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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함양시장 한우영농식육점 김순이 씨
 지리산함양시장 한우영농식육점 김순이 씨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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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고기는 뭘로 해 드실 건가요?" "수육으로 드실 거면 무난한 걸로 드릴까요?" "제사상에 놓으실 거면 반듯하게 잘라드릴까요?" "칼집은 넣을까요? 그냥 드릴까요?"

고기 한 근을 사겠다며 찾아온 손님에게 쉴새없이 질문을 던진다. 소비자의 취향이 제각각이니 같은 고기라도 원하는 대로 준비해 주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 행여 귀찮아 할 수 있겠으나 꼼꼼하게 질문하며 고객 취향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연신 미소로 응대한 주인은 손님이 나가자마자 도마며, 칼, 기계를 닦아 낸다. "시장 안이라 지저분해 보일 수 있으나 식육점을 깨끗하게 운영하려고 애쓴다. 내 주위가 깨끗하면 내 기분도 좋아지고 찌푸린 표정으로 손님을 대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한우영농식육점 김순이 씨.
 한우영농식육점 김순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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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 지리산함양시장 입구에 위치한 이 가게는 '한우영농식육점'. 문을 연 지 올해로 15년째 접어든다. 김순이(55세)씨가 운영하는 한우영농식육점은 어린 암소만 취급하는 식육점으로 차별화를 갖췄다. 남편 박정욱씨가 직접 소를 키우기에 가능한 판매 전략이기도 하다.

남편이 한우농가를 한 지는 25년 가량 됐다. 부산에서 살다 함양으로 귀향을 한 이들 부부는 소를 키우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 때 식육점을 함께 운영하면서 판로를 개척하게 되었고 전업주부로 있던 김순이씨가 가게를 도맡아 운영하게 됐다.

개업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어린 암소만을 취급했기 때문에 믿고 거래하는 단골이 꽤 있다. 나이든 소는 육질이 질기고 뼈도 잘 우러나지 않는다. 어린 암소는 등급이 낮아도 고기 맛이 좋고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명절이나 수요가 많은 시기에도 어린 암소만을 고집스레 판매했기에 그 믿음으로 지금까지 거래하는 단골들이 있다. 전화 목소리만으로도 고객을 알 수 있고 어떤 부위를 즐겨 드시는지도 안다. 단골고객의 소개로 자녀예단바구니를 주문하기도 하고 명절선물세트, 타 지역으로의 택배 주문도 이어진다.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함양은 셋만 모여도 서로서로 아는 사이다. 우리 집은 뜨내기 가게도 아니고 시댁, 친정, 아들, 사위가 모두 함양에 있으니 한결같이 도와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기본을 지키고자 한다."

김순이씨의 자녀들은 함양지킴이를 자처한다. 공부할 때나 직장 다닐 때는 타지에 있다가 모두 고향으로 돌아와 함양에서 터를 잡았다. 3남매 중 큰 아들 부부는 굽네치킨을, 둘째딸 사위는 함양상림 건너편 이디야 커피점을 운영한다. 막내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자영업을 하는 아들딸을 위해 손녀를 돌봐주는 젊은 할머니이기도 하다.

자녀를 키워 온 경험을 비춰 성장기 자녀를 위해 단백질을 섭취해야 할 경우 소고기 구이용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면 "지방이 없는 일반 부위를 돈가스용 고기처럼 도톰하게 잘라 칼집을 내고 불고기 양념을 해서 구워 먹여 보라"고 팁을 전했다. 기름기가 없이 담백하고 가격대비 양도 나쁘지 않단다.
 
 지리산함양시장 한우영농식육점
 지리산함양시장 한우영농식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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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에도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곧 개업을 앞두고 있는 중화요리 사장님이 주문한 고기를 찾으러 오기도 했다. 김순이씨는 무거운 고기를 손수 들고 가는 고객의 뒷모습을 한참까지 바라본다. 배달도 가능하지만 오늘은 인터뷰 중이라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미안할 따름이다.

혼자 가계를 운영하니 자리를 비울 수 없다. 항상 문을 열고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 믿기에 마음은 있어도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한다. 그나마 함양네트워크에서 추진했던 하나 더 나눔 사업에 참여하며 작게나마 도움을 주곤 했다. 한우영농식육점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주문에 김순이씨는 서슴없이 "재래시장으로 오세요~ 더불어 잘 사는 게 좋은거죠. 재래시장에 오시면 우리 가계도 찾아주시겠죠"라며 넓은 봉사, 나눔의 메시지를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하회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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