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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탄소세, 지구를 살릴까?]

기후변화는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위협이다. 바닷물에 잠기는 땅이 늘어나고 견딜 수 없는 폭염이 지속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후 위기를 경고하는 현상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11월 '기후·환경 비상사태(climate and environmental emergency)'를 선언하며 기후변화에 맞설 대응책을 발표했다. 이후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들이 기후·환경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각각의 탄소 감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탄소세, 지구를 살릴까
 탄소세, 지구를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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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위해 탄소세 택한 국가들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방안이 탄소세다. 탄소세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각종 화석연료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환경세를 말한다.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도입된 탄소세는 이후 유럽 국가들에 도입되면서 널리 퍼졌다. 현재 핀란드와 독일, 영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탄소세를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탄소세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까?

독일은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각 국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며 '기후변화협약(UNFCCC)'에 합의했다. 협약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1997년에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독일은 교토의정서의 감축 의무를 이행하고자 탄소세를 도입했다.

탄소세를 도입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 동안 독일은 GDP 성장은 물론, 2002년을 기준으로 70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켰다. 2005년에는 1990년대와 비교해 25%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영국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교토의정서 상의 감축 의무를 이행해야 했던 영국은 탄소세 도입에 앞서 1998년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했다. 배출권 거래제는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사업장이 정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할당받아 그 범위 내에서 감축하도록 하되, 초과 배출이나 감축이 있으면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유럽 탄소 거래 시장에서 탄소 배출권이 과잉 할당되면서 탄소 가격이 급락하게 됐다. 탄소 가격이 계속해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배출권 거래제가 이산화탄소 저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됐다.

영국에서 배출권 거래제의 영향이 미미한 상황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탄소세다. 영국은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배출권 거래제와 탄소세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2001년 탄소세를 도입했다. 이로써 2000년 대비 2015년에 약 27.3%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덴마크는

정부가 탄소세를 거두는 대신, 소득세나 판매세, 법인세 등을 깎아주는 세수 중립 정책으로 세금을 전환할 수 있다. 덴마크는 세수 중립 정책으로 탄소세를 도입한 대표적 국가다.

환경세의 부담이 비교적 큰 나라인 덴마크는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산업부문도 과세하기 위해 1992년 탄소세를 도입했다. 도입 과정에서 탄소세 세수가 일반회계에 편입되도록 해 세수 중립성을 유지했다. 산업부문에 부과된 세금은 중소기업 보호와 고용주의 기여금 축소 등으로, 가계 부분에 부과된 세금은 다시 가계 부문으로 환원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덴마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었으며, 친환경적 에너지 소비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덴마크의 국립환경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5279만 톤이었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05년 4940만 톤으로 줄었다.¹

스웨덴은

스웨덴은 세계 최초로 화석연료 없는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1991년에 탄소세를 도입했다. 당시 톤당 28달러 수준으로 설정한 이후 꾸준히 조세 수준을 높여왔으며, 지난해에는 톤당 127달러 수준으로 부과됐다.

스웨덴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의 소득세를 인하하면서 탄소세를 도입하는 중립적 세제 개혁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 이해를 동반하며 탄소세를 시행하고 꾸준히 세율을 높일 수 있었다. 스웨덴은 1995년부터 2017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26% 줄였고, 같은 기간 경제가 75%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스웨덴은 지난해 IMF가 탄소세를 촉구하며 발표한 'Fiscal Report: How to mitigate climate change' 보고서에서 모범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탄소세, 지구를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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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호주머니 터는 탄소세?

탄소세가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대표적 방안으로 꼽히는 가운데 실효성, 형평성을 둘러싼 잡음 또한 일고 있다. 탄소세의 효율과 더불어 시골과 농촌 지역 주민들의 생활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 주민들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프랑스는

2014년에 탄소세를 도입한 프랑스는 2030년까지 계속해서 탄소세 세율을 올릴 계획이었고, 계획에 따라 휘발유의 가격이 인상됐다. 그러나 도입 5년 만인 2018년, 유류세 등 탄소세 인상을 앞두고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로 인상안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유류세는 대표적인 역진세다. 배출원의 규모를 떠나 일정한 세율에 따라 공평하게 과세되기 때문에 가난할수록 세 부담이 크다. 비싼 도시 땅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주변부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저소득층이 자동차나 이륜차 사용으로 인한 탄소세 부담을 크게 느끼게 된다.

반면 고소득자나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탄소세를 도입한 국가들이 탄소세로 늘어난 세수만큼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부자 감세로 구멍 난 재정을 서민들 기름값으로 메우려 한다"는 게 시위대의 인식이다.

호주는

호주는 탄소세를 도입했다가 폐지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앞서 2012년 호주는 500대 탄소 배출 대기업에 1톤마다 일정액의 탄소세를 내도록 했지만, 대기업들이 세금 증가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면서 국민 부담이 늘었다는 이유로 반발이 심해지자 탄소세를 폐지했다.

캐나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연방 탄소세에 반기를 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민들의 주머니와 직결된다는 입장이다. 캐롤라인 멀로니 온타리오주 법무장관은 연방정부의 환경세에 대해 "지역 가정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고 일자리 창출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패서 교훈 얻을까

국가들이 탄소세 도입에 실패한 이유는 모두 비용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탄소세는 비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정치적 저항으로 이어진다.

프랑스는 탄소세 도입을 추진할 당시 '부자 감세'를 밀어붙이며 부유세를 개편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세금을 축소했으며 호화 요트와 슈퍼카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호주는 탄소세를 폐지했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Global Energy Statistical Yearbook 통계에 따르면, 호주는 탄소세를 도입했던 2011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조금씩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탄소세를 폐지한 2015년부터는 다시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나 호주의 경우 탄소세가 부유세를 없애고 도입되거나, 세금이 늘어난다는 공포감을 형성해 가난한 국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성공 사례인 스웨덴의 경우 다른 세금을 줄이면서 탄소세를 도입해 세금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했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성과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경제성장도 이뤄냈다. 민심을 고려한 세제 개편으로 세금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온실가스 저감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증거다.

캐나다는 새로운 계획으로 국민 설득에 나섰다. 캐나다의 탄소세는 1t에 20캐나다달러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50달러까지 인상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민 저항에 맞닥뜨리자 탄소세로 걷은 세금을 정부가 사용하지 않고 개인에게 리베이트 형태로 돌려주겠다는 정책을 제안했다. 1년간 걷은 탄소세를 전 국민에게 균등하게 분배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을 적게 하는 개인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겠다는 발상이다.
 
 탄소세, 지구를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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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한국은 지난 2009년 처음 온실가스 배출 목표치를 설정한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2017년은 7억 914만 톤을 배출해 2020년을 목표로 만들어진 로드맵의 목표치를 15.4%나 초과했다. 이후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된 2030 로드맵에 따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치인 8억 5080만 톤 대비 37% 감축한 5억 3600만 톤으로 맞추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한 최근 환경부에 2050년 로드맵이 제출됐으나 온실가스 구체성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면서 현실성이 결여된 기술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출 감축 목표를 위해 제시한 5가지 안이 모두 2050년까지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탄소 배출이 없는 핵 발전을 하겠다고 밝혀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 실정에 맞는 탄소세 도입 필요해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된 제도를 가져오는 것만큼 확실한 방안은 없다. 나아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춘 완화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탄소세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으로 꼽힌다.

탄소세가 정치적 저항을 넘어 성공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소득의 역진적 성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에 대해 탄소세를 면제해 주거나, 저소득층이 많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세율을 고소득층이 많이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세율보다 낮게 정하거나 소득세율을 인하하지 않고 탄소세로 증가한 세 수를 이용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방법 등이 다양하게 제안되고 있다.²

세수 중립적 세제 개편도 고려해볼 수 있다. 탄소세의 부과 목적은 세수 증대가 아니라 이산화탄소 저감이다. 탄소세를 일찍이 도입한 유럽 국가들은 탄소세를 도입하면서 전반적 세 부담 완화와 연계하는 세수 중립적 세제 개편을 단행했다. 탄소세로 늘어난 세수가 노동에 대한 세금 부담에서 벗어나 공중 복지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세금 체계를 전환할 수 있는 여유능력을 제공한다는 점은 탄소세 도입에서 중요한 강점이 될 것이다.²

¹전서혜, 「중국의 탄소세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 2018
²김홍균.「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2014

글 손정아·신다임 / 바람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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