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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SNS 글에 미혼 후보자를 문제 삼는 내용이 올랐다. 당 밖의 경쟁자인 정의당 이정미 후보를 미혼이라는 이유로 비난한 것으로 읽힐 여지가 있는 글이 문제 형식으로 출제되었다. 

송도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인천 연수을 선거구에서는 자유한국당, 민주당, 정의당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근혜 청와대의 대변인을 지낸 것으로 유명한 강성 친박 민경욱 현 의원이 정부 비판을 통해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전 대표가 이갑영 전 인천대학교 부총장을 후원회장으로 두고 지역구를 갈고 닦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교통부 항공정책과장,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정일영 예비후보와 변호사인 박소영 예비후보가 경선을 준비중이다. 

민주당 정일영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진과 같은 내용을 기재했다. 자신의 장점과 다른 후보의 단점에 대해 잘 알릴 수 있는 글을 수능 시험의 시험 문항처럼 제작하여 공개한 것이다. [일영QUIZ]라는 이름 하에 3가지 문항이 작성되었다. 
  
해당 글은 연수을 지역구의 후보자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일영 예비후보
 정일영 예비후보
ⓒ 정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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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도 현안 해결에 가장 알맞은 것을 모두 고르시오.' 라는 지문의 '막말', '탄핵'이라는 단어에서는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강성 친박 성향의 발언으로 주목을 끈 민경욱 의원이 연상된다. '소수정당'은 6석의 정의당 출신인 이정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2. 다음 중 품격과 거리가 가장 가까운 사람을 고르시오.'라는 글에서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의 '골든타임 3분' 발언, '천렵질' 발언 등이 출제되었다. 

문제가 된 것은 3번 문항이다. '다음 중 아이, 가족, 결혼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알맞은 것은?' 이란 질문이 제시되었다. 보기를 보면 두 가지 문항이 정답이고, 두 가지 문항은 오답임을 알 수 있다.

 우한 전세기 파견에 대해 '신중하라'며 만류한 것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었다. 따라서 ㄴ의 우한 전세기에 '신중하라'며 만류한 M씨는 민경욱 의원으로 보인다.

ㄷ의 30년째 결혼기념일에 아내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J씨, ㄹ의 아들에게 매일 사랑하고 신뢰한다고 문자하는 J씨는 부정적인 내용이 없는 것으로 보아 성이 J로 시작하는 후보인 정일영 후보 본인임을 추측하게 한다. ㄷ과 ㄹ이 정답이라면 지문의 정답은 4번이므로, 자연스럽게 ㄱ과 ㄴ이 오답이 된다. 

문제는 ㄱ이다. 미혼인 L씨는 오답이다. 연수을 지역구에는 성이 L로 시작하는 후보로 정의당 이정미, 국가혁명배당금당 임지영 예비후보가 있다. 세가 미약한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가 민주당에 위협적인 후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미혼이다. 또한 과거 시사프로그램에서 미혼인 이유를 질문받자 "지금의 상황이 그렇게 불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따라서 연수을에서 활동하는 유력한 후보인 미혼 L씨는 이정미 후보로 추정된다.

그리고 질문지에 따르면 미혼이므로 아이, 가족, 결혼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된다. 문제는 '미혼은 아이, 가족, 결혼을 이해할 수 없다'는 문장의 '가족'상은 시대착오적이고 차별적이라는 점이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이상한 정상가족'의 저자인 김희경 씨를 여성가족부 차관에 임명한 바 있다. '이상한 정상가족'은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을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보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한 책이다. 

'이상한 정상가족' 책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따라서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이 정상가족의 형태로 간주된다. 그런 정상가족에 맞지 않거나 이르려 하지 않는 가족은 정상이 아닌 존재가 된다. 이러한 생각은 가족 안으로는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만들고, 밖으로는 정상가족의 형태가 아닌 가족의 사람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보지 않게 만든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

정일영 예비후보는 미혼인 후보는 가족을 잘 이해할 수 없다는 암묵적 전제 하에 질문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아내에게 장미꽃을 선물하고, 아들에게 사랑하고 신뢰한다고 매일 문자하는' 정상가족 후보에 비해 미혼인 비정상가족 후보는 가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전제 역시 핵가족이 정상가족이며 미혼인 성년 여성이 있는 가족은 제대로 된 가족이 아니라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경인지방통계청의 '통계로 본 인천시 1인 가구의 특성'에 따르면, 인천의 가구 4곳 중 1곳은 1인 가구다. 연수구에도 2만6658개의 1인 가구가 있다. 정상가족의 구성원이 가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많은 사람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기혼의 여부만으로 선거 후보자의 자질을 가리기엔 다양하고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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