 신한울 3‧4호기는 발전사업허가만 난 것이지, 아직 설계허가나 공사승인이 난 게 아니다. '신한울 3‧4호기를 추진하다가 만 것'이지 '건설하다 중단'이 아닌 것이다.

신고리원전 5‧6호기의 경우 3단계 허가 과정을 거쳐 건설하다가 중단했다. 이에 2017년 대선 때 '탈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정부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다시 짓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박종권 대표는 "신한울 3‧4호기는 발전사업 허가 정도만 득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해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국민들이 탈원전을 지지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와서 완전히 허가도 나지 않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라고 하면 안된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 생산과 관련한 시간을 달라"는 요구에 대해, 박종권 대표는 "정부는 이미 가스터빈을 국내 기업에 주기로 했고, 국내 기업 중에 가스터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두산중공업뿐이다. 그러니 두산중공업에 그것을 주겠다는 말이다"고 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는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는 쪽으로 가고 있다.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또 시간을 달라는 것이냐"며 "두산중공업 경영진이 그동안 재생에너지 전환 등 경영 타개책을 세워서 해야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경영진 책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원전 최고 기술 수준'이라는 주장에 대해, 박 대표는 "우리나라가 수주했다고 하는 아랍에미레이트 원전의 핵심 기술도 미국 업체가 가지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원전 기술 최강국들이 원전을 포기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기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원전을 자국이 짓고 있다. 우리한테 건설을 맡길 나라가 없다. 일부 국가는 원전 건설을 수주했다가 포기까지 한다"며 "한때 원전 최고 기술 수준이던 '웨스팅 하우스', '아레바', '도시바'는 지금 다 파산했다"고 말했다.

박종권 대표는 "한때 우리가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봉제산업의 경우, 지금도 그것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원전은 사양 산업이 된 지 오래다. 최고 기술을 자랑할 게 아니다"고 했다.

2019년 10월 국정감사, 장관 "신한울 3‧4호기는 제외"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4호기가 건설될 것으로 보고, 한수원과 계약에 따라  '주기기'를 일부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이미 만들어 놓은 '신한울 3‧4호기 주기기의 매몰 비용'을 두고 논란이다.

이는 이미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때도 거론이 됐다. 2019년 10월 1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이와 관련해 질의하기도 했다.

당시 윤한홍 의원은 "지금 신한울 3‧4호기 관련해서 매몰비용을 두산중공업이 7000억 원으로 보고 있는데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얼마로 보느냐"고 물었다. 이 때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3300억 원 정도 보고 있다"고 했다.

매몰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소송으로도 갈 수 있는 것이다. 당시 윤 의원은 "소송으로 가는 것이다. 소송으로 가면 그 다음에는 구상권으로 해서 여러분(한수원 직원)한테 간다. 그것 막으려고 한수원에서는 임원들 보험까지 들어 놓았다. 나중에 책임 안 지려고"라고 했다.

당시 정 사장은 "두산중공업이 소송을 제기한다는 이야기는 사업 종결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기도 어렵고, 실제 소송이 진행되면 법적으로 두산중공업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했다.

또 최인호 의원은 "두산중공업의 주력 매출은 해수담수화나 발전플랜트, 정유공장 장치다. 원전 비중은 18% 밖에 안된다"며 "매출이 급감하고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까지 내려간 시기는 완전히 박근혜 정부하고 일치하는데 모든 원인을 탈원전정책으로 몰아가면서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또 다른, 기업의 어려움을 다른 정치적 논리로써 치환해서 보상 받으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가 충분하다"고 했다.

당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신한울 3‧4호기의 폐쇄에 대해 정부는 제8차 전략수급계획에서 이미 결정이 된 것이고, 이제는 그것을 이행하는 것이 사업자의 몫으로 갔다"며 "정부의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한울 3‧4호기가 제외되어 있는 결정"이라고 했다.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 본사.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 본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이흥석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신문 광고가 나온 날(24일),'창원성산' 국회의원선거 후보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미래통합당 강기윤,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석영철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거나 성명 발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흥석 후보는 "일자리로 국민을 협박하는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두산중공업 경영진은 노동자들에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물량이 급감해 경영위기가 가속화됐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이 수립된 2017년도에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산중공업에 지급한 금액은 5877억 원이었고 지난해에 3045억 원 증가한 8922억 원이 지급됐다"고 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자료를 언급한 이 후보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두산중공업의 신규 수주물량의 86.3%를 해외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차지했지만, 반대로 세계석탄화력 발전시장은 2015년 88GW에서 2018년에는 23GW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산중공업 경영진은 세계발전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고, 창업주를 비롯한 대주주들이 경영감시 의무를 소홀히 하는 동안 주가는 폭락했으며, 국민과 공적기금은 재정손실을 입었고 노동자들은 고용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그는 "IEEFA는 회사가 장기적 전략실패를 무마하는 미봉책으로 단기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한국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같은 주요 국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재무보고와 공시 관행이 규제당국의 기준에 합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국민들과 공적기금, 노동자의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지금,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강기윤 "탈원전 피해보전 특별법 제정"

강기윤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특정기업과 특정지역에서 받은 피해를 정부가 보전하도록 하는 '탈원전으로 인한 시민 및 기업의 피해보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강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대표기업인 두산중공업‧협력사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고, 두산중공업이 있는 창원시의 지역상권은 무너졌으며 창원경제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강 후보는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질병 피해에 대해서는 재난기본소득을 논의하면서,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으로 창원시민과 두산중공업·협력사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대책이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는 "일방적으로 진행된 정부 정책으로 창원시민과 창원 소재 기업이 이유 없이 손해를 보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피해를 보전 받고, 다시는 이유 없이 피해를 보는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영국 "피해 조사단을 구성하라"

여영국 후보는 이날 오후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탈핵 등 에너지전환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자 국정과제다"며 "그러나 과연 정부는 탈원전을 결정하면서 지금까지 원전 관련 기업과 노동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대책을 추진했느냐"고 했다.

신한울 3‧4호기와 관련해, 그는 "건설을 위한 생산 인프라와 생산 제품에 대한 피해 보상은 외면하면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순탄하게 진행되리라고 생각하느냐"며 "더불어민주당은 거대 집권여당으로서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느냐"고 따졌다.

여 후보는 "정부는 지금 당장 두산중공업 사태에 직접 개입하라"며 "두산중공업의 대량 해고를 앞두고 있는 현장의 상황은 보다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정부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여 후보는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추진 중단에 따른 원전 관련 생산 제품과 설비에 대한 피해를 조속히 보상하고, 정부는 탈원전 관련 기업들의 피해 규모를 산정하기 위한 '피해 조사단'을 구성하여 즉각 실태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했다.

또 여 후보는 "정부는 두산중공업의 대량해고, 강제 휴업 조치를 중단시키고 에너지 전환 피해 기업에 긴급 구호자금을 투입"하고, "정부는 국책은행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채권 상환기일을 정부의 피해 보상이 완료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하라고 했다.

석영철 "은행은 두산중공업 압박 중단하라"

석영철 후보는 성명을 통해 "문재인정부는 국책은행들의 두산중공업 노동자 구조조정 압박을 중단시켜라"고 했다.

석 후보는 "두산중공업 노동자 구조조정과 경영위기의 본질은 한울 3‧4호기의 재개가 절대 아니다. 두산재벌과 국책은행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했다.

석 후보는 "지금 두산중공업의 경영 위기는 전 세계의 석탄화력과 원전산업의 쇠퇴를 예측하지 못했던 경영전략의 실패"라며 "이러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기업경영윤리에 맞지 않는 부도덕한 행위로 밖에 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석 후보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채권회수를 위해 두산재벌에 대한 경영실패의 책임을 묻고, 총수일가의 사재출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터이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산중공업의 현 노동자 구조조정의 배후는 산업은행이고 수출입은행이다. 이들이 두산중공업측에 1200명 이상의 노동자를 구조조정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로 인해 노동자들을 이간질 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영철 후보는 "문재인정부는 즉각적으로 국책은행들의 노동자 죽이기 배후 음모를 중단시키고, 총수일가들이 사재를 출연하여, 유동성의 위기를 넘기도록 압박해야한다"고 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