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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아이들이 사라졌다. 학교도 몇주째 문을 닫고 있다.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문화의집도 장기 휴관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국민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청소년의 삶과 일상도 많이 바뀌었다. 거리에 사람들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성인들은 나름 자유롭게 활동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청소년들은 집에 갇힌 격이 됐다. 그렇게 학교에 가기 싫다던 아이들이 이제 학교에 가고 싶다 말할 지경이다.

청소년은 갈 곳이 없다. 청소년수련시설도, 학원도, PC방도 모두 가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사실, 코로나 여파 이전에도 청소년이 갈 곳은 그리 마땅치 않았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전전하기 일쑤다. 학원은 밤에 끝나는데 노래방도, PC방도 학원이 끝날때쯤이면 모두 받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지자체가 법만 잘 지켰다면 청소년이 쉽고 편하게 갈 곳이 있는 장소가 훨씬 많이 생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바로 청소년문화의집이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청소년문화의집을 들어는 봤을까?

청소년문화의집 설치율은 법적 기준 8.1%에 불과
 
일선 청소년문화의집 전경 청소년활동진흥법 11조에는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읍·면·동에 청소년 문화의집을 1개소 이상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전국 설치률은 10%도 안되는 실정이다. (사진 속 청소년문화의집은 기사와 상관없음)
▲ 일선 청소년문화의집 전경 청소년활동진흥법 11조에는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읍·면·동에 청소년 문화의집을 1개소 이상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전국 설치률은 10%도 안되는 실정이다. (사진 속 청소년문화의집은 기사와 상관없음)
ⓒ 인터넷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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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활동진흥법 11조에는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읍·면·동에 청소년 문화의집을 1개소 이상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의집은 간단한 청소년수련활동을 실시할 수 있는 시설 및 설비를 갖춘 정보·문화·예술 중심의 청소년 수련시설로 동아리활동을 위한 밴드 연습실, 댄스 연습실, 동아리방 등과 문화활동을 위한 북카페, 인터넷카페, 노래연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당구장이나 탁구장이 있는 곳도 있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전국 3510개 읍면동중에 287개소의 청소년문화의집이 설치되어 있다. 설치율은 8.1%로 10%도 채 되지 않는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지자체장이 '여건에 따라 설치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의무 설치'해야 하는 시설이다. 따라서 우리 동네에 청소년문화의집이 없다면 해당 지자체장이 청소년활동진흥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학부모와 주민, 청소년계의 불만도 높았다. 지난 2월 27일에는 인천시청 본청앞에서 아동·청소년의 교육문화공간 확대를 위해 청소년문화의집과 평생학습센터의 설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있었다.
 
인천 마을문화교육공간 창출 실행추진단 기자회견 인천 마을문화교육공간 창출 실행추진단은 지난 2월 27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4개 행정 동을 갖고 있는 인천에 청소년문화의집은 6개 밖에 안된다"며 이의 확충을 요구했다.
▲ 인천 마을문화교육공간 창출 실행추진단 기자회견 인천 마을문화교육공간 창출 실행추진단은 지난 2월 27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4개 행정 동을 갖고 있는 인천에 청소년문화의집은 6개 밖에 안된다"며 이의 확충을 요구했다.
ⓒ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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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관련 정책을 추진·개선을 목적으로 학부모·지역 활동가 27명이 만든 "마을교육문화공간 창출 실행추진단"은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읍·면·동마다 설치돼야 할 청소년 교육문화의집이 인천에는 6곳뿐이라며 확대를 요구하고 나선 것.

청소년문화의집 설치 안해도 제재 규정 없어

왜 지자체들은 청소년문화의집을 설치하라는 법까지 무시하면서 외면하고 있는걸까? 청소년문화의집 설치는 예산편성 지침상 시·도자율 편성사업으로 분류되어 있어 시·도에서는 시·도별 한도액내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이 말은 청소년문화의집 설치가 주요 현안사업에서 다른 우선 순위사업으로부터 밀리는 상황이라는 것. 이것을 다시 해석하면 지자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청소년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도 그동안 여러차례 행정부지사 회의, 시·도 국과장 회의 등을 통해 청소년문화의집 설치률 부진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는 등 청소년문화의집 설치를 유도해 왔다.

청소년시설 확충사업을 통해 시·군·구별로 평균 4개소 이상 청소년문화의집 설치를 목표로 매년 지속적으로 국비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자체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어 여성가족부도 강제적으로 청소년문화의집을 설치하도록 강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부모·주민 - 청소년단체 - 지자체장의 소통을 통해 청소년문화의집 늘려 나가야

김보규 인천 마을문화교육공간 창출추진단장은 "노인복지시설은 1,500개가 넘지만 청소년 공간은 극히 부족한 상황인데 도대체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2월말에 인천에서 열린 이 학부모와 주민의 작은 기자회견은 공중파에서는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김보규 인천 마을문화교육공간 창출추진단장 "청소년활동진흥법 11조 1의 3에 의하면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읍·면·동에 청소년 문화의집을 1개소 이상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반면 노인복지시설은 1천5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대체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 김보규 인천 마을문화교육공간 창출추진단장 "청소년활동진흥법 11조 1의 3에 의하면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읍·면·동에 청소년 문화의집을 1개소 이상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반면 노인복지시설은 1천5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대체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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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참석한 사람들은 난생 처음 기자회견을 해 보는 평범한 주민이자 학부모였다. 현수막은 어떻게 설치하는지, 집회 신고는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모르는 분들이 청소년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 마을에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지자체장에게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문화의집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정작 청소년계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확대해달라는 요구는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위탁운영의 성격상 이미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은 청소년시설을 잘 유지하거나 추가로 위탁하는데에 더 신경을 썼지 몇십억원이 소요되는 청소년문화의집을 감히 더 지어달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웠던 것.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와 주민들이 마을에서의 청소년 교육문화공간 필요성에 눈을 뜨고 그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은 확실히 주목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혁신교육지구는 마을에서의 교육공동체를 추구하는 만큼 이러한 청소년 공간 마련을 위한 자발적 목소리는 더욱 커져야 한다. 여기에 청소년문화의집 운영 노하우가 많은 청소년계와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더욱 시너지를 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활발한 의견을 내고 지역 청소년들이 요구하며 청소년단체들이 마을에서의 청소년활동 활성화를 위해 협력한다면, 청소년문화의집 설치율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자체장들도 청소년문화의집을 우선 사업으로 상정해 추진해 나가는 전향적 의지가 필요하다.

이제는 청소년이 참정권을 행사하며 마을에서의 교육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시대이다. 주민과 학부모가 마을에서의 청소년 주체적 삶을 위해 협력하는 시대, 예전처럼 청소년을 표없는 존재라고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치는 시대가 분명하니 말이다.

주민과 학부모, 청소년단체, 청소년시설, 지자체가 마음을 터놓고 협력하고 지역 청소년이 참여한다면 청소년문화의집이 그 시대임을 잘 보여주는 기준으로 부상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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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신문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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