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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아래 라임)의 환매(계약해지) 연기로 묶인 약 1조6000억 원 가운데 일부 펀드는 투자금액의 절반 가량을 잃을 수 있고, 다른 일부는 전액 손실될 수 있다는 실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당국은 회사가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펀드 구조를 기형적으로 설계했고, 적절한 내부통제 장치가 없어 위법 행위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당국은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규제를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강화할 방침이다. 

14일 오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사가 운용하는 4개 모펀드와 관련 자펀드 173개에서 환매 연기가 발생했었다. 모펀드 기준 환매 연기 금액은 1조7226억 원에 달했다. 

해당 모펀드 가운데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는 주로 국내 사모사채 등 국내 자산에 투자됐고, 플루토 TF-1호와 크레딧 인슈어드 1호는 해외무역채권 등 해외자산에 투자됐다. 이와 관련한 173개 자펀드를 판매한 금융회사는 19곳이다. 우리은행의 판매액이 3577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투자는 3248억 원, 신한은행은 2769억 원이었다. 

당국 쪽 권유로 라임이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자산을 실사한 결과, 모펀드 중 주로 국내 자산에 투자한 2개 펀드 가운데 플루토 FI D-1호의 회수율은 50~68%로 추정됐다. 회수추정 금액은 6222억~8414억 원이다.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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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G 손실 따라 전액 손실 가능성도

이와 함께 테티스 2호의 회수율은 58~79%으로, 금액 기준으로는 1692억~2301억 원으로 추산됐다. 투자 원금의 최대 절반 가량이 날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해외투자 모펀드 2개의 실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 플루토 TF-1호의 경우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 쪽 설명이다. 해당 모펀드는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였던 IIG펀드 등 5개 해외무역 금융펀드와 연동돼있는데, 이 손실이 2억 달러 이상이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회수율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모펀드의 기준가격이 주식·채권시장 변동 등에 따라 조정되면 증권사 등 판매사가 그에 따른 자펀드 기준가를 반영해 투자자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준가격은 '현재 환매 청구를 한다면 손익이 이 정도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잣대다, 매일 바뀐다"며 "(환매 연기 후) 3달 이상 지나 (예상 회수율 발표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은 라임을 대상으로 한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하고, 회사와 신한금투가 플루토 TF-1호 관련 부실을 숨긴 채 판매한 것이 사기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폰지사기 연루 알고도 숨겨... 금감원 "사기 혐의"

해당 펀드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신한금투 명의로 IIG펀드 등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는데, 이때 신한금투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라임에 투자금을 대출해줬다. 감독당국은 두 회사가 2018년 6월 IIG펀드 관련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같은 해 11월까지 인위적으로 가격을 정하는 식으로 부실을 숨긴 것으로 파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금투는 2018년 11월 IIG펀드의 해외사무수탁사로부터 펀드 부실, 청산절차 개시 관련 이메일을 받았음에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손실을 은폐했다"며 "허위로 매달 가격이 올라간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 사기 혐의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당국은 펀드의 설계와 운용 자체도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임이 사모사채 등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의 투자 비중을 높이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이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로 설정한 것이 기형적이었다는 얘기다. 또 회사가 대출과 같은 TRS 등을 활용해 원금 이상의 자금을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한 것도 문제였다는 것이 금감원 쪽 판단이다. 

더불어 감독당국은 회사 내부에 적절한 통제 시스템이 없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독단적으로 운용에 나서면서 다수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회사가 특정 펀드의 손실을 피하려 다른 펀드 자금으로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했고, 일부 임직원은 업무상 정보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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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형 개선안 꺼내든 당국

금감원은 라임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투자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환매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하는 한편, 피해 구제를 위한 분쟁처리는 환매진행 경과 등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는 라임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당국은 사모사채 등 비유동성 자산 비중이 50% 등 일정 비율 이상이면 개방형 펀드로 설정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이 같은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환매가 늦어지거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환매될 수 있다고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더불어 회사가 모-자-손 등 복잡한 구조로 된 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비용, 위험 등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감독당국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금융위 쪽 계획이다. 

다만 당국은 이번 라임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최근 52개사 펀드에 대해 실태점검을 했지만 대부분 큰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일부 펀드에서 문제가 나타나 핀셋형으로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가 있었는데 청동기를 발명했음에도 이것이 살인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 발전하지 못했다면 인류는 석기시대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정책관은 "자본시장은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시장인데 (1금융권인) 은행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며 "금융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핀셋형 제도 보완과 함께 사모펀드 판매회사의 권한과 책임 부분에 대해선 법률 개정 과정에서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책임을 일정 부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할 계획"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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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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