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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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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로로 163번지 담벼락에는 영춘화가 노랗게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 주인 아저씨가 싹뚝 싹뚝 가지를 심하게 잘라서 내년 봄에는 꽃을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영춘화는 더 무성한 생명력으로 봄 소식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담벼락 영춘화가 꼭 애들 같아 쉬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 꽃속에 애들의 웃음과 애띤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애들아 잘 있니…?' 낮은 소리로 안부를 전해봅니다.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평온해 보이고 세월은 무심히 흘러감에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가슴앓이를 하곤 합니다. 꽃 핀 자리마다 기억해야 할 아픔이 있기 때문입니다. 봄에 피는 꽃은 가장 아픈 자리부터 먼저 피어오릅니다.

일하면서 끼는 농부의 장갑은 어느 때인가 부터 노란색입니다. 늘 끼고 다니는 카메라 가방에도 노란 리본이 달려있습니다. 그 봄날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그들과 특별한 관계가 없음에도 꼭 내 일 같고 안쓰러워 그 희생에 조금이나마 산자로의 책무를 다하며 살고자 하는 마음의 표식이었습니다.

언제나 진정한 봄은 올까. 이념과 몇 푼의 돈, 경계와 분단을 걷어내는 해빙의 봄날은 언제나 올까? 담벼락 온기에 남보다 피어나는 영춘화를 보며 작은 기도를 드립니다. 봄날이여 속히 오라! 마음의 갈등과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참 봄날이여 어서 오라고…

- 지리산 화엄사로 165번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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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아래, 섬진강가 용정마을로 귀농(2014)하여 몇 통의 꿀통, 몇 고랑의 밭을 일구며 산골사람들 애기를 전하고 있는 농부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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