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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3월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타다 분쟁이 드디어 종착역에 다다랐다.(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으나 유죄로 귀결될 것으로 예측한다)

공유경제 시대와 4차산업혁명으로 가는 길목에서 타다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혼란과 갈등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18년 10월 8일 출범 이후 15개월간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타다 논란의 본질을 심층해부 해봄으로써 이 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교훈과 숙제를 총 5회에 걸쳐 얘기해보고자 한다... 기자 주

 
게재 순서

1. 우버를 그대로 베낀 타다의 한국 택시시장 진출기 
2. 다수가 찬성하면 불법도 허용되야 하는가
3. 혁신-불법 논쟁 구도의 오류... 본질은? 
4. 타다가 합법? 공유경제 갇혀버린 법원 판결
5. 타다가 우리 사회에 남긴 교훈과 숙제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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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대한민국에는 약 25~26만대의 택시가 공급되어 있고 서울에만 약 7만대가 몰려 있는데, 이것은 절대적으로 공급과잉 상태이다. 이에 역대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택시감차 정책을 펼쳐왔지만 그 효과를 제대로 못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지금의 택시 숫자보다 많게는 1/2, 적어도 1/3은 감차를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역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택시서비스 개선의 당면과제라고 한다면, 택시공급대수 감축과 서비스개선(승차거부 근절. 불친절해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절대 변할 수 없는 불가역적 핵심 정책으로서 과거로 회귀하거나 역행해서는 안되는 것인데, 이동서비스 개선을 한다고 하면서 택시공급을 늘려간다는 것은 모순이다. 두 개의 바퀴를 균형있게 잘 굴려가야 궁극적으로 이용자가 그 과실을 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타다는 그동안 국민 안전문제(타다를 호출한 이용자가 법률상으로는 임차인, 자동차보험약관상으로는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여 대인배상2가 면책된다는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드라이버들의 처우 및 고용불안정 문제(전현직 드라이버 숫자 12,000명, 차량대수 1,500대가 의미하는 바는 드라이버들이 아르바이트삼아 하거나 실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국가정책(택시감차, 교통, 환경, 주차), 택시업계의 피해는 나몰라라 하고 자신의 사업만 극대화하겠다며 불법사업을 강행해왔는데, 타다에게 과연 최소한의 기업윤리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
  
지난해 3월 21일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린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최 3.7카풀 합의 거부, '타다' 추방 결의대회.
 지난해 3월 21일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린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최 3.7카풀 합의 거부, "타다" 추방 결의대회.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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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획기적 서비스 개선 이뤄내지 못하면...

불법 타다가 지금이라도 멈춰선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본다. 안 그랬더라면 그 부작용은 고스란히 국민몫으로 돌아갈 뻔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타다의 새로운 시도는 높게 평가해줄 점도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결과론적으로 타다의 불법적 시도가 없었더라면 택시서비스 개혁, 규제혁파에 대한 사회적 논의나 법제화는 요원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피해 역시 국민이 감당해야할 몫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는 타다 분쟁에 따른 후유증을 잘 치유함으로써, 그동안 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과, 비록 불법이었지만 타다에게 무한사랑을 주고 응원해준 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타다는 비록 불법이었지만 타다가 보여준 서비스 혁신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고, 우리 국민들은 그 정도 수준의 승차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앞으로 전개될 모든 승차서비스는 적어도 그 수준 이상이 되어야할 것이다.

승차거부를 할 수 없도록 제도화, 시스템화하고 택시를 옭아매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고(무사고경력기간, 요금결정권, 3부제 운영 폐지, 사업구역, 경유차사용 등), 고령화한 택시운전자의 연령층을 청장년층으로 끌어내리면, 지금의 25~26만대에서 1/3까지 감차해도 얼마든지 타다가 제공했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택시감차(감차 규모의 적정선은 시뮬레이션하여 최적화된 숫자를 산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불가역적인 정책방향 아래, 타다가 선보인 승차거부 금지, 친절서비스를 뿌리내리도록 함으로써 더 이상 이런 유사한 문제로 우리 사회가 분열하고 갈등을 겪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1년 6개월 뒤, 새로운 개정법안이 시행되면 이제 모두가 합법적 틀안에서 그야말로 무한경쟁, 자율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무한 생존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 시장의 선택을 받는 사업자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고 혁신에 뒤처진 자들은 자연도태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조건이긴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택시업계는 규제 핑계는 댈 수 없다. 무한 경쟁시대를 앞두고 기존의 택시업계든, 타다든, 다른 플랫폼운송사업자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력을 스스로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택시업계는 스스로를 옭아매고,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데 걸림돌이 된 택시규제를 목숨 걸고 풀어야 한다. 지금의 규제를 풀지 못하면 생존게임은 해보나마나다.

택시업계가 앞으로 지난날의 불명예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반성과 노력으로 획기적인 서비스 혁신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타다가 선보인 규격화되고 매뉴얼화된 승차서비스, 운전기사 서비스를 제도화, 체질화 함으로써 다가올 생존경쟁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경쟁자인 플랫폼운송사업자는 이용자의 기대수준과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 혁신을 이루어 내는데, 택시는 과거와 다를 바 없다고 한다면 이용자들의 외면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은 무한경쟁의 패자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정법안 통과를 시발점으로 앞으로 세계를 선도하고 압도할 획기적이고도 다양한 이동서비스를 개발해서 국민 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골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하루빨리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플랫폼운송 사업자들은 우버, 리프트나, 그랩, 디디추싱이 걸어온 공허한 공유경제 프레임과 부작용을 과감히 탈피하고 우리만 할 수 있고, 우리에게 맞는, 우리만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모빌리티 혁명을 일으켜 주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김영길 기자는 보험회사 및 손해사정법인에 근무하면서 25년간 자동차보험 관련 법령과 보험약관, 판례를 연구해왔다. 현재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태그:#이재용, #타다, #공유경제, #4차산업, #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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