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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특종은 있다"는 격언은 언론계에서 흔히 회자된다. 같은 내용을 듣고 보면서도, 무엇을 의제로 삼고 어떤 점을 부각하는가는 기자·언론사마다다르다. 아래 언급할 칼럼은 '마스크'로부터 '대란'과 '정부의 무능'을 연결했다. 이 칼럼은 정당한가? 그의 칼럼을 통해 우리는 '의미 있는 정책 대응'을 얻어낼 수 있을까?
 
3월 16일자 중앙일보 염태균 정책부디렉터의 서소문 포럼.  1,913만 명의 시민들이 2장씩 구입한 마스크를 그는 구하지 못했다. 칼럼에서 그는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을 문제삼았다.
▲ 3월 16일자 중앙일보 염태균 정책부디렉터의 서소문 포럼.  1,913만 명의 시민들이 2장씩 구입한 마스크를 그는 구하지 못했다. 칼럼에서 그는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을 문제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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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만 명이 해낸 미션 실패 뒤 그의 결론은?

그는 한주 내내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 지난 3월 10일 화요일. 마스크 5부제, 그가 살 수 있는 날. 그는 점심식사를 부랴부랴 마치고 회사 인근 약국엘 다섯 군데나 들렀는데 살 수 없었다. 주말을 기다려 토요일 점심을 먹고, 이번엔 동네 약국엘 갔다. 나름 한산하리라 생각한 지하와 3층의 약국도 갔으나, 역시 허탕 허탕 허탕….

그는 그 실패로부터 무엇을 생각했을까? 첫째, "마스크 구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 반성." 둘째, "아침부터 부지런히 나와 추위 속에서 줄 서 기다려야 겨우 2장을 살 수 있다. 이게 현실이고 현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이다"는 한탄. 그는 이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현 정부의 위기대응'을 짚어가기 시작한다.

그의 진단은 이렇다. 1) 환자와 의료진조차 마스크와 방호복 같은 장비가 부족하다. 2) '이런 현장조차 모르고 망언을 하는 보건복지부장관은 파면'해야 하지 않나?'는 의견이 나온다. 3) (정부는) 권역별 전문치료 병원 지정, 4) 시도별 격리시설 지정 의무화, 5) 역학조사관 확충에 '나선다고 했지만 나아진 게 별로 없다'고도 진단한다. 그는 중간중간 세월호참사(2014), 경북 포항지진(2017), 고성산불(2019) 등 대형재난들을 함께 열거한다. 정부도 조금 한 일은 있다.

"재난안전법 개정(2014년 12월), 국가방역체계 개편(2015년 8월), 통합재난안전포탈(2016년 4월) 마련. 그럼에도 정부는 "제대로 된 대응책이 있기는 한 건지, 컨트롤 타워는 작동하는지" 의문이다라는 것. 최종 결론은 두 가지였다. "소 잃고도 외양간은 고쳐야하니 재난물품관리를 비롯해 재난대응체계의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은 마스크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아 , 그리고 "공적마스크'란 말을 쓰면 안 된다. 길게 줄 서 내 돈 내고 사려 해도 살 수 없는 게 무슨 공적 마스크인가"

이 글의 당사자는 중앙일보 염태정 정책부디렉터. 그는 왜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을까? 그의 글을 따라 논리를 구성하면, (자기 반성이 있긴하지만 더 큰 이유는) "국가가 재난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때문"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재난물품관리'가 안 되어서다. 그럴까?

2019 '감염병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더 궁금하다

나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고 싶다. 하나는 일상에서 보통의 시민들은 어떻게 마스크를 구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 이 문제에 있어선 국민들이 훨씬 더 전문가인 듯싶다. 둘째는 '재난대응 정책에 대한 철학과 그 구체적 적용'에 대해서다. 염태정은 중앙일보 정책부디렉터인데, 그의 제안이 산만하고 방만해서 '정책결정'에 도움이 될지 '여전히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인 2019년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5일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했다. 중점훈련으로 설정한 것은 세계보건기구가 당해 선포한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고려한 '신종감염병에 대한 보건당국의 대응역량 점검'이어서다. 2018년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병을 가정해 그 병이 국내 최초 유입한 상황에 대응, 일종의 모의훈련을 한 것이다.

훈련의 목표는 이 실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염병 재난 위기관리 표준메뉴얼'을 개선하는 것. 입국과 검역 수속,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의 환자이송, 즉각대응팀 파견 등으로 구성된 이 모의연습은 보건복지부와 국가위기관리센터, 행정안전부, 외교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경찰청, 소방청, 국립중앙의료원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서울시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인천과 인천공항, 부산, 목포, 여수, 마산, 김해, 통영, 울산, 동해, 제주의 11개 검역소, 9곳의 권역별 국립병원,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기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보건복지 분야 센터 및 각 연구-진흥원 등 마흔아홉 개 소속 산하 기관도 당연 함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 비상사태로 번진 2020년 3월 현재, 혹은 코로나 환자가  처음 한국에 발생한 2020년 1월에, 이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도움이 되었을까? 훈련의 목표였던 '감염병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업데이트 되고, 공유되었을까?

당시 훈련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자연우주물체의 추락충돌을 가정했고, 오송생명과학단지지원센터는 풍수해를 재난유형으로 설정했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지진과 화재를 가정해 하루 훈련했다. 국립중앙의료원과 각 권역별 국립병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감염병'을 국가적 재난으로 상정한 이 훈련에서 왜 이들 국가기관은 그저 '책상 밑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리는' 훈련을 했을까?

감염병 재난위기 대응 핵심이 '물품장비 확충'에 있을까?

'재난'을 '포괄적 안보'에 포함시켜 '국가위기'로 관리를 시작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였다. 이전 군사·남북관계 등 전통적 개념의 안보로 국가위기에 대응하던 것에서 태풍 홍수 폭설 등 자연재난과 붕괴 폭발 화재 침몰 등 인적재난 재난 및 국가핵심기반시설 마비 등이 '포괄적 안보'로 추가된 것이었다.

참여정부에선 상황별 매뉴얼만 총 2800여 권을 생산해 냈고, 그 중심에 있던 것이 '국가위기관리센터'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였다. 비록 '감염병' 같은 새로운 위기까지 설정해 대비하진 못했지만, 이 개선의 핵심은 '위기 대응'이 전 '국가적-전부처적, 통합적'이어야 한다는 것. 그 시스템은 꾸준히 성장하고 보완되어 왔을까?

염태정 정책부디렉터는 마스크, 병상, 병실, 역학조사관처럼 '재난물품(인원)'의 충족이 이 감염병 위기대응의 해답인 것처럼 적었다. 하지만 역량은 양적인 사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운용하는 눈과 철학에 달려있다. 그게 '정책'의 핵심과제다. 물론 그는 매뉴얼(대응책)과 컨트롤 타워의 작동도 문제 삼았다. 하지만 그게 왜 어떻게 해서 부실해지고, 작동이 미비해졌을지는 다루지 않았다. 실제로 상황이 그러한 것인지도 실증해놓지 않아, 글은 전체적으로 모호하다.

자고로 문제를 주욱 나열한 뒤, 퉁쳐서 '전면적 개선'으로 쉽게 결론짓는 칼럼에선 실효를 갖는 정책적 아이디어를 얻기는 어려운 법이다. (마스크를 제대로 공급하는 게 정책개선의 최종 목표는 아니지 않겠는가?)

시민들의 집요함, 현명함, 침착함, 연대의식부터 배우라

참,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공적마스크' 취득기. 다른 집도 아마 우리집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스크 하나에 깃든 것, 이웃과의 유대, 정보공유, 빠른 행동이다.

8일 일요일 : 아침 산책을 나갔다가 동네 이웃을 만남. 마스크를 팔고있는 지하1층 약국을 소개받아 온 가족이 함께 출동, 인당 2개씩 8개를 취득.

14일 토요일 : 동네서 아내와 브런치를 하고 나온 뒤, 약국 앞 짧은 줄을 발견하고 뒤에 섦. 안내자-주민증 확인자 - 판매자로 역할을 나눈 약국의 빠른 대처로 금방 마스크 2장씩 취득.

14일 토요일 : 중학교 3학년 1학년 아이들과 그 친구들이 집안을 점령. 한 아이에게로 온 그집 엄마의 안내지령을 듣고 아이들이 출동. 아이들은 30분쯤 기다려 마스크를 취득.


여기엔 구청에서 공급한 무료마스크(동별 주민자치센터에서 무료 배포)를 제외했다. 시민들은 집요하게, 현명하게, 그리고 조용히 이 '미증유의 위기'를 헤쳐가고 있다. 구청과 주민센터도 공적 기관 아닌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분통이 터지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모두다 다 그렇지는 않다는 것쯤은 알아줬으면 한다. 지난 3월 9일부터 15일 일요일까지 약국을 통해, 중복없이 시민들 1913만 명은 마스크를 2장씩 구입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뒤편으로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 길다. 서울 성수동에 마스크를 통해 우리는 각자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는가? 언론은, 정책디렉터는 어떤 의제를 떠올리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가.
▲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뒤편으로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 길다. 서울 성수동에 마스크를 통해 우리는 각자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는가? 언론은, 정책디렉터는 어떤 의제를 떠올리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가.
ⓒ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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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나 더.

WHO는 마스크를 일반에 권하지 않는다. 많은 전문가 역시 마스크는 의료인과 환자에게만 유용할 것이라 말한다. 한국 의료당국은 애초부터 코로나19가 비말감염이므로, 손씻기 및 마스크 착용을 권장해 왔다. 어느 것이 맞을까? 이 사태로 '죽을 고생'을 한 뒤, 중국은 서양에 대하여 묵직한 직구를 하나 던졌다. "문화적 관습인 것은 이해하지만, 마스크를 써라." 서양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쓴 동양인들에게 차별적 행위를 무수히 퍼붇고 있다.

'마스크'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할 '정책' 듣고싶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지난 2월4일 한국일보 칼럼에 '세계 손씻기 특별주간'에 대해 썼다.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1847년 부다페스트 출신의 독일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은 당시로서는 '어처구니 없는 제안'을 한다. "아기를 받기 전에 손을 씻으라."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병원은 산욕열로 인한 사망율을 18%에서 1%로 줄였다. 그렇다. 당시엔 의사들의 신념이 "정원사가 손에 묻은 흙을 더럽다고 여기지 않듯이, 의사가 손에 묻은 피를 더럽다고 여길 수는 없다"였다. 상처난 산모의 회음부에 의사 손의 세균 침입이 산욕열의 주범이었던 것이다.

다시, '마스크'는 제2의 손씻기일까? 세균에 손씻기가 특효가 되듯, 바이러스엔 '마스크'가 답은 아닐까?

별로 소용없어 보이는 '현실 탓' '현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 탓' 대신에, 마스크에 열 받았다는 정책디렉터에게, 내가 듣고 싶었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새롭고, 유익하고, 진지하게 역할을 해내는 정보, 바로 그 '마스크'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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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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