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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A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A씨가 텔레그램에서 유료로 운영한 이른바 '박사방'이라는 음란 채널에는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려졌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20대 남성 A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A씨가 텔레그램에서 유료로 운영한 이른바 "박사방"이라는 음란 채널에는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려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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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집단 성범죄'에 대한 엄중 처벌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형법 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형법 114조에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중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단체를 '조직'하거나 그 조직에 '가입'했다면 최대한 감경 없이 법정형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게 '범죄단체 조직죄'와 '범죄단체 가입죄'로 구분할 수 있다.

현직 검사 "형법 114조 적용되면 공소장·판결문 자체가 달라져"

형법 114조가 적용되려면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먼저 조직의 목적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중범죄인지 여부다.

경찰은 최근 검거된 '박사' 조주빈씨에게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아동음란물제작),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개인정보제공, 성폭력처벌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가 적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아동음란물제작)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므로 형법 114조의 조건에 충족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조직이 '범죄단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다. 명확히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대략 ▲ 일정 규모의 조직이 반복적으로 일정 기간 활동해야 하고 ▲ 조직의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 조직에 통솔체계가 있어야 범죄단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형법 114조로 처벌받는 이들은 주로 조직폭력배였다. 최근엔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대부분이다(관련기사 : 죄명도 후덜덜한 '범죄단체' 재판, 제가 가봤습니다). 수사기관들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시작된 시기를 대략 2000년대 중반으로 보는데, 2016년 중순 전까지는 대체로 사기죄만 적용해왔다. 그러다보니 범죄의 폐해에 비해 형량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다 2016년 8월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에게 특경법상 사기죄와 함께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했다. 당시 검찰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처음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한 사례라고 밝혔고, 그 결과 총책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2017년 10월 대법원 확정 판결). 총책뿐만 아니라 핵심 간부들에게도 범죄단체 조직죄가, 비교적 죄가 가벼운 조직원들에겐 범죄단체 가입죄가 적용돼 대부분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직 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형법 114조가 적용되면 공소장과 판결문의 내용 자체가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다"라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기죄 공소장에는 범죄사실 그 자체만 매우 간단하게 담긴다. 반면 형법 114조가 적용된 공소장에는 '속한 조직이 어떤 조직이고, 어떻게 운영돼 왔고, 언제부터 가담해 어떤 역할을 부여받아 어떻게 교육을 받았는지' 자세하게 담긴다. 사기죄는 거짓말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 별 거 아닌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기를 저지르기 위해 조직에 들어가 치밀하게 모의한 내용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법정형이라는 그릇을 가득 채울 수 있는지 여부가 형법 114조로 인해 달라질 수 있다."

"박사 조씨의 수법, 범죄조직 수법과 흡사"

현재 박사로 불린 조씨뿐만 아니라 조씨 밑에서 영상 제작, 영상 유포, 방 관리, 개인정보조회, 인출책, 전달책, 수거책 등을 담당한 이들도 검거돼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운영한 텔레그램의 '박사방'뿐만 아니라 '갓갓', '와치맨'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N번방', 그리고 여러 모방 텔레그램방도 비슷한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좀 더 진행돼야 명확히 밝혀지겠지만, 이들이 운영한 텔레그램방은 ▲ 일정 규모의 조직이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활동한 공간이었고 ▲ 그 목적이 명확했으며 ▲ 나름의 내부 통솔체계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조씨 등 주요 범죄자들에게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김재련 변호사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씨의 수법은 범죄조직의 수법과 흡사하다"라며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공범자를 물색해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성폭력을 하도록 하고 해당 영상을 비밀방에 올리는 행위를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자신이 제작한 성착취물을 온라인 공간상에서 배타적으로 회원들만이 볼 수 있는 비밀방을 만들었다"라며 "그 비밀방은 '조직'으로 봄이 마땅하다"라고 설명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24일 "운영 가담자들의 범행이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 범죄단체 조직죄 등 의율도 검토하도록 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일반 회원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 안내문에 적혀 있는 '범죄단체가입' 혐의 재판.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 안내문에 적혀 있는 "범죄단체가입" 혐의 재판.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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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른바 '관전자'라고 불리는 회원들에게 범죄단체 가입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도 논의돼야 할 사안이다.

김재련 변호사는 "관전자들은 우연히 지나가다 들른 것이 아니다"라며 "돈까지 내면서 회원으로 가입했다. 비밀방 회원이 되기 위해 동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통해 비밀방이 무엇을 하는 방인지 알고 가입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라며 "즉 관전자들은 관전만 한 것이 아니라 해당 비밀방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장기 4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비밀방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한 바, 이들 또한 범죄단체 조직죄의 공범들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해당 텔레그램방에 모인 이들이 제각각의 진술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경찰과 검찰이 형법 114조를 적용할 수 있더라도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려면 수사를 통해 그 진상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비교적 단순한) 보이스피싱 조직이나 일반적인 조폭에 비해 녹록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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