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인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이탈로 전력누수를 체감한 토트넘 홋스퍼였다.  첼시와 맞대결에서 토트넘은 결국 패배의 쓴잔을 맛봤다.

토트넘은 22일 밤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첼시와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첼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면 4위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결과에 따라 순위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그 2연승으로 상승세였는데 이번 패배로 기세가 꺾였다는 아쉬움도 남을 법하다.    

전술 변화 활발했지만...

지난 26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은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에이스인 손흥민이 팔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종료 직전 결승골을 비롯해 멀티골을 기록하며 3-2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징계로 인해 리그 5위를 기록해도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가능성이 생겼기에 토트넘에겐 1승이 상당히 귀중한 요즘이다. 이런 시점에서 맨시티,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기에 챔스 진출권 역시 가까이 느껴질 게 분명했다.

그러나 악재는 있었다. 주포인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델레 알리는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미 무리뉴 감독 부임 초부터 수비진의 불안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 가운데 공격진의 파괴력 감소는 그야말로 치명적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주중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UCL 16강 1차전에서도 드러났는데 토트넘은 홈에서 0-1의 패배를 기록하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라이프치히와의 경기 이후 사흘만에 열린 첼시와의 리그 27라운드 경기에 나선 무리뉴 감독은 전술 변화를 통해 반전을 도모했다.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다빈손 산체스가 3백을 형성한 가운데 루카스 모라와 지난 겨울이적시장에서 합류한 23세 신예 스티븐 베르바인이 투톱을 형성하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수비를 두텁게 하다가 투톱인 두 선수로 역습해 득점을 노리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두 선수의 공격 파괴력은 발휘되지 못했고 전반전 기록에서도 슈팅 수 3대9의 압도적인 열세에 점유율도 35대65로 밀렸다. 

이른 시간 실점도 아쉬웠다. 전반 15분 전열이 제대로 갖춰지기 전에 올리비에 지루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토트넘의 경기 계획은 꼬이기 시작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에 무게를 실었지만 후반 3분만에 마르코스 알론소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첼시에게 내주고 말았다.

수비진은 여전히 문제였다. 지오바니 로 셀소와 해리 윙크스, 탕기 은돔벨레가 포진한 중원은 수비에 아무런 기여가 되지 못했으며 조르지뉴, 마테오 코바치치가 포진한 첼시의 중원을 상대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스탬포드 브릿지의 안 좋은 기억

첼시의 감독인 프랭크 램파드는 무리뉴 감독의 첼시 1기 시절을 함께하며 리그 2차례 우승과 FA컵 우승 1회 등을 기록한 공신이기도 하다. 또한 첼시의 홈인 스탬포드 브릿지는 무리뉴 감독이 EPL 홈경기 77경기 무패행진의 대기록을 작성하게 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5년 8월 이후 무리뉴 감독은 좀처럼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좋은 기억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시작은 같은해 8월 열린 스완지 시티와의 개막전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부상선수를 치료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달려나간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에게 욕설을 하고 공개석상에서 비난한 것. 이 사건을 시작으로 첼시는 경기가 꼬였고, 결국 2015년 12월 무리뉴 감독을 경질한다. 

2016~2017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감독으로 스탬포드 브릿지에 돌아온 무리뉴 감독은 치욕적인 0-4 대패를 기록하게 된다. 여기에 경기 종료 후 안토니오 콘테 당시 첼시 감독에게 전한 귓속말이 논란으로 확대되며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아울러 이 시즌 FA컵 8강에서 첼시와 원정경기에서 만난 무리뉴 감독은 또다시 0-1로 패했다.

2015년 12월 첼시 감독 직에서 물러난 이후 4년 동안 적장으로 스탬포드 브릿지를 찾은 무리뉴 감독은 5경기 1무 4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의 적장으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인테르 밀란 감독 시절인 2009~201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유일하다.

여기에 제자인 램파드 감독을 상대로도 기를 펴지 못하는 무리뉴 감독이다. 램파드 감독과의 악연은 맨유 감독시절인 2018~2019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더비카운티의 감독으로 있던 램파드는 2018년 9월 맨유를 상대로 카라바오 컵 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전력상으론 맨유의 우세가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승부차기까지 간 접전 끝에 더비 카운티의 승리다. 

1년 여가 흘러 EPL 무대에서 다시만난 두 사람의 맞대결은 램파드의 완승으로 끝났다. 손흥민이 안토니오 뤼디거를 가격했다는 이유로 퇴장 당했던 지난해 12월 첫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둔 램파드 감독은 지난 22일 열린 홈경기에서마저 토트넘을 2-1로 물리쳤다. 무리뉴 감독을 상대로 통산 전적 2승 1무다. 

램파드 감독에게 이 경기 승리는 상당히 큰 의미로 다가올 법하다. 지금까지 포르투갈-잉글랜드-이탈리아-스페인 무대를 거치면서 리그에서 무리뉴 감독을 상대로 한 시즌에 리그 두 경기를 모두 이긴 감독은 존재하지 않았다.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등 명망있는 감독들도 해내지 못했던 걸 램파드 감독이 기록한 것이었다.

이처럼 무리뉴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또 한번의 안좋은 기억을 적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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