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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
▲ 검찰 자진출석하는 임종석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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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시려고 한다. 정치를 쭉 해왔기 때문에 역시 정당 속에서 함께 하는 게 좋다." (이해찬 대표, 2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우리 당의 많은 사람들이 그가 이번 총선 과정에서 상당한 역량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인영 원내대표, 22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당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선 써야 한다. 상황은 유동적이다." (설훈 최고위원, 28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

"오세훈 전 시장이 있는 서울 광진을이 추미애 대표가 빠진 후 위험하다. 그런데 그를 넣어 조사해 봤더니 여유 있게 이기는 것으로 나오더라. 불출마 진정성은 이해하지만 출마했으면 좋겠다." (우상호 의원, 2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임종석. 최근 며칠간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물들이 앞다퉈 소환한 이름이다. 지난 2019년 11월 돌연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한 그였지만 4.15 총선이 다가오자 물밑에선 이미 그의 출마 얘기가 무성했다. 그러다 21일, 민주당 총선 정강·정책 방송 첫 번째 연설자로 그의 얼굴이 TV로 나오면서 정계 복귀론이 가속화됐고, 29일엔 그가 직접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겠다"며 검찰 출두 일정을 공개했다. 그리고 30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그는 "오늘날 왜 손에서 물 빠져나가듯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지 아프게 돌아보라"고 연설을 했다.

수도권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불출마 선언을 덮고 '그림'을 만들기 위해 임 전 실장과 당 지도부가 합을 맞춰 시나리오를 만드는 형국 아니냐"라고 평가했다. 한 언론에선 "출두가 출마로 들린다"는 촌평이 나왔다.

정말일까? 

대세는 "불출마할 것"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
▲ 검찰 자진출석하는 임종석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자진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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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임 전 실장이 출마하지 않을 거란 예상을 내놨다. 임 전 실장은 평소 성격상 쉽사리 말을 바꾸지 않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두 달 전과 지금 뚜렷하게 바뀐 상황도 없어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설명이었다.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인사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정치적 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있겠냐는 해석도 있었다.

수도권 지역 한 핵심 친문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이미 재선까지 한 임 전 실장이 국회의원 배지 한 번 더 달려고 온갖 포석을 둔다는 해석에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면서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쪽에 한 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임 전 실장으로선 국회의 일원이 되는 것보다도 앞으로 있을 남북 관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내는 게 오히려 정치적으로 좋은 길일 수 있다"면서 "당장 당에선 총선 전략상 임 전 실장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결국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고도 했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한 86그룹 의원도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의지가 강고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서울 종로 출마를 준비하던 임 전 실장은 현역인 정세균 총리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자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완전히 접었다"라며 "임 전 실장은 혹시라도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회의장(정 총리)간의 자리 다툼으로 비쳐질까 굉장히 조심스러워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1월 불출마 선언은 그때의 확고한 의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당에서 먼저 얘기가 나오고 있을 뿐 언론에서 나오듯이 본인이 '간'을 보는 건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도 "검찰과 강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검찰 소환 조사 일정까지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시각은 호사가들이나 할 법한 억측"이라며 "국회의원 나오겠다는 사람 중 도대체 누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고 싶어하나"라고 반문했다.

언론에서 직접 임 전 실장의 광진을 등판 여론몰이에 나섰던 우상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본인의 불출마 의지는 여전히 완강하지만, 오는 2~3월부터 판세가 매우 어려워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 공개적으로 분위기를 잡은 것"이라며 "광진을 출마 얘기도 임 전 실장과는 전혀 상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러브콜, 지나쳐" 지적도

소수의견이긴 하지만 임 전 실장의 출마를 조심스레 점치는 이도 있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2개월 전과 현재 크게 달라진 점이 없고, 검찰이 언제까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끌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마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선거 기획 쪽으로는 선수인 이해찬 대표까지 나서서 발언을 하고 있고 임 전 실장도 TV 연설자로 나서는 등 포석을 갖춰나가는 걸 보면 본인도 내심 선거에 나가고 싶어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내다봤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연일 임 전 실장에게 공개적으로 출마 요청을 하는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임 전 실장은 나름대로 소신과 원칙을 갖고 지난 11월부터 조심해온 것으로 아는데,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당 지도부가 모두 나서 공개적으로 구원투수 러브콜을 넣는 모습이 썩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선거의 지고지선은 의석수 확보이자 승리인 것은 맞지만, 임 전 실장이 아니면 안 될 정도로 민주당이 위기인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좋은 후보를 찾아 빠른 전략을 세우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당의 요청이 오히려 임 전 실장 본인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프레임이 된 측면도 있다"면서 "임 전 실장에게 도리어 굉장히 가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임종석, #4.15총선,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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