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SAC아트홀에서 열린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SAC아트홀에서 열린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정부 측의 리베이트 조작에 의한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가장 악독한 정당 탄압을 받았던 것이 국민의당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었던 직접적인 원인이다."

새 국민의당 대표로 추대된 안철수 대표가, 과거 국민의당 실패 원인을 '기득권 양당의 탄압' 때문으로 돌렸다. 또한 북한 매체가 자신을 비난한 것을 언급하며 "북핵 폐기하고 정상국가의 길로 들어선다면, 욕하신 것도 다 잊겠다"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23일 오후 서울종합예술학고 SAC아트홀에서 열린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추대로 당대표 직을 맡았다. 안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지난 8년은 기득권 양당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받았던 세월"이라며 "18대 대선의 국정원 댓글공작, 바로 지난 총선 때, 그 직후의 리베이트 조작 국민의당 탄압, 19대 대선 때 드루킹 여론조작" 등을 탓했다. 이어 "그밖에도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이미지 조작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구태 정치가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이 이러한 이미지 조작"이라며 "그리고 이미지 조작으로 선거 이기면, 오로지 국민 세금을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이 있는 게 바로 대한민국 구태정치의 민낯"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4년 전 국민의당, 국민 여러분께서 만들어 주셨는데, 그 성원에 보답하지 못했다"라며 "국민의당 총선승리 직후 정부 측의 리베이트 조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 탓으로 돌리지 않겠다"라며 "새롭게 다시 태어난 '국민의당 2.0'이 진정한 실용적 중도정치의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선언했다.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건은, 지난 20대 총선 과정에서 홍보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특정인에게 제공하고 리베이트를 선거비용인 것처럼 꾸며 선거비용보전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6년 검찰이 국민의당 당직자와 의원, 업체 직원 등을 기소했던 사건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기소된 이들 모두의 무죄를 확정했다.   

"메르스 때보다 확진자 3배" 문 대통령에 '대처 미흡' 인정 촉구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SAC아트홀에서 열린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SAC아트홀에서 열린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국민의당 창당대회는 현장 참석 인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유튜브 생중계 및 각 지역 당협위원회와의 이원생중계 등을 통한 'e-창당대회'로 치러진 것.

'모바일 플랫폼' 정당을 선언한 안철수 대표는 이날 대표 수락 연설에 앞서 국민의당이 어떻게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국회 차원의 법제화로 이어갈지도 설명했다. 아이패드를 든 채 무대 위로 나선 그는 '커리어 크러쉬(Career Crush)' '이슈 크러쉬(Issue Crush)' 등 국민의당 새 모바일 소통 창구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다.

객석에 앉아 있는 당직자들과 당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안 대표는 이날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이 오시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오셨다"라며 "오늘 좀 썰렁해야 좋은 날인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의 대표 수락 연설 역시 코로나19로 시작했다. 그는 "제가 의사 동기들과 의논을 해봤다"라며 "그런데 대다수 의견이, 이제는 이미 방어선이 뚫리고 전국적으로 퍼져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더 오래 견뎌야만 할 것 같다"라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메르스 사태 때 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 배에 이르고 있다"라는 것. 이어 "제가 거듭해서 다시 정부에게 요구한다, 한 달 전부터 요구했던 사항"이라며 "먼저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초기 대응에서 미흡했던 점들,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 방역 대책, 민생 대책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에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는 야당대표 시절, 메르스 사태 때 하루가 멀다 하고 특별성명을 발표하셨다"라며 "그리고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자 '메르스 슈퍼 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다.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라고 하셨다"라고 지적했다. "말씀하신 내용이 상대방에게만 적용된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오늘이라도 대국민담화를 발표해서 국민께 양해를 구하시라"라는 요구였다.

또한 "시진핑 방한을 국민 안전과 생명보다 우선순위로 놓지 마시기 바란다" "늦었습니다만, 관료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폐지하고,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로운 대책본부 만들어서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 "장기전을 준비하면서 '정치적 판단' 보다 '전문가 판단'을 존중하라"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북한 향해서 "얼마 전 세 번이나 제 욕을 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SAC아트홀에서 열린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마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SAC아트홀에서 열린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마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날 안 대표는 연설 전 기자들에게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 없는 내용의 애드리브를 섞기도 했다. 예컨대 "얼마 전에 세 번이나 제 욕을 하셨습니다만, 이 자리를 빌려서 북한 당국에게 제안한다"라며 "여러분들이 북핵 폐기하고 정상국가의 길로 들어선다면, 국민의당은 진심으로 환영할 것이다, 욕하신 것도 다 잊겠다" 등의 발언이었다.

앞서 북한 관영 매체들은 안철수 대표를 향해 "안철수는 그 누구에게 훈시질을 할 체면을 완전히 상실한 자"(11일, <우리민족끼리>) "똑똑한 이념도 철학도 없이 오로지 정치적 이익만을 쫓아 하루아침에도 열두 번 옷을 갈아입을 정치철새"(18일, <메아리>) 등으로 일컬으며 꼬집었다.

안 대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게 "정당 대표 간 국가개혁과제와 미래 비전에 대한 릴레이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 대표들이 직접 나와서 국민 앞에서 개혁 비전과 해법을 제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면 이번 총선이 진정한 미래지향적 정책대결 그리고 무너져가는 우리나라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유권자들, 살아있는 양심들께서 바로 4월 15일 개혁의 싹을 틔워주실 것"이라며 "굳건하고 결연한 각오로 함께 오렌지 혁명을 일으켜서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자"라고 외치며 연설을 마쳤다.

다만,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안 대표는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들이 확정되고 그리고 각 정당마다 공천 통해서 어느 정도 진용이 갖춰지면, 아마 3월 정도에 목표 의석을 말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직 호남 3당 통합 전이고, 저희가 이제부터 여러 공모 과정을 통해서 좋은 분들 영입을 시작해야 해서 아직 진용이 갖춰지지 않았다"라며 "두 거대 정당과 비슷한 시기에 저희 목표나 전략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그:#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 #창당대회
댓글6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