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마스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어제는(18일) 고베시에 있는 한 병원에서 마스크 6000장이 도난당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관한 뉴스가 나온 이후부터 일본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일본은 평소에도 마스크를 많이 착용한다. 위생을 생각해서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는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 마스크 착용은 더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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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드러그스토어의 텅 비어 있는 마스크 진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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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기에 코로나19가 일본 국내 확산되고 있는 사태가 발생하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평소에는 드러그스토어 입구에 쌓여있던 마스크는 온데간데없이 모습을 감췄다. 매장 안 마스크 진열대는 텅 비어있다.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지 '한 가족에 한 개까지'라는 종이만 덩그러니 붙어 있다.

가족 중에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 있어 이 시기이면 마스크는 필수품이 된다. 이전에 사놓았던 마스크가 다 떨어져 가서 새로 구매하려고 어제 드러그스토어에 갔다. 가는 곳마다 매진이다.

점원에게 마스크가 언제쯤 재입고 되는지 물었다. 점원은 내일 아침 개점 시간에는 마스크가 입고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오늘(19일) 아침 9시, 개점 5분 전에 같은 드러그스토어에 찾았다.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벌써 줄을 서 있다. 줄은 드러그스토어 현관부터 주차장까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무려 100여 명 정도가 마스크를 사러 매장이 오픈하기 한참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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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러그스토어 오픈 시간에 맞춰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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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전부터 대기 행렬... 온라인에서는 값 폭등

개점 시간에 맞춰서 갔던 것은 너무나 안이했다. 마스크가 필요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매장이 오픈을 하고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안 돼 점원이 나와서 "마스크는 매진되었습니다"라고 줄 서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친다. 시계를 보니 9시 3분. 3분 만에 매진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난주부터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또한 요코하마항에서 격리됐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총 542명이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시민들의 불안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인 감염 예방책으로 제시된 마스크를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마스크 대국 일본에서도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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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줄은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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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앞에 있는 다른 대형 마트로 이동했다. 여기는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곳이다. 9시 20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30명 정도가 줄을 서 있다. 개점 10분 전에 되자 점원이 나와서 "마스크는 1명당 1세트 구매가 가능합니다"라면서 질서 있게 움직여 줄 것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개점 시간이 가까워지자 줄을 서는 사람들은 속속 늘어나 10시에는 약 200명 정도의 행렬이 생겼다. 30분 줄을 서서 60장 들이 세트 하나를 626엔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줄을 선 사람에 비해 입고된 마스크 수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마트 안으로 사람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아마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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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분 줄 서서 구매한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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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인터넷에서는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에선 통상 가격에 판매되는 마스트는 대부분이 매진 상태이거나 재고가 있는 것은 턱없이 비싼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 싶어 상품을 클릭하면 배송료가 12000엔, 30000엔이 추가돼 있다. 마스크를 저렴하게 구매해 비싼 값으로 판매하는 전매가 지금 일본에서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본 관계 부처에서도 고가 전매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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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통상 판매 가격의 10배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는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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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일본 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은 점점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이어지자 일본에서도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일본 정부가 나서서 실질적인 전매 단속과 마스크 수급 조절 등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