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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태구민으로 개명)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태구민으로 이름 바꾼 태영호 "통합당 후보로 강남갑 출마"  태영호(태구민으로 개명)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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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개명: 태구민) 전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우리 강남 주민들이 누리셔야 할 헌법적 권리와 가치를 지키는 데 모든 것을 걸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다졌다. 그는 지난 2월 27일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서울 강남갑에 전략공천됐다.
 
태 전 공사는 1962년 평양 출생의 북한 외교관 출신이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로 있던 그는 탈북을 감행, 2016년 8월 한국에 입국했다. 그해 12월 한국 국적을 얻은 그는, 박근혜 정부 국정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소속돼 연구원으로 일했다. 통합당에는 지난 2월 10일 입당했지만, 그 전부터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초청 강연에 나서는 등 통합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학력증명서 발급 받는 게 아직도 숙제로 남아"
 
태영호 전 공사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예비후보 등록서류를 마련하기까지도 많은 난관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북한당국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저는 태영호라는 이름을 태구민으로 개명하면서, 저의 학력 역시 수정해 주무부처에 등록했고 병적도 북한 출신이기에 기록돼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저의 학력을 증명할 수 있는 학력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을지, 병적 증명서를 어디서 발급받아야 할지, 북한 출신 후보는 어떻게 이를 증명해야 할지, 난감한 과정의 연속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행히 병적은 병무청의 신속한 협조로 증명서를 발급받았다"라면서도 "그러나 학력의 경우에는 통일부와 교육부 등을 거쳐 확인공문을 받는 과정이 복잡해서 처음 출마하는 저로서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라고 부연했다. "결국 오늘 예비후보 등록에는 학력증명서를 내지 못했다"라며 "후보자 등록 날까지 학력증명서를 발급 받는 것이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다"라는 것.
 
태 전 공사는 "예비후보 등록을 준비하는 과정은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라는 말의 의미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며 "이렇듯 북한 출신 최초의 지역구 후보자로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의 모든 것이 처음이고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유민주주의 선거의 경험"이라고 자평했다.

"사회주의 기획경제 실패... 자유시장경제 가치 지키겠다"
 
그는 지역 현안에 약하다는 일련의 지적을 의식한 듯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그것도 자유시장경제를 상징하는 지역에서 북한 출신의 후보가 잘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서도 '강남스타일' 노래를 통해 강남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강남은 대한민국의 핵심 지역이며, 경제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는 지역"이라며 "강남갑 지역구 후보자로 국민 앞에 서 있는 지금, 저는 죽음을 무릅쓰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던 당시보다 더욱 비장한 각오와 사명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와 같은 헌법 조문을 언급하며 "제가 목숨을 걸고라도 그토록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싶었던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보장되는 사회, 우리 강남이 그 상징적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천명했다.
 
특히 "남들이 말이나 글로만 듣고 본 사회주의경제를 저는 수십 년간 직접 겪었고, 사회주의 기획경제의 허구성과 국가주도 경제의 실패를 눈으로 확인했던 사람"이라며 "따라서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훼손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정책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및 부동산 정책을 지적하는 듯한 대목이었다.
 
강남 현안 질문 나오자, 이종구가 옆에서 보충 대답
  
태영호(태구민으로 개명)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 출마를 선언한 뒤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 태구민으로 이름 바꾼 태영호 "통합당 후보로 강남갑 출마"  태영호(태구민으로 개명)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 출마를 선언한 뒤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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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문 낭독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질문이 쏟아졌다. 태영호 전 공사 옆에는 강남갑 현역 의원인 이종구 통합당 의원이 함께했다. 3선의 이종구 의원은 최근 강남 갑 지역구 불출마를 포기하고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강남갑은 16대 총선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민주당계 후보가 당선하지 못한 곳으로 대표적인 보수야당의 텃밭이다. 이 의원은 강남 현안 관련 질문에 태 전 공사의 대답이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본인이 적극 나서서 답을 대신했다.
 
태 전 공사는 "오늘부터 지역구에 계시는 분들과 만나서 강남갑 지역구가 가지고 있는 현안에 대해 다 듣고 공부하면서 헤쳐나가겠다"라며 "(이종구 의원을) 계속 여러 번 만났다, 강남구 현안에 대해서 강의도 해주시고, 하셨던 정책·입법 등을 많이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의 현안으로 ▲부동산 ▲과세 ▲교육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종구 의원이 이어서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이 의원은 "강남 최대 현안은 세금 폭탄이다"라며 "강남 주민들에게 세금이 과도하게 내려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 정책은 없고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다"라며 "이런 정치에 대해서 경계심을 갖고 대처해야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재건축, 종합부동산세 과세 표준(9억 원) 조정 등을 이야기했다.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태 전 공사를 향해 사회적 양극화·복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집중적으로 질문이 나왔다. 태 전 공사가 "헌법적 가치"라는 답만 반복하자, 이 의원이 다시 나섰다. 이종구 의원은 "우리의 헌법 가치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한다"라면서도 "소득격차 해소, 공정도 헌법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 차원에서 정책을 많이 발표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보조를 맞춰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성곤 전 국회사무총장이 19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강남갑에 도전장을 낸다.

태그:#태영호, #이종구, #미래통합당, #강남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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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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