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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진 영남의료원 전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227일 만인 12일 오후 환하게 웃으며 걸어나오고 있다.
 박문진 영남의료원 전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227일 만인 12일 오후 환하게 웃으며 걸어나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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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 이상 노동자들이 노조 할 권리를 위해 목숨을 거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9) 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해고자 복직과 노동조합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70m 높이의 병원 옥상에 올라간 지 227일 만에 땅으로 내려오면서 한 첫 소감은 '노조 할 권리'였다.
 
박 전 지도위원은 12일 오후 3시 고공농성을 벌이던 영남대의료원 본관 옥상에서 김진경 노조지부장, 송영숙 전 부지부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의 박수를 받으며 내려왔다.
 
박 전 지도위원은 철재 계단을 내려오다 손을 흔들고 "다리가 안 떨어져"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밑에서 기다리던 조합원들은 "박문진 내려와라. 미련 두지 마"라며 들뜬 목소리로 화답했다.
 
박 전 지도위원은 "제가 무탈하게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많은 연대와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 전 지도위원이 내려오자 박수를 치며 지켜보던 노조원들은 목에 화환을 걸어주고 꽃다발을 건네며 포옹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고공농성을 하는 친구를 응원한다며 부산에서 대구까지 100km를 걸어 응원을 왔던 김진숙 지도위원도 "고생했다"며 박 전 지도위원을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박 전 지도위원과 함께 고공농성에 들어갔다가 건강이 악화돼 중도에 내려왔던 송영숙 전 부지부장은 "긴 시간 동안 꿈을 꾼 것 같다"면서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되었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전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227일 만인 12일 오후 병원 옥상에서 내려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포옹을 해주고 있다.
 박문진 영남대의료원 전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227일 만인 12일 오후 병원 옥상에서 내려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포옹을 해주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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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밖에서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기다리던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등 250여 명은 "고생했다", "사랑한다"며 박수로 박문진 전 지도위원장을 맞았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우리들의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서 박문진 지도위원이 227일 만인 오늘 건강한 모습으로 땅에 내려오게 되었다"며 "환호하며 기쁘게 박수로 맞이하자"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어제 사실 포기하는 마음으로 만났지만 사측도 이제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결단을 하고 와서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었다"면서 "영남대의료원이 과거의 아픈 노조탄압, 인권유린을 씻어내고 노사관계가 발전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경 영남대의료원 노조지부장은 "227일 동안 맑은 날보다 어두운 날이, 앞이 보이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면서 "빛이 되어주고 함께 손잡아 주셨던 전국의 모든 분들에게, 이런 날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문진 전 지도위원은 "저에겐 30여 년 동안 유예된 진정한 나이팅게일의 꿈이 있었다"면서 "그 꿈을 실현하고 싶어서 그냥 떠나고 싶었다. 그래도 우리 동지들은 아무도 나를 욕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장이 이렇게 무자비하게 파괴되어 있는데 아무리 나의 꿈이 소중하더라도 그냥 떠나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했다"면서 "227일 동안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여러분들이 있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영남대의료원 노사가 해고노동자 사태와 노조 문제에 대해 최종 합의하면서 박문진 전 지도위원(가운데)와 송영숙 전 노조 부지부장(왼쪽)은 신규채용으로 다시 입사하게 됐다.
 영남대의료원 노사가 해고노동자 사태와 노조 문제에 대해 최종 합의하면서 박문진 전 지도위원(가운데)와 송영숙 전 노조 부지부장(왼쪽)은 신규채용으로 다시 입사하게 됐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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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남대의료원 노사는 지난 11일 오후 11시쯤 대구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제3자 사적조정을 통해 최종 합의를 이루어냈다. 이날 합의에서는 해고노동자 박문진 전 지도위원과 송영숙 부지부장을 신규채용하고 박 지도위원은 채용 즉시 퇴사하기로 했다.
 
또 노조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사 상호 노력과 민·형사상 문책 금지 및 법적 분쟁 취하 등이다.
 
이날 합의로 박 전 지도위원은 오는 3월 1일 간호사로 채용하되 곧바로 퇴직하고 병원은 위로금을 지급한다. 송 부지부장은 오는 5월 1일 신규로 채용한다.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은 "사적조정대로 상호존중을 통해 노사화합을 이루고 노사관계의 발전과 의료원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를 바란다"면서 "상호간 합의안이 잘 지켜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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