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회 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의 경기가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제101회 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의 경기가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 박장식

 
2019-2020 코리아 컬링 리그(KCL)의 정규시즌과 결선 라운드를 사이에 두고 또 휴식기가 찾아왔다. 2월 5일부터 23일까지, 중반의 휴식기 못지 않게 긴 휴식기가 찾아온 이유는 다름 아닌 전국동계체전 때문. 11일부터 18일까지 의정부 컬링경기장에서 동계체전 컬링 종목이 개최되어 컬링장도 활기를 띠었다.

동계체전에서는 대이변이 속출했다. 남자부에서 뜻밖의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우승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 예측되었던 팀이 준결승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여자부에서는 동호인 클럽이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2019-2020 코리아 컬링 리그의 결선라운드를 앞두고 열린 동계체전 경기는 어떻게 펼쳐졌을까.

'팀 창민' 가로막은 강원도청, 우승은 서울시청

이번 전국체전의 남자부 경기만큼 대이변이 여러 번 일어난 팀은 없었다. 코리아 컬링 리그에도 출전한 경북체육회, 강원도청,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뿐만 아니라, 최근 팀을 정비하고 돌아온 서울시청의 '팀 김수혁'도 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들 선수들은 금메달을 목표로 토너먼트 전에 임했다.

11일 열린 예선 라운드에서 경북체육회는 광주체육회를, 서울시청은 경남컬링협회를, 경기도연맹은 대전광역시컬링경기연맹을 꺾으며 순항했다. 다음날 열린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업셋이 발생했다. 조편성에서 부선승으로 예선에 오른 강원도청이 준준결승에서 경북체육회를 연장전까지 끌고 가는 접전 끝에 8-9로 승리한 것이다.

리그에서의 2패를 복수하는 강원도청의 접전 끝 승리에 이어, 12일 오후 열린 준결승에서도 다시 업셋이 벌어졌다. KCL에서 강원도청을 상대로 2패를 기록한 경기도연맹이 강원도청을 상대로 10-9의 승리를 가져가며 결승에 진출했다. 경북체육회에게 아쉬움을 안긴 강원도청이 다시 경기도연맹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결국 경기도연맹이 남자부 결승에서 서울시청을 상대로 경기를 펼쳤다. 먹고 먹히는 싸움을 끝낸 경기도연맹과 명예회복을 노렸던 서울시청 사이 경기의 결과는 서울시청의 4-10 승리로 끝났다. 지난 1년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개편을 겪었던 서울시청에게는 부활을 알리는 우승이었다.

경북-경기 꺾고 '금메달' 춘천시청... 바로 주니어선수권 참여
 
 코리아 컬링 리그 2월 4일 경기에서 춘천시청 선수들이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코리아 컬링 리그 2월 4일 경기에서 춘천시청 선수들이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박장식

 
여자부에서도 경북체육회, 경기도청, 춘천시청 등 전현직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코리아 컬링 리그에 참가했던 전북도청 등이 참전했다. 서울컬링클럽 역시 동호회로는 처음으로 서울시 대표로 선발되어 동계체전에 참가했다. 이에 따라 11일 예선과 준준결승이, 12일 준결승과 결승이 치러졌다.

준준결승에서는 경기도청이 전북도청을 4-3 스코어로 승리했다. 춘천시청은 부산컬링협회를, 경북체육회는 광주광역시체육회를, 서울컬링클럽은 충북컬링경기연맹을 각각 꺾었다. 이에 따라 준결승은 코리아 컬링 리그와 연관된 팀들로 모두 채워지게 되었다.

준결승에서는 춘천시청이 경북체육회를 상대로 완승했다. 춘천시청은 4-8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경기도청은 서울컬링클럽을 상대해 11-2로 완승했다. 결승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간 춘천시청이 경기도청과 맞붙어 5-6 스코어로 승리했다. '팀 민지'는 첫 동계체전 우승을, 경기도청은 3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가져갔다.

춘천시청 선수들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13일 주니어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선수들은 현재 플레이오프에 전승 1위로 진출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나면 바로 귀국해 24일 열리는 코리아 컬링 리그 플레이오프에도 임해야 한다. 컨디션 관리가 이들에게 관건이 된 셈이다.

접전 '송송듀오' 꺾은 '화산듀오'... 리그 최후반 돌풍 이어가나

17일부터 18일까지는 동계체전 시범종목으로 지정된 믹스더블 경기가 개최되었다. 첫 경기부터 경북체육회 송유진-전재익 '송송듀오'가 서울시립대 이지영-김민찬 듀오를 만났다. 경북체육회는 서울시립대를 상대로 8-2 스코어 승리를 거두며 예선라운드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경북체육회 선수들은 준준결승에서도 대전컬링경기연맹, 준결승에서 부산컬링협회를 상대로 큰 점수차의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에 맞서는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박정화-김산 '화산듀오'도 인천컬링경기연맹과 강원도컬링경기연맹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두 팀은 접전을 이어갔다. 6엔드까지 5-5 스코어로 경기가 이어졌지만, 7엔드 경북체육회가 두 점을 앞서나갔다. 하지만 8엔드 경기도연맹이 경북체육회 선수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3점의 빅 엔드를 만들며, 경기도연맹 박정화-김산 선수가 팀은 물론, 개인 통산 첫 금메달을 따내며 체전을 마무리했다.

이렇듯 단기전으로 진행된 동계체전의 최종 성적은 장기전으로 치러졌던 코리아 컬링 리그의 정규시즌 성적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비록 하위팀이 1패의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지만, 컬링이 당일의 경기장 상태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 분위기를 타는 종목이라는 점 때문에 대규모 업셋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잖다.

코리아 컬링 리그는 24일부터 플레이오프가, 26일부터 결승 라운드가 진행된다. 이번 동계체전의 결과를 통해 여자팀, 남자팀과 믹스더블 팀 모두 '혹여나 있을 업셋의 희망'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주의하고 긴장해야 되는 막판 라운드의 서막이 동계체전을 통해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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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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