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만에 'V리그 복귀'... 이재영(흥국생명)-김희진(IBK기업은행) 선수

한 달여 만에 'V리그 복귀'... 이재영(흥국생명)-김희진(IBK기업은행) 선수 ⓒ 박진철 기자

 
올 시즌 V리그 여자배구 '최고 빅매치'가 3일 연속 펼쳐진다. 공교롭게도 3경기 모두 막판 순위 싸움에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19-2020시즌 V리그 여자배구는 총 6라운드 가운데, 현재 5라운드를 진행중이다. 5라운드도 이제 3경기만 남은 상태다.

20일 흥국생명-KGC인삼공사, 22일 IBK기업은행-한국도로공사, 23일 GS칼텍스-현대건설 경기가 펼쳐진다. 이 3경기의 결과에 선수와 구단 관계자는 물론, 배구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흥미를 끌 수밖에 없는 새로운 요소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일 현재 V리그 여자배구 정규리그 순위는 1위 현대건설(승점 51점·19승5패), 2위 GS칼텍스(49점·16승8패), 3위 흥국생명(39점·11승13패), 4위 KGC인삼공사(34점·12승12패), 5위 한국도로공사(22점·7승17패), 6위 IBK기업은행(21점·7승17패) 순이다.

승점 차이가 1-2위는 2점, 3-4위는 5점, 5-6위는 1점에 불과하다.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고 급격히 좁혀지거나, 반대로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6개 팀 모두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6경기씩만 남겨 놓고 있다. 특히 순위 싸움의 직접 경쟁 상대와 맞대결은 '승점 6점짜리' 경기나 다름없다.

이게 얼마 만인가... 6개 팀 모두 '주전 멤버 풀출전'

이번 3연전은 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끌어모을 흥미로운 요소들이 새롭게 추가됐다. 우선 3경기에 임하는 6개 팀 모두 오랜만에 주전 멤버가 다 출전한다.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이 종료된 직후인 1월 14일 V리그가 재개된 이후 한 달여 만의 일이다.

특히 도쿄 올림픽 티켓 획득의 주역인 이재영(24세·흥국생명), 김희진(29세·IBK기업은행)이 본격적으로 경기에 출전한다.

두 선수는 지난 1월 7~12일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 이후 현재까지 부상 치료와 재활 때문에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두 선수가 경기에 출전할 경우, 국내파 대표팀 13명은 전원 V리그에 복귀하게 된다.

이재영, 김희진의 몸 상태와 경기력은 단연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소속팀의 전력을 강화시키고, V리그 여자부의 막판 순위 싸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흥국생명-인삼공사... '봄 배구 티켓' 양보 못해
 
 루시아(흥국생명·왼쪽)-디우프(KGC인삼공사) 선수

루시아(흥국생명·왼쪽)-디우프(KGC인삼공사) 선수 ⓒ 박진철 기자

  
빅매치 3연전의 첫 경기는 20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펼쳐지는 3위 흥국생명-4위 KGC인삼공사의 맞대결이다. 말 그대로 '플레이오프 티켓 매치'다.

V리그 여자배구는 정규리그 3위까지만 '봄 배구'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할 수 있다.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현재 승점 차이는 5점이다.

KGC인삼공사가 세트 스코어 3-1 이내로 승리할 경우 승점 2점 차이로 급격히 좁혀진다. 플레이오프 티켓의 주인공도 혼돈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KGC인삼공사는 승리할 경우 극적인 뒤집기로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 복귀전까지 걸려 있어 승리 부담이 더욱 크다. 두 팀 모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19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재영 선수는 오늘 팀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로 경기를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루시아, 김세영, 김해란 등 다른 선수들도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 오랜만에 주전 멤버가 풀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영 선수는 한 달 이상 실전을 뛰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나 경기력은 완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흥국생명-KGC인삼공사 경기는 두 팀 다 이를 악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KGC인삼공사도 최근 연승으로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승패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존심 상한' IBK-도로공사... "꼴찌 수모 NO"
 
 김수지(IBK기업은행·왼쪽)-박정아(한국도로공사) 선수

김수지(IBK기업은행·왼쪽)-박정아(한국도로공사) 선수 ⓒ 박진철 기자

  
주말인 22일 오후 4시에는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도 다른 의미에서 흥미로운 대진이다. 만년 하위 팀들의 대결이라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은 전혀 다르다. 아이러니하게도 '강팀들의 탈꼴찌 싸움'이다.

IBK기업은행은 2011~2012시즌 V리그에서 첫 데뷔를 했고, 지난 시즌까지 8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3회,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KOVO컵 우승 3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면서 여자배구 '최강 팀'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최하위권에서 고전하고 있다. 창단 이후 최초다. 가장 성적이 부진했던 시즌에도 4위 이상을 유지했었다.

한국도로공사도 마찬가지다. 불과 2년 전인 2017-2018시즌 V리그에서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우승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에게 패했지만, 준우승을 달성했다.

두 팀은 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꼴찌를 해야 할 전력이 아니란 점도 닮은꼴이다. 이미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꼴찌'라는 수모까지 떠안을 수는 없다.

IBK기업은행은 22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 김희진을 출격시킨다. 관심의 초점인 포지션도 라이트 공격수로 투입될 예정이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김희진이 복귀하면 공격진 운용 폭이 한결 넓어지고 두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9일 GS칼텍스와 경기에서 핵심 선수인 박정아, 이효희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그러나 22일 IBK기업은행전에는 주전 멤버를 풀가동할 예정이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20일 "IBK기업은행과 경기에는 박정아, 정대영, 이효희 등 주전 멤버가 정상적으로 출전한다"며 "외국인 선수 산체스는 손목 부상이 가벼운 것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출전 여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GS, '사생결단' 1위 싸움... 장충체육관 예매표 '매진'
 
 양효진(현대건설·왼쪽)-강소휘(GS칼텍스) 선수

양효진(현대건설·왼쪽)-강소휘(GS칼텍스) 선수 ⓒ 박진철 기자

  
일요일인 23일 오후 4시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1-2위 팀끼리 맞붙는다. 현대건설과 GS칼텍스가 벌이는 '정규리그 우승 매치'다. 현재 두 팀의 승점 차이가 2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생결단식 승부가 불가피하다. 올 시즌 V리그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규리그 우승을 해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다.

2위를 하면 3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상대는 흥국생명 또는 KGC인삼공사다. 매우 껄끄러운 상대들이다. 

현대건설은 이다영 세터와 양효진 센터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고예림-황민경이 버티는 레프트진도 준수하다. 다만,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GS칼텍스는 특별한 전력 누수가 없다. 강소휘-이소영-러츠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가 6개 팀 중 가장 안정적이고 강하다. 백업 멤버도 탄탄하다. 그러나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경기별 기복이 커진 점은 불안 요소다.

두 팀의 맞대결이 3연전의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GS칼텍스 구단 관계자는 "23일 장충체육관의 예매표는 이미 매진됐다. 당일 현장 판매분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배구엔 무승부가 없다. 모든 경기에서 꼬박꼬박 승자와 패자를 가린다.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풍성한 잔치에 '최고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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