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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맛있는 소고기육회비빔밥이다. 한 그릇에 8천원이다.
 착하고 맛있는 소고기육회비빔밥이다. 한 그릇에 8천원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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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의 고소한 향기에 식욕이 돋는다. 시금치와 콩나물, 고사리나물, 등 갖가지 나물에 소고기육회와 노른자를 살짝 익힌 계란프라이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에 쓱쓱 비비다보면 군침이 고인다. 이렇게 잘 비벼진 비빔밥을 욕심껏 한술 떠먹으면 어느새 입안에서 봄 향기가 피어난다.

입맛 없고 밥맛없을 때는 비빔밥이 최고다. 밥을 맛있게 비벼내면 집나간 입맛도 밥맛도 되살아난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대표적인 비빔밥은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이다. 전주비빔밥은 콩나물이 주재료다. 숙주나물과 육회를 얹어내는 진주비빔밥은 놋그릇에 담아낸다. 제사에 사용된 나물과 식재료를 넣어 비벼먹는 안동 헛제삿밥도 비빔밥의 한 종류다. 북한 지역에서는 밥을 기름에 볶아 만드는 황해도 해주 비빔밥이 유명하다.

놋그릇이나 돌솥에 담아낸 비빔밥이 인기다. 이는 색색의 채소와 나물을 이용해 멋스럽게 담아내는 비주얼 때문이다. 또한 비교적 요리가 간단해 누구나 쉽게 만들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선하고 맛있는 식재료가 더해질수록 비빔밥은 그 맛과 풍미도 더해진다.

참치 통조림 캔 하나만 있어도 비빔밥은 달라진다. 새싹채소나 요즘 제철인 꼬막을 비빔밥에 이용해도 좋다. 특유의 식감이 좋은 날치알이나 바다 향을 품은 멍게를 이용한 멍게비빔밥도 인기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쉽고 간단한 요리가 비빔밥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 비비면 맛있을까. 그건 순전히 자신의 취향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식재료를 골라 직접 비벼내기 때문이다. 또한 비빔밥을 비비면서 "이건 진짜 맛있을 거야!" 라고 자기 최면을 걸기 때문이다. 하기야 직접 해먹는 음식은 대부분 자신의 입맛에는 제격이다. 
 
잘 비벼진 비빔밥을 욕심껏 한술 떠먹으면 어느새 입안에서 봄 향기가 피어난다.
 잘 비벼진 비빔밥을 욕심껏 한술 떠먹으면 어느새 입안에서 봄 향기가 피어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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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에는 부드럽고 맛있는 선홍빛 소고기 육회가 들어갔다. 나물 몇 가지를 더해 비벼내면 그 맛이 일품이다.
 비빔밥에는 부드럽고 맛있는 선홍빛 소고기 육회가 들어갔다. 나물 몇 가지를 더해 비벼내면 그 맛이 일품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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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전주나 진주가 아니어도 전국 어디에나 그 지역의 맛있는 비빔밥은 있다. 지역민들이 자주 찾는 최고의 집이면 더욱 좋겠다. 본고장의 맛을 뛰어넘는 그런 곳이면 더 더욱 좋겠고. 아무튼 특색 있는 그 지방의 맛을 찾아낸다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이슈가 되고 소스라칠 일은 아니지만 제법 맛있는 비빔밥이다. 전남 강진 성전의 한 식당이다. 부모님이 식육점을 운영해 고기의 품질이 남다르고 나물 반찬에서도 남도의 정서가 느껴진다. 소소한 나물 반찬 몇 가지만으로도 이렇게 맛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소고기육회비빔밥이다. 한 그릇에 8천원이다. 이 착한 비빔밥에는 부드럽고 맛있는 선홍빛 소고기 육회가 들어갔다. 우리 국민들이 사랑하는 소고기 육회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담겨있다. 기분 좋은 상차림이다. 남도의 맛이 한껏 담겨있어 입맛이 절로 돈다. 나물에 선홍빛 육회 노란 계란프라이에 비벼낸 이 맛, 고급진 식감이 나름 만족스럽다.

한편, 비빔밥은 보편적인 일품요리로 골동반이다. 옛날 궁중에서는 비빔이라고 하였다. 1800년 말엽 조선후기 음식 조리서인 <시의전서>에 처음 등장한다. 하지만 그 역사가 짧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상에 제사를 지낸 후 밥에다 제찬을 섞어 비벼 먹었을 것으로 추정 되는 바 비빔밥은 제삿밥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비빔밥, #골동반, #소고기육회비빔밥, #맛돌이, #일품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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