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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배드 패런츠 존'은 노키즈 존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노 배드 패런츠 존"은 노키즈 존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권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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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혼자 노트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 옆 테이블에는 걸음마를 뗀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아이와 아이의 엄마 그리고 아이 엄마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있었다.

아이를 중간에 두고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가 시끄럽게 울기 시작했다. 카페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부, 독서, 업무 등을 하며 각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의 울음소리는 카페 안을 쩌렁쩌렁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 소리에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아이를 쳐다봤고 나도 '조용히 좀 시켜주세요.'라는 눈빛으로 옆 테이블을 쪽으로 눈을 살짝 흘겼다.

사람들의 시선을 먼저 느낀 건 아이의 엄마가 아닌 아이엄마의 친구였다. 친구는 카페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아이의 엄마되는 사람에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야, 너무 시끄럽다. 애 좀 조용히 시켜라."

그 말을 들은 아이 엄마의 대답이 참으로 황당했다.

"괜찮다. 뭐 어떻노. 여기가 무슨 도서관도 아이고."

그 순간 나는 큰 소리로 울고 있는 아이보다 그렇게 말하는 아이의 엄마가 더 불쾌하게 느껴졌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아이엄마에게 다가가

"카페가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에 꼭 조용히 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점에는 동의해요. 때로는 큰 소리로 떠들 수도 있죠. 하지만 카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잖아요. 공공장소에서는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대화를 나누는 건 좋지만 타인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아이가 시끄럽게 떠든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아이엄마가 조용히 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매너이지 않을까 싶네요. 꼭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라고 멋있게 한 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도서관도 아닌데 조용히 할 필요 뭐 있냐는 그런 식의 말을 하는 사람에게 뭐라 말해봤자 싸움밖에 안 날 거 같았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아무튼 그런 부모를 보고 아이가 무엇을 배우겠냐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공공장소에서 일으키는 아이들의 소음 때문에 언젠가부터 노키즈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노키즈 존에 대해 논란이 많다. 아동에 대한 차별이다, 방해받지 않을 어른의 행복추구권이다 하는 이유로 노키즈 존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얼마 전 노키즈 존의 새로운 대안인 '노 배드 패런츠 존'에 대한 뉴스기사를 접했다. 아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부모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뜻인데 아이가 소란을 피울 경우 매장을 나가야 한다고 한다.

노 배드 패런츠 존이라... 참 괜찮은 아이디어다. 사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시끄럽게 하는 것이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아이를 방치하고 두둔하는 부모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점에서 노 배드 패런츠 존은 부모의 태도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아이는 부모를 닮기 마련이니까.

아직 부모가 돼보지 않아서 부모의 처지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긴 어렵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얘기하자면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아이가 떠들 때는 적어도 부모가 아이를 조용히 시키려는 노력은 해줬으면 좋겠다.

아이가 시끄럽게 할 때 가만히 두는 부모를 볼 때가 간혹 있다. 아이들이 떠드는 건 이해가 되지만 그런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고 똑같이 웃고 떠드는 부모를 볼 때면 솔직히 좀 답답하다. 

조용히 하라고 해서 아이가 순순히 말을 듣진 않겠지만 부모가 조용히 시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보인다면 주위 사람들이 불편한 기분을 덜 느낄 것 같다.

따뜻한 사회는 서로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혼자 시간을 즐기러 온 사람은 카페나 음식점에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를 무조건 혐오하지 말고 반대로 아이의 부모는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수시로 아이들을 신경 쓰고 잘 챙긴다면 누군가 차별당할 일도, 누군가가 행복추구권을 박탈당할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그럴 때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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