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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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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사이트(기생충) 같은 영화는 보지 않는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체제 전복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좌파 영화" -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


2019년 5월,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영화 <기생충>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반응은 철저한 무시 그리고 '좌파 영화' 딱지였습니다. 그런데 <기생충>이 지난 10일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 국제영화상, 감독상까지 총 4관왕을 차지하자 자유한국당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습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까지 수상하며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이어 4관왕을 기록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연이어 들려온 놀라운 소식이다. 전 세계에 한국 영화, 한국 문화의 힘을 알린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

지난 10일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영화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라며 "다른 무엇보다 우한 폐렴으로 침체와 정체,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에 전해진 단 비 같은 희소식이다"라고 논평했습니다.

정치권이 이슈에 따라 논평을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자유한국당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축하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봉준호 감독 
 
 이명박 정부 청와대 기획관리관실에서 작성한 내부 문건.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 중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가 추진됐다”라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 등을 예로 들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기획관리관실에서 작성한 내부 문건.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 중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가 추진됐다”라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 등을 예로 들었다.
ⓒ 자료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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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교묘하게 지원을 막거나 창작 활동을 방해했습니다. 블랙리스트 대상 문화예술인 중에는 봉준호 감독도 포함됐었습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봉 감독의 작품 중 3편이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설국열차(2013년작): 시장 경제를 부정하고 사회 저항 운동을 부추김
○괴물(2006년작): 반미 정서와 정부의 무능을 부각해 국민의식을 좌경화
○살인의 추억(2003년작): 공무원과 경찰을 비리 집단으로 묘사해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 주입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이유를 보면 마치 독재정권 시절 이뤄지던 검열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특히 반미 정서와 정부의 무능을 부각한다는 대목을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영화를 대하는 수준이 얼마나 반예술적이고 비민주적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가들은 '국가권력이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통제하고 억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문화예술계는 당시를 두고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암흑기'라고 평가했습니다.

봉준호 감독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는 트라우마다" 
 
 지난해 5월,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낸 AFP통신.
 지난해 5월,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낸 AFP통신.
ⓒ AFP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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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 AFP통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봉 감독은 이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대해 "한국의 예술가들을 깊은 트라우마에 잠기게 한 악몽 같은 몇 년이었다"라며 "여전히 트라우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이들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AFP 통신의 기사 제목은 "블랙리스트에서 블록버스터까지"였습니다. 이 기사는 박근혜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와 언론의 자유, 세월호 참사 등을 다뤘습니다. 
 
"문화는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국민적 양식이며 산업이다.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사회 전체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영화이고 문화이다. 자유한국당은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2월 10일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
 
자유한국당은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자 "자유한국당은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자신들이 문화예술가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과거는 잊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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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를 운영하는 정치블로거, 진보나 좌파보다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며 제주도에서 에순양과 요돌군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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