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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Airbnb)는 2008년 8월 미국에서 시작해 현재는 191개 나라, 8만1000개 이상 도시에서 숙소를 제공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이다.

여행을 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는 것이다. 그 동안은 여행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경험하는 것은 '공적인 장소'에만 한정되어 있었다면 에어비앤비가 생긴 이후로 개인의 '사적인 장소'도 여행의 일부가 되었다.
 
 2014년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용한 파리의 한 주택.
 2014년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용한 파리의 한 주택.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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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파리 여행을 할 때 에어비앤비를 처음 이용하였다. 마레 지구에 있는 작은 스튜디오였는데 복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좁은 골목을 지나 아파트 정문으로 들어가니 싱그러운 식물들이 입구를 장식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구불구불한 3층 아파트를 올라가 숙소안으로 들어가자 노란색 벽면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반대쪽에 걸어놓은 5-6개의 작품들은 작은 갤러리를 방불케 하였다.

처음 에어비앤비를 경험한 만족도는 95% 이상이었다. 같은 파리 여행이라도 남들과 다르게, 뭔가 특별한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빌린 집이 마치 파리의 모든 가정을 대표하기라도 하듯이 집에 있는 모든 소품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남의 집 다 죽어가는 화분에 물을 주었고 다락방 천장에 달려있는 문을 굳이 열어보기도 했으며 남의 집 CD 플레이어를 틀고 고상함을 떨기도 했다.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던 일상의 습관들은 여행지에서 빛을 발휘하였고 그런 사소한 경험은 여행의 만족도로 이어졌다. 

한 동안 에어비앤비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여행을 다니면 유명한 명소를 일일이 찾아 다니는 편이 아니었고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나같은 여행자에게 에어비앤비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경험을 제공하였다. 에어비앤비 덕분에 숙소의 만족도는 여행의 만족도로 이어지기도 했다.
 
 에어비앤비 로고
 에어비앤비 로고
ⓒ airb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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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3-4년 줄기차게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을까? 2014년에 에어비앤비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후 2016년 이후 에어비앤비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공유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다.

그 무렵부터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집이나 방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넘어 그 지역에서만 배울 수 있는 액티비티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좀 더 검증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에어비앤비 플러스도 출시했다. 여행사처럼 특별한 장소에서 보내는 2 nights, 3 nights 상품도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1-2년 전부터 에어비앤비에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공유 경제의 대표 주자이자 여전히 많은 잠재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체크인 문제
에어비앤비의 원래 콘셉트는 집 주인이 여행객을 직접 맞이해주고 환영해 주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에어비앤비 숙소는 셀프체크인을 도입하고 있다. 젊은이들이나 외국인과 만나는 게 어색한 여행자들은 셀프체크인을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집 주인의 메시지를 받아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2중, 3중 구조의 보안 구조를 거쳐야 하는 숙소들은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행여나 집 주인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체크인을 못하는 경우라도 생기면 그 여행은 시작부터 브레이크가 걸리게 된다.

2. 에어비앤비 본질에서 벗어나는 숙소들
한 동안 에어비앤비 광고의 카피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였다. 이 말에는 내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집과 사람, 풍경을 경험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 숙소가 늘어날수록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철학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개인 호스트가 아닌, 전문 업자가 숙소를 사서 대량으로 렌트를 주는 식, 전 세계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IKEA식 인테리어, 혼자 쓸쓸히 체크인을 하고 왔다가 쓸쓸히 체크아웃을 하고 사라지는 여행 경험 등 때로는 호텔보다 더 못한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3. 보안과 위생 문제
심심하면 등장하는 것이 에어비앤비 보안 문제였다. 집 주인이 설치해 놓은 몰래카메라가 적발된 경우도 있었고 막상 가보니 주변이 너무 위험한 지역이었거나 집 주인이 여행자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보안 문제와 함께 앞으로는 위생 문제가 더 대두될 듯 하다. 그동안도 내가 지내는 숙소의 침구가 얼마나 깨끗한지에 대한 의구심은 꾸준히 있어 왔다. 호텔도 얼마나 깨끗할까 싶지만 그래도 호텔은 매일 청소를 한다는 보장은 되어 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 침구는 얼마나 깨끗한지에 대한 보장이 되어 있지 않다. '좋은 게 좋은 거지'란 생각으로 숙소를 사용했던 적이 많았다. 

지금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이 상황에서, 그리고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올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 에어비앤비를 포함한 공유 회사들은 심각한 고민을 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몇 년 전부터 에어비앤비는 2020년 상반기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월가는 이미 2-3년전부터 에어비앤비 상장을 기대하고 있었다. 벤처캐피털 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2017년 투자자 모집 때 기업가치가 약 310억 달러(약 37조원)로 평가되어 수많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유니콘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전세계의 여행 관련 사업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던 올 초만해도 에어비앤비는 환불 수수료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WHO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팬데믹으로 선언하고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의 확진자가 증가하자 에어비앤비는 3월 14일부터 4월 14일에 예약한 모든 숙박 예약건은 수수료 없이 무료 취소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2월 에어비앤비 베이징 매출은 전년 대비 22%가 감소한데 이어 3월은 43% 감소를 예측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매출 손실은 중국을 넘어 아시아, 유럽, 미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월가에서는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가 4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을 했다. 바이러스가 종식이 되지 않는 한 끝이 없는 추락 역시 예견된 수준이다.

현지인의 집을 경험함으로써 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넓혀준 에어비앤비. 회사가 커질수록 예기치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에어비앤비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코로나바이러스로 에어비앤비는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지금처럼 인간의 통제가 불가능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냐에 따라서 에어비앤비의 운명도 지속 가능한 미래형 기업이 될지, 반짝이는 스타성 기업이 될지로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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