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정의당 심상정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와 류호정, 장혜영, 배진교, 강은미, 배복주 등 비례대표후보들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선거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선출보고회'에서 '노회찬의 진심' 책과 장미꽃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와 류호정(심상정 오른쪽), 장혜영(윤소하 왼쪽), 배진교, 강은미, 배복주 등 비례대표후보들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선거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선출보고회"에서 "노회찬의 진심" 책과 장미꽃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8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는 오는 4·15 총선에 나갈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첫인사 자리가 있었다. 심상정 당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가 참석한 '정의당 비례 후보 선출보고회'였다. 웃음과 농담, 장미꽃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명부에 오른 20여 명의 비례 후보들이 짤막한 한마디 인사를 한 뒤, 상대적으로 앞순위인 류호정(비례 1번), 장혜영(2번), 배진교(4번), 강은미(3번), 배복주(7번) 5명의 후보에게 2분 발언의 기회가 주어졌다. 비례 1번 류 후보의 발언이 시작되자 현장에는 일순 긴장감이 흘렀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산업재해로 사망한 김용균씨 등이 언급된 탓이다. 그의 말이다.

류호정 "민주당·미래통합당, 위성정당 계산에만 바쁘지만..."

"안녕하세요,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류호정입니다. 지난 금요일, 정의당 비례 경선 결과 발표 뒤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비례대표 1번에 '92년생' 류호정, '27세 여성' 류호정, '최연소 후보' 류호정…. (기자들은) 제 이름 앞에 나이를 붙이기 바빴습니다. 50대 중산층 남성이 대부분인 국회에, 젊은 여성이 진출한 게 뉴스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2016년,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승강장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사망했던 '김군'은 97년생입니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김용균'은 94년생입니다. 위험에 내몰린 청년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 고되게 하루를 버텨내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오직, 국회에만 없었을 뿐입니다. 당연히 국회에도 있었어야 합니다. 정의당에 '청년 할당' 방침이 있는 이유입니다.

30명 남짓 일하는 작은 사업장의 투쟁을 기억합니다. 6개월 넘는 파업이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집단 단식에 들어가자 한 기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제 '소식을 알릴 수 있는 건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기자는 단식 15일 정도가 되어야 '그림'이 된다며 그때 다시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톨게이트 위에서 매연을 마시며 100일, 사랑하는 이의 시신을 옆에 두고 또 100일, 한 평도 되지 않는 철탑 위에서 250일이 넘는 시간을 보내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투명 인간들은 더 처절하게 '불행'을 전시해야 눈길 한 번 겨우 받을 수 있습니다.


기득권 양당이 위성정당 계산기를 두들기느라 여념이 없는 이때, 약자들은 현장에 있습니다. 서로의 힘이 되어 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의당은 그곳에 있어야 합니다. 청춘은 '꿈을 포기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는 청년들 곁에, 아등바등 먹고 사느라 선거제도 같은 건 신경도 쓰지 못하는 노동자들 곁에 있어야 합니다. ONE TEAM(원팀) 정의당에서,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에서 3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발전소 위험 외주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8일 국회, 4·15 총선에 나갈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첫인사 자리에서 비례1번 류 후보의 발언이 시작되자 현장에는 일순 긴장감이 흘렀다. 발언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산업재해로 사망한 김용균씨 등이 언급된 탓이다. 사진은 사망한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가운데).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류 후보는 앞서 6일, 1번 선출 뒤 본인 페이스북에 감사글을 올리며 당내 선배들에게 미안함도 전했다. 그는 "당에서 청년기를 보내고, 순교에 순교를 거듭하다 이제는 '안 청년'이 되어버린 '그들'의 자리는 줄었다. '청년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의당의 방침을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이유"라는 과거 글을 덧붙이며 "오늘 결과를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함께 경쟁했던 선배 당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라고 썼다.

이날 후보들의 발언에서도, 명부에 오르지 못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자주 드러났다. "위로를 전한다. 그들의 능력이 당에서 크게 쓰이도록 노력할 것(배진교)", "함께 뛴 후보들 덕에 경선이 빛났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강은미)"는 언급이 대표적이다. 심 대표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청년·장애인 등 약자들을 위해 기꺼이 헌신해준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장혜영 "다른 당 말로만 '청년' 외칠 때, 정의당은 귀한 자리 내줘"
 
 오는 4·15 총선에서 정의당의 비례대표로 나설 후보들과 그 순번이 6일 결정됐다. 왼쪽부터 류호정, 장혜영, 강은미, 배진교, 이은주 후보(1~5번 순서).
 오는 4·15 총선에서 정의당의 비례대표로 나설 후보들이 결정됐다. 왼쪽부터 류호정, 장혜영, 강은미, 배진교, 이은주 후보(1~5번 순서).
ⓒ 정의당

관련사진보기

 
정의당 비례 후보들의 가장 큰 특징은 '35세 이하 청년'이 29명 중 8명으로 약 28%라는 것이다. 사회를 맡은 오현주 대변인(서울 마포을 출마)은 이를 소개하며 "정의당은 '청년하다'라고 말하기에 걸맞다"라고 소개했다. 정의당은 앞서 비례 후보 중 5개 순번을 35세 이하 청년에게 할당했고, 이에 따라 1·2·11·12·22번 등을 청년 후보가 차지했다(관련 기사: 정의당 비례 선출 결과- 1번 27세·여 류호정).

청년 몫으로 비례 2번이 된 장혜영 후보는 이날 "다른 모든 당이 말로만 '청년'을 외칠 때, 정의당은 묵묵히 청년들에게 가장 귀한 자리를 내줬다. 제가 선 이 자리는 제 자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까지 정의당을 지켜온 모든 당원과 후보들을 대신해 선 자리임을 잊지 않겠다"라며 "어떻게 권리가 책임을 만드는지, 어떻게 청년정치가 기득권에 균열을 내 국민 지지를 얻어내는지 지금부터 제가 증명해내겠다"라고 약속했다.

후보들의 발언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또 다른 감정은 '책임감'이었다. 앞선 투표에서 최다득표를 해 비례 4번이 된 배진교 후보는 "21대 국회를 앞두고 드는 책임감이 남다르다"며 "촛불이 요구했던 개혁, 정치개혁 사법개혁을 정의당이 완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발언을 듣던 일부 후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애인·여성 할당으로 7번이 된 배복주 후보도 "차별받고 있는 장애인·여성의 목소리가 단지 (불행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서, 영향력을 가진 법·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연동형 비례제 훼손하는 어떤 비례정당도 참여 안 해"

이날 후보들과 당 지도부는 '원칙·정도'도 공통으로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이날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그 어떤 비례정당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더 나은 진보'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는 게 정의당의 길이다. 지금 여론조사상의 데이터를 갖고 온갖 셈법이 이뤄지지만, 저는 확신한다. 꼼수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정치는 민심을 얻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례연합정당과 같은 공학적 발상은 자칫 범진보개혁세력을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 지금 범진보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적을 이기고자 적을 닮아가는 '내로남불'의 정치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3시 서대문역 인근 장소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례 후보들을 인준한다. 전국위는 또 이날 안건으로 '총선 비상대응의 건'을 논의한 뒤 전국위 차원의 특별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며, 이는 당 지도부의 방침과 같은 맥락에서 '비례정당 합류 거부'를 재확인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합류 거부' 재확인한 심상정 "선거연합정당 참여 안한다").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