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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청소년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생 중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0%에 달했다. 그만큼 일터에서 다치는 경험도 많다. 하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사업주의 눈치 때문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다. 일하는 청소년의 노동안전보건 문제는 우선 '알 권리' 보장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일터에는 어떤 위험이 있는지, 노동자는 자신의 안전/보건 문제를 지키기 위해 어떤 권리가 보장되고 있는지, 어떻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필요하다. 

노동안전보건단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지난해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플랫폼' 연구를 진행하였다. 국내, 해외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플랫폼(홈페이지)을 비교 분석하여 우리나라에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안전보건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관련하여 정리한 내용을 앞으로 기획 연재를 통해 알리고자 한다. [기자말]
영화 <시동>의 한 장면
 영화 <시동>의 한 장면
ⓒ 외유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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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동>이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다. <시동>은 십대 3명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탈 가정 청소년인 고택일과 그의 친구, 그리고 그가 집을 떠나온 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조금 더 이른 나이에 노동현장에 들어서게 된 고택일과 그의 친구들.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고택일의 중고 오토바이처럼, 그들의 첫 노동도 그리 녹록지 않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어떻게 일자리를 구하고, 일하다 생긴 문제들을 해결할까?
     
과거 상담소에 있을 때, 상담소를 주로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동자들이었으며,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의 노동자가 많았다.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상담소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상담하는 경우가 적었다. 어쩌다 청년노동자가 직접 상담소를 찾아오는 경우는 인터넷을 통해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다 검색으로 찾은 정보들로는 한계에 부딪혔을 때였다. 2017년 청소년 근로권익센터 상담유입경로를 보아도 온라인 채용포털, 카카오톡,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온 상담이 전체의 60%를 넘었다. 청년층은 온라인 상담을 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온라인상에 노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자신의 일터와 업무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플랫폼 구축 연구팀'은 노동, 특히 노동안전보건에 관해 해외 국가들이 운영하는 청소년 안전보건 매체 현황과 국내현황을 살펴보았다. 해외 매체의 경우, 캐나다, 미국, 영국, 핀란드, EU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홈페이지를 검토하였다.

검토한 6개의 매체 중 유일하게 독자적인 청소년노동자 노동안전보건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청소년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자료와 내용을 찾기 쉽게 제공하고 있으며, 청소년노동자가 많이 일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설명과 안전사고 및 직업성질환에 대한 사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서 요구해야 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나머지 5개 국가에서 제공되는 매체는 한국의 안전보건공단처럼 국가 차원의 안전보건센터에서 제공하는 노동안전보건 플랫폼 방식이다. 하지만 5개 국가 모두가 전체 노동자 대상의 공통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각 주체별(청소년, 여성, 노령, 이주 등)노동자를 위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6개 매체 모두가 청소년 당사자의 알권리 보장의 중요성, 알권리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을 때 작업을 중지할 권리가 있음을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국가기관, 학부모, 교사 등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현장의 노동안전보건 영역에서 노동조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체임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물론 한계점도 있었다. 6개 매체 모두 정보제공에 있어 일방적인 측면이 있다. 즉, 홈페이지 자체에서 청소년노동자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다양한 캠페인, 토론, 연구 등 홍보 및 참여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국가도 있었으나, 홈페이지 차원에서 혹은 링크를 통해서라도 직접적인 소통공간의 마련이 필요해보였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어떤 매체가 운영되고 있을까? 한국에서도 노동인권교육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청소년 대상 안전보건 및 노동기본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나 기관은 많지 않다. 노동안전보건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는 안전보건공단이 유일하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해외 매체들처럼 각 주체별(청소년, 여성, 고령, 이주 노동자) 안전보건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

안전보건공단에서 제공하는 안전보건정보는 대부분 비청소년노동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청소년의 정보 접근성이 매우 낮으며, 관련 정보를 검색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친 기업 중심적인 내용이 많아 노동인지적 관점이 부족하다. 특히 중대재해나 사업장별 사고 발생원인에 대해서도 '작업자의 부주의, 작업규칙 소홀'등 개인의 문제로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매체들과 달리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중요성, 노동자 참여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는다.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메인 화면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메인 화면
ⓒ 안전보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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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청소년 관련 여러 기관(상담기관, 노동인권교육기관, 시 도 교육청 등)도 온라인 매체를 운영하여 노동인권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과 노동인권교육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고용노동연수원의 청소년고용노동교육 포털 사이트가 주로 제공하는 자료는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또는 취업관련 교육 자료이다.

청소년이 일을 하기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할 안전보건에 관한 자료가 중심이라기보다, 산재와 산재보상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생 및 강사 대상 학습교재 자료실에 '현장실습과 산업안전'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나 강사를 위한 교안이므로, 청소년이 직접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한국공인노무사회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청소년근로권익센터의 홈페이지도 청소년 노동기본권에 관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고,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포털 사이트(하이파이브)는 직업계고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자료, 직업계고 학교현황, 현장실습 운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한국의 온라인 매체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노동기본권-임금, 알바 10계명, 산업재해 및 보상 등-에 관한 내용을 주로 제공하고 있고, 청소년이 일을 하기 전에 혹은 일을 하면서 알아야 할 노동안전보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공하고 있지 않다.

청소년, 교사, 학부모가 현장에서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는지, 나의 권리는 무엇인지 등 쉽게 노동안전보건자료를 찾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플랫폼 구축 연구팀'은 앞으로 네 차례의 연재를 통해 해외 국가별 온라인 매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국내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 제언하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이며 법률사무소 소통의 유선경 노무사가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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