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방송을 앞둔 채널A <하트시그널>은 국내 로맨스 예능의 간판으로 자리 잡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청춘남녀들이 '시그널 하우스'로 명명된 숙소에 함께 머물며 연애감정을 키워가고, 스튜디오에서는 지켜보는 연예인들이 이들의 감정선을 추리한다. '러브 추리극'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해외에서도 리메이크 될 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앞서 JTBC <마녀사냥>의 '그린라이트', 가수 소유-정기고의 노래 '썸'처럼, '하트시그널'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 프로그램의 영향을 통해 남녀간의 연애감정을 의미하는 새로운 유행어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하지만 <하트시그널>은 뜨거웠던 인기 만큼이나 한편으로는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매 시즌마다 벌어진 출연자들의 자질과 인성 논란 때문이었다.
 
 채널A <하트시그널3> 포스터

채널A <하트시그널3> 포스터 ⓒ 채널A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트시그널3>에 출연하는 한 여성 출연자에 대한 폭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을 해당 출연자의 대학 후배라고 소개하며, 그가 후배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 글은 일파만파로 퍼졌고 출연자는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 출연자의 신상털이에 나서기도 했다. <하트시그널> 제작진으로서는 방송을 시작하기도 전에 큰 암초를 만난 셈이다.

공교롭게도 <하트시그널>은 이미 시즌1, 2에도 출연자 검증 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시즌1에 출연했던 배우 강성욱은 지난 12일 성폭행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런가 하면 시즌 2에 출연했던 요리사 김현우는 과거 여러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앞선 시즌에서는 방송이 종영되고 난 이후 뒤늦게 사실이 알려졌다면, 이번에는 방송 직전에 문제가 터졌다. <하트시그널>로서는 또다시 출연자 검증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트시그널>은 '비 연예인 출연자'들과 함께 방송을 만들 때 생길 수 있는 위험 부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물론 배우이거나 연예인 지망생인 출연자도 있지만 적어도 방송 시점에서는 그리 유명한 인물들은 아니었다. 또한 제작진이 출연자들이 먼저 솔직히 공개하지 않는 한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까지 일일이 체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매 시즌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면, 제작진도 좀 더 경각심을 느끼고 출연자 선정이나 검증에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 아무리 출연자들의 개인적 일탈이나 과거사라고 해도 결국 그로 인해 방송의 공신력과 진정성이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방송은 이전까지 평범했던 사람을 한순간에 유명인이나 스타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별개로 그런 유명세를 노리고 방송 출연을 원하는 이들도 많다. 비연예인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전문적인 프로 방송인들과는 또다른, 아마추어이기에 가능한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순수한 진정성이 주로 매력포인트가 된다.

과거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 <프로듀스101> 등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부터, <나는 자연인이다> <러브캐처> <한끼줍쇼> <아이콘텍트> 등 다양한 교양-예능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방송에서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론 제작진은 경찰이 아니고, 출연자들의 신상을 일일이 현미경 들여다보듯 할 수는 없다. 다만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는 이상 최소한의 검증 시스템은 마련돼야 한다. 

특히 <하트시그널>같은 방송은 그 특성상 비연예인 출연자가 1, 2회성 단발로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시즌 내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공동 주인공' 중 하나에 가깝다. 그만큼 시청자가 출연자를 신뢰할 수 없다면 방송도 신뢰할 수 없게 된다.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방송일수록 이제는 더 철저한 출연진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근 시청자들의 요구다. <하트시그널> 제작진은 과연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까.
하트시그널 일반인출연자 로맨스예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