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리버풀의 위용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리버풀의 삼각편대 마누라 라인(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침묵했다.
 
리버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의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리버풀은 다음달 12일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아틀레티코는 무승부를 거두거나 최소 1골 이상을 넣고 1골차로 패할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행을 확정한다.
 
리버풀, 이른 시간 실점 이후 무기력한 공격
 
이날 아틀레티코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알바로 모라타-앙헬 코레아 투톱, 중원은 토마 르마-사울 니게스-토마스 파티-코케가 포진했다. 포백은 헤난 로지-펠리피-스테판 사비치-시메 브르살리코, 골문은 얀 오블락이 지켰다.
 
리버풀은 4-3-3이었다. '마누라 라인'으로 대표되는 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가 최전방 스리톱을 형성했고, 허리는 조르지뇨 바이날둠-파비뉴-조던 헨더슨으로 구성됐다.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조 고메스-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포백을, 알리송 베케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홈 팀 아틀레티코는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코케가 올려준 코너킥이 파비뉴 발에 맞고 흐른 공을 사울이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오프사이드 관련해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지만 득점으로 선언됐다.
 
경기는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탄탄하고 조직적인 두 줄 수비와 카운터 어택에 능한 시메오네 감독은 이른 시간 선제골 덕분에 자신이 선호하는 전술을 가동할 수 있었다.
 
리버풀은 아틀레티코의 수비벽에 꽁꽁 묶이며 이렇다 할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전반 25분 살라의 득점이 나왔지만 앞선 피르미누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아틀레티코도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5분 모라타의 슈팅이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8분에도 르마의 슈팅으로 리버풀 수비를 위협했다.
 
반면 리버풀은 전반 29분 로버트슨, 30분 파비뉴의 슈팅이 전부 골문을 외면하면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부진한 마네 대신 디보크 오리기를 투입했다. 시메오네 감독 역시 르마를 빼고 마르코스 요렌테를 들여보냈다.
 
리버풀은 후반 8분 살라에 이어 11분 파비뉴의 슈팅이 전부 불발에 그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초한 모습이 역력했다.
 
아틀레티코는 흔들림 없이 공간을 좁히면서 수비에 치중했고, 역습으로 골 찬스를 생산했다. 후반 22분 모라타가 단독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헛발질로 인해 추가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클롭 감독은 후반 27분 에이스 살라마저 불러들이는 초강수를 던졌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살라를 대신했다. 이어 후반 35분 헨더슨 대신 제임스 밀너를 투입하며 기동력 강화에 힘썼으나 무용지물이었다.
 
믿었던 마누라 라인, 아틀레티코 두 줄 수비 앞에 속수무책
 
올 시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독보적인 선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26라운드 현재 25승 1무로 패배가 없다. 이른바 역대급 시즌을 보내며 무패 우승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16강전에서 아틀레티코보다 리버풀 승리를 예상했다. 아틀레티코는 올 시즌 라리가에서 4위에 머물고 있다. 24경기 17실점으로 수비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25득점에 불과한 공격력이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여름 앙투안 그리즈만이 바르셀로나로 이적함에 따라 공격진 누수를 메우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다. 또, 주축 센터백 디에고 고딘도 인터 밀란으로 떠났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선보인 오른쪽 풀백 키어런 트리피어는 이날 경기에 부상으로 결장했다.
 
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이 구축해 놓은 수비 조직력은 리버풀의 아성을 잠재웠다. 리버풀은 이날 경기서 슈팅 8개에 그쳤다. 볼 점유율에서는 72.5%로 압도했다.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를 상대로는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다. 4-4-2 포메이션에서 4명의 수비와 4명의 미드필더진이 일자로 각각 늘어서며 두 대의 버스를 세운다. 두 명의 공격수도 하프라인 밑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에 힘쓴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을 호령해온 '마누라 라인'은 이날 아틀레티코 수비진에 차단당하며 속수무책이었다. 마네는 45분 만에 교체 아웃됐고, 살라도 후반 중반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마네와 살라를 대신한 오리기, 체임벌린은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리버풀은 최근 공식대회 14경기 연속 무패를 달려오고 있었다. 마지막 패배가 지난해 12월 아스톤 빌라와의 카라바오컵 8강전 0-5패배였다. 당시 FIFA 클럽월드컵과 일정이 겹친 탓에 유스들이 출전해 대패를 당했다.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쾌속 질주를 벌인 리버풀은 내친 김에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지만 아틀레티코전 충격패로 비상이 걸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리버풀 아틀레티코 클롭 시메오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