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메시 엘 클라시코에서 메시가 라모스와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 라모스-메시 엘 클라시코에서 메시가 라모스와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 바르셀로나 홈페이지 캡쳐

  
믿었던 리오넬 메시가 중요할 때 침묵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전 '엘 클라시코'에서 메시를 꽁꽁 묶어낸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를 챙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2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9-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승점 3을 추가한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56으로 바르셀로나(승점 55)를 제치고 라 리가 선두로 올라섰다.
 
중원 장악한 레알 마드리드, 비니시우스-디아스 연속골로 승리  
 
홈팀 레알 마드리드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비니시우스-벤제마-이스코가 최전방을 맡았고, 중원은 크로스-카제미루-발베르데가 책임졌다. 포백은 마르셀루-라모스-바란-카르바할, 골문은 쿠르투아가 지켰다.
 
원정팀 바르셀로나는 4-3-1-2였다. 그리즈만-메시 투톱의 밑을 비달이 2선에서 받치는 형태였다. 3선은 데 용-부스케츠-아르투르로 구성됐으며, 포백은 알바-움티티-피케-세메두, 골키퍼 장갑은 테어 슈테겐이 꼈다.
 
전반 7분 만에 벤제마의 첫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라이벌전이라는 성격답게 두 팀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전반 18분 카르바할과 알바가 서로를 밀치면서 나란히 경고를 받았다.
 
전반에는 바르셀로나가 좀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전반 20분 알바의 크로스를 그리즈만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위로 향했다.
 
전반 30분 메시의 왼발 슈팅, 전반 33분 아르투르가 일대일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이 쿠르투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에는 레알 마드리드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중원에서는 카제미루가 존재감을 발휘했고, 후방에서는 바란이 메시를 틀어막았다.
 
후반 10분 이스코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테어 슈테겐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후반 16분에도 이스코의 헤더슛이 골로 연결되는 듯했지만 피케가 골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냈다. 후반 18분 벤제마의 발리 슈팅은 크로스바 위로 떠올랐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24분 비달 대신 브레이스웨이트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영의 행진은 후반 26분에 깨졌다.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비니시우스가 피케를 앞에 두며 슈팅을 시도한 공이 미세하게 굴절되며 바르셀로나의 골망을 갈랐다.
 
리드를 잡은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4분 이스코를 빼고 모드리치를 투입해 중원의 기동력을 강화했다. 변화를 줬다. 바르셀로나도 아르투르, 그리즈만을 대신해 라키티치, 안수 파티를 넣으며 총공세에 나섰다.
 
그럼에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 종료가 다가올수록 바르셀로나의 압박은 느슨해졌다. 메시는 경기 내내 존재감이 없었다. 메시는 오히려 후반 40분 카제미루의 드리블 돌파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추가 시간 벤제마 대신 투입된 마리아노 디아스가 추가골마저 넣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기복 심한 메시, 엘 클라시코서 최악의 부진
 
승부가 갈린 것은 메시의 부진 때문이었다. 그리즈만과 호흡을 맞춰 바르셀로나 공격을 이끈 메시는 이날 경기에서 전혀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메시의 장기인 드리블 돌파와 파괴력 있는 슈팅이 좀처럼 나오지 않은 것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힘 겨루기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바란과 카제미루의 활약이 가장 눈부셨다. 센터백 바란은 바르셀로나의 공격진을 철저하게 봉쇄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카제미루는 압도적인 중원 장악력을 선보였다. 3번의 태클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4개의 가로채기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메시는 이날 경기서 드리블 성공이 1회에 불과했다. 올 시즌 라 리가 경기당 평균 5.1회의 드리블 성공을 기록한 메시의 평소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메시에게 평점 6.4를 부여했다. 움티티(5.7점), 테어 슈테겐(5.8점), 알바(5.9점), 데용(6.3점)에 이어 팀 내 다섯 번째 낮은 점수였다.
 
무엇보다 메시는 최근 기복이 매우 심하다. 불과 1주일전 에이바르전에서는 4골을 터뜨리며 원맨쇼 활약을 펼쳤지만 정작 중요한 UEFA 챔피언스리그 나폴리와의 16강 1차전, 이번 엘 클라시코에서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메시는 원정 7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마지막 원정골은 지난해 12월 2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이다. 전반기 엘 클라시코 레알 마드리드 원정 경기에서도 메시는 공격 포인트 없이 물러난 바 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다. 중요할 때 메시가 부진하면 바르셀로나는 이렇다할 돌파구가 없다. 이번 엘 클라시코 패배로 바르셀로나는 비상이 걸렸다. 레알 마드리드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리그 3시즌 연속 우승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 메시가 원정 징크스를 깨고 기복을 줄여야 하는 과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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