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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해도와 가란도 사이에 놓인 목교 압해도와 가란도 사이의 폭은 200m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두 섬 사이에 목교가 놓여 자유롭게 사람이 왕래할 수 있게 됐다.
▲ 압해도와 가란도 사이에 놓인 목교 압해도와 가란도 사이의 폭은 200m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두 섬 사이에 목교가 놓여 자유롭게 사람이 왕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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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은 4개 권역, 20개 섬에 77개 코스로 1004km에 이르는 '해안모실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완공을 예정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비금도와 임자도, 장산도, 자은도 외에 많은 섬에서 완공됐거나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압해도에는 대표적으로 가란도에 모실길이 조성되어 있어 많은 여행자가 섬을 다녀갔다. 모실길의 '모실'은 손님을 극진히 모신다는 뜻이며 남도 사투리로 '마을길'이란 의미를 지닌다. 특별한 명소로 꾸며진 코스는 아니지만 지역과 섬사람의 이야기나 역사, 문화를 담아 소개하는 정감 있는 여행 코스이다.

지난 2008년 압해도와 목포 사이에 압해대교가 놓인 후 2013년 압해읍 분매리의 숭의 선착장에서 가란도를 오갈 수 있는 목교가 설치됐다. 목교는 가까운 거리지만 사선이나 나룻배를 타고 왕래해야 했던 주민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편 외부 방문객이나 여행자도 쉽게 섬을 드나들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내고 있다. 차량은 진입이 어렵지만 이륜차나 자전거, 소형 전기차가 드나들 수 있다.

그래서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여행 스타일인 에코(Eco)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가란도의 해안선은 약 6.5km로 해상목교에서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도는데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이면 충분하다. 모실길은 목교를 출발해 솔등해수욕장-시몬-한삼길-돌캐노두길-용머리-용머리 정상-용굴-주상절리-짝짓기나무-목장-까치섬을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된다.
  
가란도 목교를 통해 섬으로 들어가는 길에 오르다 폭이 좁아서 자전거 정도의 이륜차나 도보로 왕래할 수 있다. 작은 섬에 차량 통행이 가능했다면 어땠을까? 가란도 모실길로 통하는 목교는 사람 이전에 자연을 생각하는 에코로드(EcoLoad)이다.
▲ 가란도 목교를 통해 섬으로 들어가는 길에 오르다 폭이 좁아서 자전거 정도의 이륜차나 도보로 왕래할 수 있다. 작은 섬에 차량 통행이 가능했다면 어땠을까? 가란도 모실길로 통하는 목교는 사람 이전에 자연을 생각하는 에코로드(EcoLoa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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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차량을 이용하면 섬으로 통하는 목교로 접근이 쉽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신안여객, 태원여객에서 운행하는 130번, 150번 버스를 타고 목포에서 들어와 '신기' 정류장에서 내려서 숭의 선착장까지 걸어가는 방법이 첫째요. 압해읍 소재지에서 숭의리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선착장에서 내리는 방법이 두 번째다. 전자는 대로변에서 목교까지 약 2km를 더 걸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찬찬히 분매리의 두지마을과 숭의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것도 좋겠다.

가란도는 압해도에 속한 작은 섬으로 약 1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유인도다. 예전엔 작은 나룻배나 어선을 타고 본섬인 압해도나 목포로 들고 났지만 지금은 해상목교가 놓여 걸어서 왕래할 수 있다. 압해도와 가란도 사이에 폭은 200m에 불과 하지만 바람이 불면 건너기 어려웠다. 그래서 주민은 건널 수 있는 연륙, 연도교가 하루빨리 놓이길 소원했다. 목교의 폭이 좁아 자동차의 통행이 어려우니 섬 안에는 소형 전기차나 자전거, 오토바이가 주민의 발이 되고 있다.

목교를 지나 섬에 가까워지면 어느 쪽에서 출발할까 고민이 생긴다. 오른쪽은 마을로 접하는 임도와 큰 창고가 보인다. 그 반대편인 왼쪽은 너른 갯벌과 자갈밭이 펼쳐져 있다. 어디로 가더라도 해안길만 잘 따르면 결국 섬을 한 바퀴 도는 셈이라서 차이는 없다.

하지만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하루 두 번씩 물이 들고 써는 서해안의 특성상 썰물 틈에 갯벌을 보며 걸을 수 있다면 좀 더 풍성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뭍의 민물이 바다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곡선을 그리며 물길을 만드는 풍경, 갯가에서 굴이나 바지락을 채취하며 생업을 일구는 섬사람의 모습, 먹이를 찾아 갯벌을 걸어 다니는 철새 떼는 섬에서만 만날 수 있어서 특별하다.
 
가란도 모실길에서 만나는 첫 명소. 솔등해수욕장 가란도 모실길에 포함된 작은 명소의 대부분은 해안에 있다. 짧지만 아담해서 비밀의 해변처럼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솔등해수욕장
▲ 가란도 모실길에서 만나는 첫 명소. 솔등해수욕장 가란도 모실길에 포함된 작은 명소의 대부분은 해안에 있다. 짧지만 아담해서 비밀의 해변처럼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솔등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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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 물때에 맞추어 섬을 방문한 덕분에 훤히 드러난 드넓은 갯벌을 볼 수 있는 왼쪽으로 들어서서 '솔등해수욕장'을 찾는다. 압해도의 해안선에는 고운 모래가 나지 않아 해수욕장이 없는데 가란도의 솔등해수욕장은 지세가 비교적 평탄하다. 약 180m의 해안선에는 모래사장과 갯벌이 경계를 이루고 있어서 해수욕과 함께 갯벌체험을 즐기기에 좋다.

'시몬'은 안내문이 없어서 이해하기 어렵지만 해안에 곡선을 그리는 독특한 형태의 모랫등을 말하는 듯하다. 자연이 만들어낸 등은 무안군의 톱머리 해수욕장과 비슷한데 조류가 약한 구간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래가 자연스럽게 퇴적되면서 지형이 형성되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한삼길을 지나 돌캐노두길에 이르러 느리게 걷는다. 돌캐노두길은 가란도에서 '버섬'이라는 작은 무인도까지 크고 작은 돌을 날라 생업의 연장선을 늘렸던 주민의 땀과 눈물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바윗돌에 붙어 기생하는 굴이나 따개비가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 시선을 잡아당긴다.

만 형태의 해안에 'ㄱ'자로 돌을 쌓은 노두길은 섬사람의 전통 어법인 '독살'의 역할도 하는 듯하다. 독살은 간조와 만조와 같은 물때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법이다. 갯가에 안팎을 경계 짓는 담장 형태로 길게 돌을 쌓는데 어부는 밀물에 멋모르고 독살 안으로 들어왔다가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한 생선을 잡는다. '돌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남도 사투리로 독은 돌과 혼용되곤 한다.
 
갯가에서 갯살림을 일구는 마을 어민 하루에 두 번 물이 쓰고 드는 조수간만의 차는 어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준다. 밀물엔 어장을 살피거나 조업을 하고, 썰물엔 훤히 드러난 갯벌을 걸으며 고둥이나 굴, 감태 등 다양한 갯것을 얻는다. 물때와 바다 지리를 잘 아는 지역의 어민은 늘 부지런하다.
▲ 갯가에서 갯살림을 일구는 마을 어민 하루에 두 번 물이 쓰고 드는 조수간만의 차는 어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준다. 밀물엔 어장을 살피거나 조업을 하고, 썰물엔 훤히 드러난 갯벌을 걸으며 고둥이나 굴, 감태 등 다양한 갯것을 얻는다. 물때와 바다 지리를 잘 아는 지역의 어민은 늘 부지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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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시계인 물때를 활용하여 생업을 일궜던 선조의 지혜로움을 배우고 거친 자갈밭을 걷다 보면 용머리를 만난다. 유난히 압해도에는 용과 관련된 지명이나 설화가 많다. 본섬의 북쪽에 소재하는 법정리 가운데 가룡리, 복룡리, 신용리에는 모두 '용(龍)'자가 들어간다. 압해도는 역사적으로 강한 인물을 배출한 지역이다.

고려 건국 전에 수달이란 별칭을 가진 '능창'은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심복으로서 서남해안 일대의 섬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한 강력한 해상세력의 우두머리였다. 몇 해 전에는 신안군과 압해읍이 주관하여 송공산 입구에 능창 장군의 넋을 기리고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석조 조형물을 세우기도 했다. 강력한 해상세력의 중심으로써 압해도에 신령스러운 선신(仙神)인 용이 지명이나 설화의 소재로 쓰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모실길 11번 코스인 주상절리 가란도 해안선을 따르다 보면 독특한 지질형태인 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다. 꼭 가란도가 아니라도 신안군의 크고 작은 섬의 갯가에는 이런 지형이 많다. 증도면의 병풍도에 있는 병풍바위가 대표적인 예이다.
▲ 모실길 11번 코스인 주상절리 가란도 해안선을 따르다 보면 독특한 지질형태인 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다. 꼭 가란도가 아니라도 신안군의 크고 작은 섬의 갯가에는 이런 지형이 많다. 증도면의 병풍도에 있는 병풍바위가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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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굴'은 긴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데 풀숲에 가려 있어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사람이 들어갈만한 어두컴컴한 토굴이니 금방 식별이 가능하다. 마을에서 고령의 주민에게서 용굴과 관련된 옛이야기를 들었다.

용굴은 한때 금굴(金窟)로도 불렀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가란도에 들어와 살면서 광맥을 탐사하다가 금맥을 발견해 많은 금을 채굴했다. 해방 이후 일본으로 귀국하면서 폐광되었는데 갱도 안팎으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해 많은 양의 바닷물이 밀려와 굴 내부에 차 있다.

갱도는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깊고 길다. 안전하지 못하니 입구와 가까운 지점에서 두리번거리다 얼른 밖으로 나왔다. 주민의 증언에 따른 스토리텔링에 기반하여 금광 갱도를 복원해서 안전을 담보한다면 여행자가 걷는 체험행사로 충분하다. 동굴을 와인 저장고로 쓰거나 공간을 활용해서 영화제나 음악제와 같은 축제를 여는 지역의 사례를 참고해서 기획하면 좋겠다.

주상절리는 가란도 해안선에서 만나는 암벽의 독특한 지질 형태를 대표한다. 오랫동안 침식과 퇴적이 반복되면서 생성된 독특한 형태가 신비롭다. 모실길을 탐방하면서 이곳, 주상절리 외에도 곳곳에서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까 눈을 크게 뜨고 다니길 권한다.  
 
가란마을  화장실이나 음수대가 따로 없는 가란도에서 편의시설을 찾는다면 가란마을에 있는 경로당이나 보건진료소에 들르면 좋겠다. 정갈하고 소박한 마을 풍경을 눈에 담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가란마을  화장실이나 음수대가 따로 없는 가란도에서 편의시설을 찾는다면 가란마을에 있는 경로당이나 보건진료소에 들르면 좋겠다. 정갈하고 소박한 마을 풍경을 눈에 담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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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를 두 병쯤 챙겨왔지만 다 마셔버려서 마을을 찾기로 한다. 가란리의 마을 중심에는 보건지소와 경로당, 자율어업공동체 사무실이 있다. 보건소는 마을 주민이 의료나 생활 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목적 외에도 담소를 즐기는 사랑방으로 쓰인다.

보건지소 소장님이나 어른 모두 낯선 객(客)의 방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며 차 한 잔 권하는 넉넉한 마음을 가졌다. 모실길에서 화장실이나 음수대처럼 편의 시설을 만나기 어려우니 보건소나 경로당에 부탁해 이용할 수 있겠다.

마을에서 멀어져 다시 탐방길에 오른다. 짝짓기나무는 한 뿌리에서 자란 두 가지가 서로 엉기고 엮여 가지를 뻗는 특이한 형태의 나무다. 그 형태가 특별한 만큼 예로부터 이와 관련된 감동적인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가란도 남자와 까치섬(짝짓기나무와 마주하는 섬) 여자가 서로 사랑을 했다. 그런데 양가의 반대로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남몰래 이곳에서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들은 영원한 사랑을 위해 서로 나무가 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

말이나 소를 방목하여 키웠을 것으로 추측하는 드넓은 들판인 목장을 지나 목교에 도착하기까지 3시간 30분이 걸렸다. 마을에서 주민 어른을 뵈어 용굴(금굴)에 관련한 옛이야기나 마을 정보를 듣느라고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가란도로 향하는 목교 근처에 식당이 한 군데 있는데 겨울에는 쉬는 듯하다. 간단히 여행하면서 먹을만한 간식과 물을 준비하면 좋겠다. 섬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눈과 귀로 듣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가란마을에서 다시 목교로 나가는 길에서 만난 애기동백꽃 가란마을에서 목교로 나가는 길에 만나는 애기동백꽃. 오후의 볕을 받아 따사롭게 물이 들었다.
▲ 가란마을에서 다시 목교로 나가는 길에서 만난 애기동백꽃 가란마을에서 목교로 나가는 길에 만나는 애기동백꽃. 오후의 볕을 받아 따사롭게 물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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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란도 가는 방법]

- 목포 출발: 신안여객이나 태원여객 소속의 130번, 150번 버스에 승차하여 '신기' 버스 정류장 하차- 정류장에서 숭의 선착장까지 도보로 약 2km 이동-목교 도착-모실길-압해읍 소재지 출발: 의금, 장감, 숭의 발 마을버스 승차-숭의 선착장 하차하여 목교 도착-모실길 여행 (읍내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는 신안군청-문화관광-대중교통 운행정보-압해읍 노선에서 확인)

[여행 정보]
 

1. 가란도에는 편의점이 없다. 여행 전에 미리 음식이나 음료를 구비해갈 것. 급한 용무가 있으면 마을의 경로당이나 보건지소에 방문하여 사정을 말하고 해결하면 좋겠다.

2. 섬 안팎으로 풍성한 풍경을 감상하려면 꼭 물때를 확인해서 가기를 권한다. 일부 해안선에는 걷기에 어려울 정도로 물이 드는 경우가 있다. 간조 2시간 전에 목교에서 출발하면 적당하다. 바다타임(https://www.badatime.com/)에서 목포 물 때 간조시간을 확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안군의 여행, 음식, 사람, 이야기 등 섬과 관련된 콘텐츠를 소개하는 '레츠고 신안(http://www.letsgoshinan.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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