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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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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내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 교수와 신문사의 편집인을 검찰에 고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가 14일 고발 취하를 결정했다. 이낙연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또한 당 지도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민주당 찍지말자' 칼럼 썼다고 고발? 정당이 할 일인가")

민주당 여론 비판에 고발 취하,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임미리 교수 및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다.

임미리 교수는 특정 정치인의 씽크탱크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다만 결정 자체에 대한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비판 여론의 중심에는 민주당을 향한 실망이 내포돼 있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선 정치 표현과 선거운동의 범위 확대를 강조했던 민주당이 이를 제약하는 우를 범했다는 지적이다.

공직선거법 전문가인 김선휴 변호사는 민주당의 이번 결정으로 또 다른 위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국민의 판단 능력과 결정권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 칼럼란에 기고한 글.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 칼럼란에 기고한 글.
ⓒ 경향신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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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변호사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도 예전에는 정치적 의사 표현 제약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던 진영이고, (선거운동 확대를 위한) 선거법 개정안도 유권자의 의사 표현을 많이 허용하자는 쪽이었다"면서 "자신의 당명을 거론해 비판적 의사표현을 했다고 가장 강력한 수단인 형사고발을 했다는 것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칼럼 내용을 보면, '너희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게 많은 실망을 사고 있으니 좀 더 잘하라'는 채찍질에 가깝다. 민주당의 (고발조치는) 또 다른 본보기가 되어 선거기간 정치적 표현을 하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위축 효과를 줄 수 있는 굉장히 부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대법원의 판결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 또한 공직선거법의 해석을 '정치적 자유'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법부의 판결 경향도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쪽인데, 민주당이 제동을 걸었다"는 비판이었다.

김 변호사는 "지금 선거법은 국민이 여론에 쉽게 휩쓸리는 미성숙한 시민들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만든 법이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민주당만 빼고 찍으라'고 한다고 '민주당만 빼고 찍어야지' 우르르 휘둘리겠나. 자기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여러 정보를 걸러 들어 투표하는 성숙한 시민들이다. 법을 휘두르는 위정자들도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본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부서도 "겸손하고 온전한 당 돼야" 

실제로 민주당은 과거 당내 의원들이 정권으로부터 재갈을 물릴 때마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의 "나는 당신과 의견이 다르다. 하지만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당신의 자유를 위해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기도 했다.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이 논의될 당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회의에서 볼테르의 이 문장을 인용하며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등은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비판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다"라면서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전 의원 또한 2013년 장하나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사퇴를 요구해 새누리당에서 제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자, 같은 문구를 인용했다. 

당 내부에서도 "오만했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신없는 짓을 했다"면서 "법적으로 맞을지는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옳지 않다. 언론 자유를 정면으로 거슬렀다, (언론이 우리를) 긁는다고 해도, 의연하게 가야하는 것이 정당이다"라고 꼬집었다.

일부 의원들은 이름을 내걸고 비판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정성호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면서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의락 의원 또한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라면서 "어쩌다가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민심은 민주당에게 온전하고 겸손하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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