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일 오전 4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 구장에서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FC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모습. ⓒ EPA/연합뉴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인 로날드 쿠만이 바르셀로나 감독직에 대한 야망을 내비쳤다. 그가 바르셀로나 감독직에 적합한 인물인지 여부는 그의 파란만장한 감독일대기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와 바르셀로나의 전설적 수비수였던 로날드 쿠만은 2000년 피테세를 맡으며 본격 감독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 아약스-벤피카-아인트호벤에서 여러 차례 리그 우승을 이끌며 능력 있는 젊은 감독으로 명성을 떨치는 듯했다.

하지만 발렌시아의 부임한 뒤부터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다. 막무가내식 선수 방출과 기형적인 선수 기용으로 질타를 받았고 성적까지 강등권으로 추락해 전격 경질됐다. 이후 프리미어리그의 사우스햄튼을 맡아 리그 6위를 기록하며 다시 떠오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에버튼으로 감독직을 옮긴 뒤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또다시 질타를 받았고 경질당했다. 

무직이던 쿠만은 2018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에 부임했다. 당시 네덜란드는 유로 2016-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연이어 실패하고 아르옌 로벤-로빈 반페르시-웨슬리 스나이더 등과 같은 베테랑들이 떠나 '멸망한 오렌지 군단'으로 불릴 때였다. 그런데 감독으로 로날드 쿠만이 오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쿠만은 데파이를 중심축으로 공격진을 구성하고 프랭키 데용, 마타이스 데리흐트를 적극 기용하며 젊은 선수단으로 개편했다. 이어 버질 반다이크,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같은 베테랑들이 대활약을 해주며 네덜란드 대표팀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바르셀로나의 러브콜

이에 지난 1월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를 경질한 바르셀로나가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 바르셀로나의 레전드이고 누구보다 팀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만은 네덜란드 대표팀과 계약이 되어있던 상태였던 점과 더불어 6개월 뒤 유로를 앞두고 있었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쿠만은 지난 20일 스페인 언론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 감독 제안을 거절한 것은 사실이다. 당시 유로를 불과 몇 달 앞두고 있었고 2년 계약이 남았었기에 떠날 수 없었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유로는 2020에서 2021로 연기됐다)

하지만 그는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과 함께 팀 감독으로서의 야망을 내비쳤다. 쿠만은 "하지만 나는 바르셀로나를 사랑한다. 바르셀로나에서 선수로서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고 그곳에는 항상 좋은 선수들이 있고 훌륭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올 가능성이 높다. 언젠가 바르셀로나에서 감독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네덜란드 대표팀과의 계약이 끝나는 유로2021 종료 시점에 바르셀로나 감독직 도전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좋을 때와 좋지 못할 때의 성적 차이가 극과 극이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팬들은 다소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 감독은 키케 세티엔이 맡고 있지만 그는 단기 계약이며 현재 괄목할만한 변화와 성적을 못 내고 있다. 세티엔의 계약이 끝날 경우, 유력 후보로 알사드를 이끄는 사비 에르난데스가 거론되고 있다. 쿠만과 다른 유형의 레전드 선수다.

쿠만의 바람대로 바르셀로나 감독이 되려면 네덜란드를 이끌고 유로나 국가대항전에서 성적을 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쿠만을 감독 자리로 가는데 중요한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쿠만이 자신의 야망을 이룰 수 있을지 유로 2021 끝나는 때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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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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