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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어머니가 기거하는 노양요양병원에서 온 문자였다.
 
어르신용 면 마스크 약 5매 택배 발송 요청
 
문자엔 병원이 마스크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이유도 설명했다.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부족으로 각 병원에서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마스크 유통 업체 및 보건소에 환자용 마스크 지급을 요청 드리는데 현재 모든 마스크 물량이 대구 경북 지역으로 공급되고 있어서, 그 외 지역에서는 보건소에서 조차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병원에서는 호흡기계 감염이 있는 분들을 제외한 일반 어르신들은 가정에서 부모님용 면 마스크 5매 정도 구입하셔서 보내 주시면 매일 세탁 및 소독을 하여 착용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적인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상황에 OO요양 병원에서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대처해 가고 있으니 협조 요청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곧바로 동네 편의점에 갔다. 가판대를 기웃거리며 마스크를 찾았다. 일회용 마스크나 KF가 적힌 것은 없다. 편의점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사람에게 다가가 마스크가 있는지 물었다. 점장이란 명찰을 단 이는 '면 마스밖에 없다'라며 손가락으로 한 귀퉁이에 있는 가판대를 가리킨다. 거기엔 마스크 4개가 쌓여 있다. 개당 2천원에 샀다.

1개가 부족했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또 다른 편의점에 갔으나 허탕을 쳤다. '마스크가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란 소리만 듣고 나왔다.

약국에 갔다. 입구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들어오세요'라고 적혀 있다. 마스크가 없어 움찔했다. 임기응변으로 입에 손을 갖다 대고 약국 안으로 들어갔다. 한쪽 벽이 휑했다. 약사는 마스크가 걸려있던 자리라고 했다. 이번에도 허탕을 쳤다. 그 다음 찾아간 3곳의 편의점에서도 마스크를 구하진 못했다.

마냥 돌아다닐 수 없었다. 스마트폰을 켜 지도 앱(APP)을 실행했다. 검색어에 '약국'을 입력해 목록에 나오는 몇 개의 약국에 전화를 걸었다. 첫 번째 약국은 "어린이용 마스크밖에 없다"라고 했다. 두 번째 약국에서 "면 마스크는 있다"라고 했으나 거리가 1.2km 떨어진 곳이었다. 잠시 마을버스를 타고 갈까 고민했다. 몇천 원짜리 마스크를 사려고 900원 교통비를 낼 생각을 하니 아까웠다.

운 좋게(?) 걸어가다 자그마한 약국을 발견했다. 거기서 면 마스크 2개를 개당 3천원을 주고 샀다. 이렇게 기자의 마스크 찾아 삼만리는 약 40분 만에 끝이 났다. 가족 단톡방에 임무 완료를 알렸다.
 
편의점 4곳, 약국 2곳 돌아서 면 마스크 6개 확보. 1만 4000원 지출
 
누나의 '고생했어'란 댓글이 달렸다. 또다른 누나는 '코로나 KF마스크 매일 오픈되는 곳'이란 제목의 인터넷 주소 링크를 올렸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였다.

인터넷에서 마스크를 사려다가 '빈부격차'를 경험했다. 지난 27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KF'가 적인 마스크를 검색했다. 한 개에 약 5천 원에서 비싼 것은 약 8천 원까지 한다. 일주일이면 2만 5천 원에서 4만 원 꼴이다. 같은 날 통계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회용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온라인에서 마스크가 1개당 평균 4천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마스크 가격은 온라인에서 1매당 평균 700~800원 했다.

올해 최저시급은 8590원이다. 통계청 발표대로라면, 1시간을 일하면, 마스크 2매를 구입할 수 있다. 한달 마스크값으로 12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올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급여는 52만 7158원이다. 이날 오전, 서울시 송파구 한 경로당에 있던 마스크 약 170개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스크 사러 다시 발품을 팔았다. 지난 27일, 다시 동네 약국을 찾았다. 정부는 이날 오후부터 약국과 우체국, 농협 등 공적 판매처에서 마스크 350만 장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기자는 '전국 2만 4천여 곳 약국에 100장씩 마스크를 공급한다'는 말에 약국을 향했다. 110만장은 읍면지역 우체국 1천 400곳과 서울·경기 외 지역 농협 1천 900곳에 우선공급한다고 했기에 '그림의 떡'이었다.

이날 오후 1시경,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약국을 찾았다. 기자가 마스크가 있는지 묻자 "면 마스크도 없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그다음 약국은 입구 유리문에 '마스크 품절', '손 소독제 품절'이라고 써붙였다. 정부가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한 '공적 판매처' 약국도 찾았다.

- 마스크 없나요?
"없습니다."

- 정부가 오늘 오후에 마스크 공급한다고 했는데, 오늘 들어오는 건 맞나요?
"다음 주에야 들어올 것 같은데요."

약 1시간 가량 약국 12곳을 돌았다. 같은 질문과 비슷한 대답을 들었다. 1곳만 유일하게 이런 안내문을 내걸었다.

'마스크는 입고 수량이 적어서 오전 9시, 오후 6시 30분에 선착순으로 판매합니다. 27일, 오후 6시 30분 판매 시작. 선착순으로 판매합니다. 한 사람 당 2팩(6매)씩 구입 가능하며, 총 40명분만 판매됩니다. 감사합니다' 

 
 27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약국이 마스크를 선착순으로 판매한다는 안내 문구를 내건 모습
 27일 서울 강서구 소재 한 약국이 마스크를 선착순으로 판매한다는 안내 문구를 내걸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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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탕을 반복한 개고생 마스크 구하기. 끝내 이날 기자는 단 한 개의 마스크도 사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마스크를 구하는 게 힘들까? 지난 26일 YTN은 '품절 대란 마스크...알고 보니 중국에서 대거 수입'이란 제목의 뉴스를 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먼저 발생한 중국에서 한국산 마스크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라며 "마스크를 포함한 잡화류의 지난달 대 중국 수출액은 6135만 달러로 전달에 비해 100배 가까이 폭증했습니다"라고 했다. 마스크가 대거 중국에 수출돼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마스크 수출'을 막을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었다. 일명 '코로나 3법(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개정안, 검역법 개정안,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할 국회 특별위원회는 명칭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코로나 3법' 중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에는 제1급 감염병 유행으로 의약품 등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거나 공급이 부족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표한 기간 동안 마스크·손 소독제 등 물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회서 벌어진 명칭 공방은 언론의 정치면에 실렸다. 당시 상황에 대해 <동아닷컴>은 지난 12일자 온라인 기사에서 '민주-한국당, 코로나 명칭 두고 공방...우한 고집 VS 中 눈치'란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기사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공방을 벌이는 이유도 설명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특위 이름에 우한 고집하는 한국당, 국민생명 위협하는 극단적 정치투장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우한폐렴 결의안 발의도, 특위구성도 응하지 않는 만주당은 대한민국 국민보다 중국정부가 무서운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을 지적했다."
 
국회는 지난 26일 '코로나 3법'을 의결했다. 이날 대구시 수성구 수성우체국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같은 날 오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마스크 판매 혼란에 대해해 설명했다. 28일 오전, 온라인에선 '일회용마스크/3중필터/국산 면마스크'가 '8070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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