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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산재보험을 운영하는 보험자(보험회사)는 근로복지공단이다. 우리나라 산재보험은 1963년에 제정된 이후, 1964년에 노동청 출범과 함께 시행되었고, 1995년부터는 국가에서 운영하던 산재보험을 근로복지공단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에서 직접 관리운영하고 있고,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등이 우리와 유사한 공단 중심의 공공운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주와 몇몇 나라에서는 민간에서 산재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효율성, 포괄성 등을 중심으로 산재보험의 운영체계에 대한 논쟁은 지속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산재보험의 운영을 민영화하자는 주장이 민간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주장과 공공 운영의 경직성을 근거로 정부에서도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논의한 적도 있다. 산재보험을 민간에서 운영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동안 산재보험 민영화에 대해 다양한 논의와 부적절함에 대한 합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이러한 시도는 금융자본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

산재보험 민영화를 주장하는 논리

산재보험 민영화를 주장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근거는 산재보험이 사회보험으로서의 속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산재보험은 사업주의 보험으로 국가가 법으로 제도화한 의무보험에 불과하며 이미 사회보험으로서의 산재보험이 개별실적요율제와 같은 민영보험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고, 사회보험임에도 강제가입에서 누락된 다수의 노동자가 있어, 사회보험의 기능에 이미 한계가 있음을 제시한다. 즉 민영보험의 기능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민영보험사의 운영능력이 더 있다는 주장이다. 다원적 운영체계를 통해 독점관리체계의 경직성을 줄이고 개인맞춤형의 개별성 향상의 효과가 있을 수 있고, 경쟁체제 도입으로 비용절감과 성과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때 성과향상은 불필요한 급여지급을 줄이는 방식의 효율 추구를 의미한다. 관리운영 효율화는 보험료 인하를 가져올 수 있고, 보험료 산정에서도 원가분석, 개별성 강화 등을 통해 보험료 인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사회보장이 노동의욕 위축, 경제 성장저해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민영화 도입시 나타날 문제점

민영화를 도입할 경우 드러날 여러 문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으로서의 포괄성을 해친다. 단지 산재 노동자의 치료뿐 아니라 재활과 직장 복귀, 예방이라는 포괄적 목표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 민영 보험에서는 재활과 직장복귀, 예방의 역할은 관심 밖의 문제다. 민영보험에서 생각하는 산재보험은 치료의 문제에 한정된 것이고, 민영화가 되더라도 예방, 재활의 문제는 공공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보험가입자를 철저히 개별화하여 사회보험이 가질 수 있는 소득재분배 효과를 무력화하고, 이로 인해 보험의 수혜가 필요한 대상자의 가입이 오히려 축소될 위험이 있다. 보험가입자의 개별화는 업종별 요율제, 개별실적요율제 강화를 통해 고위험 업종과 사업장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산재발생위험이 낮은 업종과 대기업에게 보험료 부과를 줄이는 정책이다. 이로 인해 보험의 필요성이 높은 고위험 업종에서는 높은 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보험가입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민영관리체계의 효율화는 급여의 축소를 의미하며, 오히려 일반적 관리 비용은 공공운영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어, 실제적인 효율에 도달하기 어렵다. 민영보험의 관리 비용은 모집인의 활동비용, 보험회사 간 판매경쟁 유발로 광고 및 선전비용 그리고 영리기관으로서 이윤 확보 등이 필요하여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민영화 주장의 핵심인 관리체계의 다원화는 체계의 산만성으로 미가입 사업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우려 지점에도 산재보험 민영화 주장은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고,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관리운영체계를 민간과 경쟁체제로 운영하자는 주장과 사회보험과 보완적 형태의 민간 산재보험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민간에 의한 운영체제의 핵심적 주장은 완전 민영화보다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운영주체의 다원화에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독점 운영체제가 아니라 민간에서도 산재보험을 운영하여 보험가입자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경쟁체제 도입으로 운영의 효율을 가져오자는 주장이다. 운영체계 다원화는 경쟁체제로 인한 관리운영비 감소가 아닌 증가가 우려되며, 가입자 이원화 문제로 민영보험사는 위험이 낮은 사업장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서 공공운영의 재정적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으며, 급여 축소로 질 향상을 오히려 저해하거나 산재예방과 재활 사업의 축소를 야기할 위험이 크다. 
 
 사회보험으로써 산재보험, 산재 노동자의 재활과 복귀를 위한 여러 가지 공공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사회보험으로써 산재보험, 산재 노동자의 재활과 복귀를 위한 여러 가지 공공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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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이 운영하는 산재보험이 바람직하다

산재보험 제도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공이 운영하는 사회보험 형태가 바람직하다. 산재 발생을 줄이는 예방정책과 산재노동자의 장애를 최소화하고 직장복귀를 촉진하는 재활사업 그리고 모든 기업이 산재가입을 쉽게 하고 급여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하고, 사회 총비용의 감소와 효율을 위해서도 사회보험으로서 공적 기관에 의한 관리운영체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제도 변화 과정을 거쳐 사회보험으로 정착한 것 자체가 사회보험으로서 산재보험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사회보험으로서의 산재보험이 구축해 온 예방-보상-재활의 과정을 통해 재해 발생을 줄이고, 장애를 최소화함으로써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민간 보험회사의 새로운 시도와 우려

민간 보험회사에서는 특수형태근로자의 산재보험 적용 범위 확대에 따라 산재보험 가입을 해야하는 보험모집인에 대해 자사 보험에 가입하게 하고 산재보험 가입을 포기하게 했다. 왜 내가 다니는 보험회사를 두고 산재보험을 가입하느냐는 주장이었다. 노동자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어 더 좋은 질의 민간보험을 선택하게 하겠다는 주장을 연이어 하고 있다. 보험모집인의 자사 가입 주장의 논리는 예방, 재활을 포괄하는 사회보험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협소한 시각의 접근이다.

또한 실제 급여에 있어서도 비급여 영역의 확대, 장해보상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산재보험에 비해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실손 보험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 사회보험의 보완적 역할을 하겠다는 시도 역시, 사업주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실제 사회적 혜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사회보험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다. 사업주가 비용 부담을 늘려야 한다면 민간보험 가입이 아닌 현재 산재보험의 급여의 범위와 규모를 더 늘리는 방향의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의 개선 방향

민영화 반대의 주장이 현재 근로복지공단 운영의 문제를 덮어 버려서는 안 된다. 공공운영기관의 존립근거가 재정 효율에 있지 않고, 충분한 보상과 이전 생활로의 복귀, 노동력 회복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승인과 종결 중심의 판단을 위한 행정을 대폭 축소하고 산재노동자의 효과적인 치료와 요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재활과 직장복귀, 예방을 위한 서비스와 행정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업무 효율을 높이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이 개별실적요율제와 같은 개별화, 효율화에 집착할수록, 경영효율을 주요한 운영목표로 정할수록 민영화 주장과 위협은 더해질 것이고, 스스로 사회보험 운영자로서 사회보험의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할 때 민영화 시도는 줄어들고, 공공기관으로서 존재의 의미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김형렬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또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잡지 <일터> 3월호에도 연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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