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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셋이 뭉친 취재팀 '이준희'(이령, 이준엽, 권희은)는 이전 기사인 <스무살의 몽타주를 찾아서>에서 언론이 청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살펴봤다. 국내외 네 개의 신문(조선일보·한겨레·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에서 지난 1년간 '청년'을 다룬 기사 327개를 수집했다. 기사를 하나하나 살펴본 뒤 각 신문이 20대의 어떤 면에 관심을 가지는지, 20대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분석했다. 나라와 정치 성향에 따른 공통점보다는 각각의 매체마다 특징이 두드러졌다.

이제는 각 신문이 그린 청년의 몽타주를 공개할 차례다. 그리고 공개한 몽타주가 '진짜 스무 살'인 이준희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확인하려 한다. 누가 제일 비슷하게 그렸을까? 개봉박두!
 
스무 살을 정의한 명제들을 모두 모았더니
 
언론사 자료 분석 이준희는 사진과 같이 기사의 명제들을 추려 통계를 냈다. (사진은 WP 분석자료)
▲ 언론사 자료 분석 이준희는 사진과 같이 기사의 명제들을 추려 통계를 냈다. (사진은 WP 분석자료)
ⓒ 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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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는 네 개의 신문에서 수집한 기사를 설문 문항으로 만들었다. 방법은 이렇다. 먼저 각 기사에서 전제된 일반명제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의 <"폭언 팀장 얼굴 한 번 안 보고 끝냈어요"…2030들, '퇴사 대행업체' 찾는다>에선 ▲비대면 소통에 익숙하다 ▲개인주의가 강하다 ▲조직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등의 전제를 찾을 수 있었다.

한겨레의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는 뉴스의 6가지 비밀>은 청년이 ▲디지털에 익숙하다 ▲상호작용에 익숙하다 ▲지식에 대한 열망이 크다 등을 전제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분석했더니 네 개 매체, 327개의 기사에서 약 400개 명제가 나왔다.

이 중에서 이준희는 O, X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추렸다. 특정 인종이나 나라에 치우쳐서 우리와 동떨어진 명제는 뺐다. 가령 미국은 기독교 국가라 밀레니얼의 종교(특히 교회)에 관심이 많았다. 뉴욕타임스의 <수녀 룸메이트와 밀레니얼>은 밀레니얼이 ▲가톨릭을 거부하고 ▲진보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이런 경우는 한국 청년 이준희가 응답하기 곤란한 질문으로 생각해 제외했다. 워싱턴포스트의 <흑인 밀레니얼에겐 학자금 대출이 주택 마련의 최대 장애물>은 흑인 밀레니얼에 특히 주목한 기사였다. 여기서 추출한 명제는 특정 인종 이야기이기에 뺐다.
 
유사한 명제는 보다 일반적인 명제로 다듬었다. 워싱턴포스트에는 ▲부머(베이비부머) 세대를 혐오한다 ▲연령 차별적이다 ▲다른 세대를 미워한다 ▲이전 세대를 무시한다 등 유사한 내용을 담은 명제가 여럿 있었다. 이 경우 하나의 명제인 ▲다른 세대에 부정적이다로 정리했다.
  
신문사별 스무 살의 얼굴은?
  
이 과정을 거쳐 네 개 매체에서 139개의 명제가 나왔다. 매체별로 가장 많이 등장한 명제는 이렇다. ▲개성을 중시한다(조선일보) ▲ 청년은 대상화되거나 이용당한다(한겨레) ▲기후 변화와 환경에 관심이 많다(워싱턴포스트) ▲소셜미디어에 익숙하고 영향을 받는다(뉴욕타임스) 등 매체들이 청년을 어떤 모습으로 바라보는지 얼핏 보인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경우 1편에서 분석한 결과와 일치했다.

드디어 신문마다 몽타주를 공개할 차례다.

[조선일보의 스무 살] 당당하다 그런데 사회가...
    
조선일보는 20대를 개성 있고 당당하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청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컸다. 이들은 개인주의를 추구하고 자기표현 욕구가 강하며 소셜미디어 인증문화에 익숙했다. 또한 도전적이고 타인과의 차별화를 추구하며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한다.

그런데 당당한 '신인류' 20대를 사회가 힘들게 한다. 20대는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일을 구한다 해도 쉽게 퇴사한다. 가난하며 경제에 비관적이고 다른 세대(386)를 기득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20대는 불행하고 분노에 차 있으며 공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겨레의 스무 살] 불행하고 대상화되는
    
한겨레는 불행한 20대가 기성정치나 세대에 계속해서 대상화 당한다고 봤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있고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을 겪으며 노동환경도 열악하다. 경제적 안정을 중요시하지만, 계층 이동에 대한 기대감이 적고 직장에서는 번아웃을 느낀다.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이들은 집단적 조직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며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는 젠더 갈등을 겪고 결혼과 출산에 무관심하며 공정을 중시한다. 20대는 언론이나 기성정치에 의해 대상화되거나 이용당한다. 그래서 한겨레의 20대는  사회에 분노한다.

[WP의 스무 살] 정치·문화적으로는 활발, 경제적으로는 무력 
    
워싱턴포스트의 청년은 정치·문화적으로 활발하다. 반면 경제적으로는 취약계층이라 무력감과 우울감에 시달린다.

이들은 청년이 환경에 관심이 많고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며 온라인으로 가벼운 관계를 맺는 데 익숙해 디즈니, 넷플릭스, 요가, 에어드롭(아이폰 유저끼리 사진을 바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좋아한다고 봤다.

동시에 이들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트럼프를 싫어하며 신념에 따라 투표하는 사회주의에 호의적인 집단이다. 경제·사회적으로는 빚에 시달리고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느낀다. 불평등에 관심이 많아 다른 세대(특히 부머)에 부정적이다.

[뉴욕타임스의 스무 살]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뉴욕타임스 속 청년은 다채롭다. 네 매체 중 가장 많은 37개 문항이 나왔다. 다만 밀레니얼의 경제적 어려움에 주목한 점은 다른 신문과 비슷했다.
 
뉴욕타임스의 청년은 소셜미디어에 익숙하고 LGBTQ(성소수자)를 지지하며 기성정치를 거부한다. 결혼 생각이 없고 인간관계에 얽매이지 않으며 고용주에도 충성하지 않는다. 또 채식주의를 선호하고 기부를 생활화한다. 전공과 관련 없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꾸미지 않은 모습을 좋아한다.

경제적으로는 취약계층에 속해 빚이 많고 이사를 자주 다니며 소유보다 렌트를 선호한다.
 
신문 속 얼굴, 얼마나 닮았을까?
 
그렇다면 몽타주는 실제 스무 살과 얼마나 닮았을까?

이준희는 해당 문항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해 일치한다(O), 일치하지 않는다(X)로 응답했다. 팀원 세 명의 응답을 모아 모두 일치(O)면 '완전 맞음', 두 명 일치면 '맞음', 한 명 일치면 '글쎄', 모두 일치하지 않음(X)이면 '전혀 아님'으로 정리했다. '완전 맞음'부터 '전혀 아님'까지 3점에서 0점의 점수를 부여했다. 이후 총점(설문 문항 수×3)과 비교해 백분율을 계산해 이준희와의 일치율을 구했다.

4개 매체의 평균 일치율은 55.7%였다. 언론이 보는 20대와 실제 20대 이준희는 절반만 닮았다는 뜻이다. 신문별로는 워싱턴포스트(66%)가 가장 높고, 뉴욕타임스(40%)가 가장 낮았다. 한겨레신문은 64%로 평균을 훌쩍 넘겼다. 조선일보는 53%로 평균보다 약간 낮았다.

일치율이 높다고 해서 꼭 팀원들의 공감을 많이 얻은 것은 아니었다. 다양한 모습을 그려 팀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뉴욕타임스의 일치율이 가장 낮았다. 청년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 평가한 워싱턴포스트와 한겨레신문은 오히려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매체는 없었다.
 
공통의 몽타주를 그려보니
 
이준희가 동의한 명제만을 모아 몽타주를 그려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래는 매체를 막론하고 이준희 구성원이 모두 O를 택해 '완전 맞음'으로 분류된 명제들이다.

▲LGBTQ를 지지한다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느낀다 ▲청년은 대상화되거나 이용당한다 ▲다른 세대에 부정적이다 ▲결혼과 출산 생각이 없다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자기관리에 관심이 많다 ▲경쟁과 각자도생의 상황에 놓여있다 ▲넷플릭스를 보는 데 시간을 쓴다 ▲비대면 소통에 익숙하다 ▲젠더 갈등을 겪는다 ▲개인주의를 추구한다 등을 포함해 모두 38개의 명제가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개인주의, 진보적 가치, 콘텐츠의 적극적 소비, 사회적 무력감 등이 이준희와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반면 구성원 모두 자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해 '전혀 아님'으로 분류된 명제들이다. ▲빚에 시달린다 ▲패션 유행을 주도한다 ▲온라인으로 가벼운 관계를 맺는다 ▲당당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인증문화에 익숙하다 ▲인플루언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정치활동에 활발히 참여한다 ▲일에 대해 고민하지 못한 채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등 22개 명제는 이준희와 일치하지 않았다. 당당한 모습, 가벼운 관계 선호, 문화의 선두주자 같은 모습은 20대 하면 보통 떠올리는 모습이지만 이준희와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다.

언론의 스무 살과 나의 스무 살, 그 사이 공백
 
이준희 이준희(왼쪽부터 이준엽, 이령, 권희은)
▲ 이준희 이준희(왼쪽부터 이준엽, 이령, 권희은)
ⓒ 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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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는 세상이 보는 20대의 모습을 확인하고자 이 기획을 시작했다. 네 개 매체의 지난 1년간 5천여 개 기사를 간추린 것도, 간추린 327개 기사를 분석한 것도, 기사에서 139개의 명제를 찾은 것도 모두 '나의 스무 살'을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준희는 조사를 시작하기 전 결과를 막연하게 추측했었다. 사회가 20대의 모습을 온전히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조사해보니 이준희의 문제의식과 현실은 꽤 비슷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언론은 20대를 절반밖에 설명하지 못했다. 일치율이 높은 언론도, 낮은 언론도 부정확한 면이 있었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는 다양한 모습을 묘사한 만큼 이준희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일치율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고정관념에 가장 덜 얽매인 신문이기도 했다. 반면 높은 일치율을 보인 워싱턴포스트와 한겨레는 20대를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묘사했다. 이 때문에 이준희와는 높은 일치율을 보이기도 했지만, 20대 전체에 일반화해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면도 많았다.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이준희 구성원은 수도권 거주자이며, 인문계열 전공에 비슷한 직군을 지망하는 취준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20대, 이를테면 이공계의 회사원과는 성향이 다르다. 명제별로 따져봐도 그렇다. 이준희는 LGBTQ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최근 숙명여대 사태만 보더라도 이것이 20대 전체에 해당하는 얘기로 보긴 어렵다. 또 이준희는 운 좋게도 빚에 시달리지 않지만,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절반 이상이 금융부채를 지고 있다.
 
동시에 비슷한 연령과 전공, 성향을 가진 이준희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서로 다르단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출신 지역이 다르고 성별이 다르며 학교 또한 다르다. 여가를 보내는 방식,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 선호하는 콘텐츠 분야, 좋아하는 음식, 정치관, 재테크 방법, 종교 등 다른 점 투성이다. 청년은 모두 다르다. 언론에 등장한 20대의 특성을 무작정 나열한다고 해서 청년의 전형이 '뿅' 하고 나오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절반의 몽타주를 넘어

결국 스무 살을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는 마법의 몽타주는 없었다. 다소 김이 새는 결론일 수 있다. 하지만 이준희는 앞으로 한 발 나아갔다고 믿는다. 우리에게 씌워지는 사회의 몽타주가 언제나 반쪽짜리일 확률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남은 반쪽은 몽타주를 열심히 덧칠한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는다. 남은 반쪽은 그림 밖에서 생생하게 맥동하는 청년 개개인의 몫이다. 이 반쪽을 찾으려면 이들을 만나서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준희는 나머지 절반의 빈칸을 각자의 몫으로 두고 채워가기로 했다. 세상이 말하는 나의 모습 말고, 나만의 절반을 찾아가는 게 스무 살 청춘의 과제인 동시에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미완의 반쪽에 개성이 있고, 미래가 있다.
 
나의 스무 살은, 나만의 스무 살은, 우리의 내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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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는 20대 3명이 의기투합한 취재팀입니다. 이령의 ‘이’, 이준엽의 ‘준’, 권희은의 ‘희’를 딴 이름입니다. 이준희에는 이준희 씨는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준희 씨와도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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