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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에서만 정치를 하는 건 아닙니다. '내 삶의 의제'를 찾아 목소리 내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21대 총선에 도전하는 '새 얼굴'들과 함께, 일상의 정치를 실천하고 있는 청년들을 소개합니다. 우리의 아주 사적인 정치가, 공적인 장에서 더 활발히 논해지길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와 조기현 <아빠의 아빠가 됐다> 작가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불평등, 돌봄, 복지 정책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와 조기현 <아빠의 아빠가 됐다> 작가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불평등, 돌봄, 복지 정책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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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은 시상식에서 좋은 옷 입고 상을 받고 이슈가 된다. 그런데 왜 (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의 삶은 이슈가 되지 않나. 왜 반지하의 삶을, 사람들은 궁금해 하지 않는가."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최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르자, 지자체 등은 반지하와 같은 영화의 주요 배경들을 관광화하겠다고 나섰다. 정치권에선 봉준호 감독 기념관, 동상 설치 공약까지 나왔다. 연일 <기생충>에 대한 언급이 쏟아졌지만, 정작 영화 주인공 기택네 가족처럼 '정치화 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긴 힘들었다. 정치권의 눈높이는 여전히 반지하보다 높은 곳을 향했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와 조기현 <아빠의 아빠가 됐다> 작가를 만났다.

김 예비후보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정책을 공부한 후,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에서 간사로 활동해 왔다. 그의 부모는 IMF 이후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가스배달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평생 밭일을 하던 외할머니는 치매로 세상을 떠났다. '왜 약자의 삶은 더 불행한가' 묻던 그는, 이제 직접 국회에 들어가 '바스러져 가는 것들의 삶'을 이야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영화감독·작가이자 최근 서울시 청년 불평등 완화 범사회적 대화기구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된 조기현씨는 갓 스무 살이 된 2011년부터 급성 심근경색, 알코올성 치매, 당뇨와 고혈압, 화상 등으로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아버지를 홀로 돌봤다. 부모는 그가 초등학교 때 갈라섰고, 함께 살며 생활을 공유하는 식구라곤 아버지와 자신, 단 둘뿐이었다.

아버지를 돌보는 과정은 그를 '정치적 인간'으로 성장시켰다. 조 작가는 비현실적인 기준을 내걸며 '가난'을 증명하라는 복지 제도에 목소리를 높이고, 때론 돌봄에 대한 책과 논문을 독학하며 '샛길'을 찾았다. 누군가는 그를 효자라고 불렀고, 또 다른 사람은 '불쌍한 청년'이라고 측은해 했다.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원망할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와 달리, 조기현 작가는 아버지와 함께한 지난 9년을 긍정한다. 막연한 낙관이나 극복 서사에 기대는 건 아니다. 조 작가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이 아닌 '시민과 시민'으로 새롭게 정의해냈다. 그는 돌봄을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한다.

조기현 작가와 김혜미 예비후보는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각자도생의 삶을 바꾸자"는 김 예비후보의 외침은 "나는 효자가 아닌 시민"이라는 조 작가의 선언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불평등, 돌봄, 복지 그리고 영화 <기생충>과 <미안해요, 리키>까지. 여러 주제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대담은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아래는 그 내용을 정리한 것. 

반지하엔 왜 정치가 부재한가
 
▲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조기현 <아빠의 아빠가 됐다> 작가 인터뷰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와 조기현 <아빠의 아빠가 됐다> 작가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불평등, 돌봄, 복지 정책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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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영화가 불평등, 계급 문제를 다룬 방식에 대해선 여러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어떻게 봤나.
김 : "<조커>와 <기생충>을 보며 엉엉 울었다. <기생충>은 보는 내내 불편했다. 이제 이런 영화 못보겠다 싶었다. (영화와 현실 사이에) 이질감이 드는 거다.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은 시상식에서 좋은 옷을 입고 상을 받고 이슈가 된다. 그런데 왜 (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의 삶은 이슈가 되지 않나. 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 사람들은 없는가.

실제 영화에서처럼 비가 폭풍처럼 오면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은 대응할 수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봉준호 감독이 그 장면을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만 궁금해 한다. 왜 반지하의 삶을, 사람들은 궁금해 하지 않는가. 박찬욱 감독이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후에 '이건 국회의원, 노동자, 백수까지 모든 한국인이 다 같이 만든 영화이니 자축하라'는 소감을 남겼다. 뼈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렇게 만들어온 거다."

조 : "기존에 가난이나 약자성을 상품화하는 콘텐츠는 무수히 많았다. <기생충>만 탓할 수 없는 노릇이다.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통해 <조커>나 <기생충>과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고 싶었다. 책을 쓰는 중에 영화가 개봉했는데, 영화를 보고 책의 후반부를 많이 수정했다. 나는 책의 첫 독자로 나와 같은 계급의 사람들을 상정하고 싶었다. 편의점 테이블에서 나의 아버지와 함께 막걸리 먹는 50~60대 중장년 남성들이 봐도 '어, 이거 뭐지?' 할 만한 것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두 영화는 관객들이 그것을 보면서 자기 삶과 연결하기보다 '소비'하게 만들었다. 삶과 동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당사자 배신'이었다. 영화 속에 있는 사람이 내 아버지이고 나인데, '우리 경험을 이렇게 바꿀 수 있고, 사회화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절망적으로만 표현한 것 같다). 책을 쓸 때 절망적으로 고꾸라지면, 지금 계급이 재현되고 있는 양상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회화 모델'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불평등, 돌봄, 복지가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혜미 예비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탈정상가족 정책, 생활동반자제, 부양의무제 폐지 등을 제시했는데.
김 : "통계적으로만 봐도 1인 가구 비율이 늘고 있다. 2047년에는 1인 가구가 37.3%를 차지한다. 또, 65살 이상 고령자 가구가 49.6%에 이를 거라고 한다(통계청 2017∼2047년 장래가구특별추계).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족이 부재한 삶에 대한 정치적인 공간이 비어 있다면 우리는 미래에 어떻게 될 건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가족이 없어지는 걸 공동체 파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성소수자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신혼부부 주택 정책만 해도 동성 커플은 도전조차 못한다. 애초에 제도적 해택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가족구성권, 생활동반자법 등 기존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상상들이 필요하다."

조 : "한국 사회에서 지금까지 '가족'이라는 단위로 견인해 왔던 것들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왔다. 이를 테면 50~60대 중장년 남성의 문제도 그렇다. 사회적 정체성이 부재한 채, 오로지 가장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몰락하니까 갈 곳이 없다. '가족 리부트'가 가능해야 한다. 

부양의무제 폐지는 당연하고, 생활동반자법·비혼공동체·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동안 '사적인 영역'이라고 얘기했던 걸 어떻게 사회화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가구단위가 아니라 개인단위로 복지나 권리를 보장받되, 어떻게 유대감을 느끼게 만들까 생각해야 한다.

또, 성소수자가 권리를 보장받으면 가족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클 거라고 생각한다. 이로운 구조 변동이다. 그런 차원에서 <아빠의 아빠가 됐다>에서 '가족관계증명서'가 아닌 '시민관계증명서'를 제안했다. 제도적으로 이같은 관계를 가시화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의 관계 맺음이 시민적 질서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차원이다. 가족은 애초에 뭉뚱그려진 소유물로 주어졌지만, 사실 관계 맺는 한 방식일 뿐이다."

- 돌봄 노동을 하는 주체, 받는 주체가 모두 존엄하게 살 수 있어야 할 텐데.
김 : "영화 <미안해요, 리키>를 보면 한국과 다르지 않다. 돌봄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도구화 돼 있다. 이런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 중 80~90% 이상이 여성이다. 이런 부분들 보면 '사회가 돌봄이라는 영역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든다."

조 : "영화 <미안해요, 리키>에서 리키의 아내이자 요양보호사인 '애비'에게 돌봄 노동을 받는 사람 중에는 과거 노동운동을 했던 할머니가 있다. 생애주기를 따져보면,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집권한 영국 노동당 정권 때의 활동가일 것이다. 이때 활동가들은 주택 정책을 잘 펼쳤고, 의료개혁을 확실히 했다고 평가받는다. 그게 지금껏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왜 그 당사자는 돌봄의 부재 상황에 놓여 있나.

한국 상황에도 이를 대입할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이후에 모든 상징과 자본을 다 가져간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같이 투쟁했는데도 그대로인 사람들이 있다. 자원의 불균형한 배분이다. 우리가 기존에 '정치'라고 하는 것에서 페미니즘, 돌봄, 가사나 재생산 영역을 포함하지 않고 없는 셈 쳐 버렸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

혁명과 개혁 이후에 자원이 불균형하게 배분되는 문제, 복지가 증가해도 중산층에게만 흘러가는 문제가 있다. <기생충>이 상을 받아도 그 주인공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절대 나아지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다. <미안해요, 리키>는 '왜 이게 정치가 아니냐', '왜 여기에 정치가 부재하느냐'고 묻는 영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가장 사적인 공간인 우리의 운전석에는 왜 정치가 없느냐고 반문하는 거다."

한국사회에서 '돌봄'은 위기다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예비후보는 "왜 약자의 삶은 더 불행한가’, 이제 직접 국회에 들어가 "바스러져 가는 것들의 삶"을 이야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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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돌봄, 복지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 : "한국 사회에서는 '돌봄'에 봉착했을 때 위기를 느낀다. 왜 이렇게 되는지 역으로 생각해 보면,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이가) 오로지 가족밖에 없는 거다. 때문에 당사자가 '정상 가족' 안에 속해 있지 않으면 돌봄의 문제가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나마 2010년 무상급식 논쟁 이후 복지국가 담론이 등장하면서 복지 정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0년에도 가난, 빈곤 때문에 가족 모두가 함께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촛불 정부', '포용적 복지 국가'라는 구호를 내걸며 돌봄 문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정부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가족들이 계속 죽고 있다. 돌봄 정책이 부족한 수준이 아니라, 아무것도 정비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거다. 정책의 파편화, 분절화도 큰 문제다. 복지 공약을 이번 정부의 '창의적인 시장 상품'처럼 내건다. 이전에 있던 정책과 어떻게 연관지어서 더 좋은 정책을 내놓을지 고민하지 않는다."

- 문재인 정부의 돌봄, 복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김 : "문재인 케어는 핵심 공약이었지만, 후퇴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건강보험공단에 돈을 쌓아 놨다. 자랑할 일이 아닌데, 그동안 흑자가 났다며 '재정이 튼튼하다'고 말해 왔다.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서 적자로 돌아서는 부분도 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적자가 나오니 보장률을 떨어트리고, 과잉 의료·도덕적 해이 등을 거론하며 제도에 손을 대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민들이 이렇게 실망해 버리면, 희망이 없다는 거다. 이번 정부에게 화가 나는 부분이다. 많은 기대를 했을 텐데, 전혀 바뀌지 않는다."

조 : "비슷한 실망을 느낀다. 현 정부는 정권 재창출이 제1목표일 테니, 계속 얘기가 나오던 국민연금 개혁 등을 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아무리 특위를 꾸려도 '국민연금으로 사회 재투자를 하면 어떻겠습니까'를 묻는 여론조사를 돌리면 바로 뒤집히는 결과가 나오니까, 개혁보다는 일종의 현상 유지가 가장 중요해진 것 같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문제에서도 가장 억울한 건, 자꾸 얼마나 '중증'(장애)이냐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거다. '경증'이어도 일상생활이 어려워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의료적으로 증명이 안 되기도 한다. 오히려 그냥 낭떠러지에 떨어트리고 못 걷게 만들면 그게 더 나은 삶으로 가는 길이 돼 버리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돼야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국회는 어떻게 평가하나.
조 : "20대 국회는 일하지 않는 국회였다. 어느 순간 뉴스를 안 찾아보게 되더라. 법안 발의도 발의인데, 기존에 있는 복지 예산을 늘리지 않는다. 국감 끝나고 다 휴가 가는 시즌이 예산 심의 시즌이라는 것도 문제다. 의원들에겐 두 가지밖에 없다. 지역구 예산 챙기거나, 국감 때 이슈화 됐던 건만 챙기거나. 복지 정책이 이슈화되기 힘들다.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사실 보편 복지 정책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게 우리의 권리라고 외치는 것이 저조차도 쉽지 않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권리의 감각은 금방 사라진다. 이런 국가에서 살았고, 이런 경험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 : "논의를 안 해서 생기는 문제란 생각도 든다. 국회의원들의 활동에 대해 질적 평가를 하지 않고, 단순히 법안을 몇 개 발의하나 본다. 시민단체마저도 그렇다. 하나의 거대한 정책적 변화를 꿈꾸고 그것을 완성시킬 수 있는 의원들이, 설사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법안 만들고 신중하게 통과시키고 끌고 나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20대 국회 끝나기 직전에 숫자 몇 개나 조항, 벌금을 바꿔서 우후죽순으로 생산하는 법안들이 많더라.

마지막에 예산 통과되는 소소위(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안에 있는 소위원회 하부 조직)도 문제다. 소소위는 3~4명이 통과시키는데, 법적으로 회의록도 공개 안 해도 된다. 제가 일하던 단체에서 모 의원과 함께 '기초연금 10만 원 보전'과 관련한 예산안을 올려서 위원회에서 통과됐다. 막판에 소소위에서 빠지더라. 왜 빠졌는지도 알 수 없다. 요청해서 들을 권리, 권한도 없다. 해당 의원은 이후 지역구 예산이 통과됐다는 문자만 보내더라. 이럴 때 딱 '피가 거꾸로 솟는다'. 시민들은 정말 정치 혐오하겠더라. 특히나 당사자들, 약자들이 느낄 정치적인 위축감은..."

모두가 어느 국면에선 투명인간이 된다
  
 조기현 <아빠의 아빠가 됐다> 작가
 <아빠의 아빠가 됐다> 책을 펴낸 조기현 작가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이 아닌 "시민과 시민"으로 새롭게 정의해냈다. 그는 돌봄을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강력한 "의지""이자 "약자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윤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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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이나 복지 문제는 결국 '어떤 시민'으로 살아가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시민으로 늙고 싶나.
조 : "최근 우연히 아는 분의 가방 안에 극우진영의 신문이 들어 있는 걸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그냥 한 사회의 문제가 다 응축돼 있다. 1인 가구에 60대 여성 분인데, 이제는 가족이 없으니 그 외로움을 성소수자 비판하고, 이슬람 욕하고, 문재인 정권이 최악이라고 말하는 곳에서 푸는 거다. 비애감이 너무 크다. 그걸 마주하고, 외면하지 않고, 없는 셈 치지 않는 게 내 역할이다. 똑똑한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건 서로 지향을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아버지 곁에서 공적 제 역할을 찾았듯이 모두가 일상의 자리에서 공적 영역을 찾았으면 좋겠다."

김 : "1인 시위는 안 했으면 한다. 1인 시위라는 게 무척 외롭다. 이 외로움이라는 게, 내가 얘기하는 사회문제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공감이 되고 있나 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여러 번 연설문 등에서 얘기했지만, 국회 앞 정치가 추워서 국회 안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국회 앞에서 시위하다 보면, 곁에 1인 시위를 하는 개인들이 정말 많다. '왜 공무원들은 이 사람들과 같이 들어가서 얘기해볼 생각을 안 하지?' 싶더라. 최장기로, 고공농성 같은 걸 해야 비로소 봐준다. 눈에 띄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공기 같은 존재다. 우리는 그냥 국회 앞 '먼지'다. 그런 취급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조 : "결국 똑같은 얘기다. '투명인간'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모두가 어느 국면에서는 투명인간이 된다. 누군가 투명인간이 됐을 때 무시하지 않고, 내가 투명인간이 되는 상황이 오지 않는 것. 이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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