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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무농약,유기농)은 8만2088㏊로 전년도에 비해 4.5%p 늘었다고 했다. 몇 년간 변동이 없었던 것에 비하면 재배면적은 늘어났으며, 유기능인증 면적은 전체 2만9742㏊로 전년에 비해 20.6%p 상승하였다. 그러나 친환경인증을 받은 면적은 전체 농지의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을 금지하는 유기농업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은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판로를 찾기 어렵고 농약과 비료가 없는 농사는 쉽지 않다고 한다. 지금의 농산물경매시장 유통은 제 값을 받기 어려운 구조이고, 친환경농산물을 별도로 유통하지도 않는다.

경매시장에서 주는대로 받는 가격에 익숙해진 농민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을 관행처럼 사용한다. 화학물질을 직접 사용하는 농민은 건강을 위협받고, 소비자는 농산물에 대한 불신이 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속가능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안전한 농산물 재배는 정말 어려운 것일까?

왜 유기농업인가
  
유기농은 꼭 이루어진다
 유기농은 꼭 이루어진다
ⓒ 들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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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은 꼭 이루어진다>는 유기농업을 왜(why) 해야 하는지, 무엇을(what) 할 것인지, 어떻게(how) 할 것인지 근거와 사례로 알려준다. 현직 농촌지도사인 저자는 2011년 구제역이 발병했을 때 병원균을 차단하는 친환경 미생물제를 개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기농업은 과도한 생산과 소비의 패러다임을 부정하고, 나에게서 우리로,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이러한 꿈의 근저에 깔린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인류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앞으로 지구에서 살아갈 미래의 인류에 대한 애정이기도 하다. - p. 36
 
유기농업을 하는 농부들을 만났을 때, 그들 대부분은 환경오염과 미래세대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었다. 농사를 천직으로 살아왔다는 농부는 뒤늦게 농약의 심각성을 깨닫고 유기농업으로 전환을 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났어도 흙에 축적된 농약성분이 검출된다며, 죽기전에는 흙을 살려놓겠다고 했다.

저자는 유기농업은 신념과 삶의 철학이 확고하지 못하면 주변으로부터 배척과 괄시를 당할 수도 있는 어려운 길이라고 한다. 실제로 농업현장에서는 생산성과 안전성을 놓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갑론을박이 있기도 하다.

유기농업 무엇을 할 것인가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듯이, 세상에 똑같은 농산물은 하나도 없다. 즉, 유기농업은 자신만의 농사방법을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농사이기도 하다. 창의적 사고를 하려면 흙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미생물에 대한 이해와 필수 농자재의 기능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실천 행동에 대해서 짧고 간략하게 설명을 하고 방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서, 흙의 지력을 높이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토양 피복: 토양을 강한 햇빛과 폭우로부터 보호하여 토양 침식을 막고 수분을 보 존한다. 식물 잔여물, 녹비작물, 지피작물로 땅을 덮는다.
균형 잡힌 윤작 또는 혼작: 토양 소모를 막기 위해 일년생작물을 적절한 순서로 재배한다.
적절한 경운 방법: 토양 침식과 다짐을 유발하지 않고 바람직한 토양 구조를 얻는 데 필요 한 경운.
이상적인 영양소 관리: 작물의 각 성장단계에 꼭 필요한 퇴비와 비료를 준다.
토양생물의 균형 잡힌 영양 공급과 보호: 유기물을 투입해서 지렁이 같은 이로운 토양생물 과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한다.  - p.116 


  
작물의 잔사와 낙엽을 흙으로 순환하는 생강농사
 작물의 잔사와 낙엽을 흙으로 순환하는 생강농사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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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 어떻게 할 것인가

농지의 면적에 따라서 수천만원이 넘는 트랙터와 적게는 수백만원하는 관리기와 수십만원대의 각종 농기자재를 필요로 한다. 농사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들이지만, 농사의 초기 투자비용과 지속적인 비용의 증가는 남는 것이 없는 적자의 농사가 될 수 있다.

농사 규모와 작물의 선택, 재배방법 등 여러가지 환경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농사비용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유기농업을 처음 시작하면,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지력이 상승할 때까지 3~5년은 걸린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도 그 정도의 시간을 기다렸고, 그 기간동안 비용절감을 위해서 농자재구입은 최소한으로 했다. 농작물의 잔사와 아파트와 공원에서 나오는 낙엽을 유기물로 사용했고, 생태화장실의 분변을 퇴비와 액비(물비료)로 사용하고 부엽토의 미생물을 활용했다.

외부에서 돈 주고 들여오는 농자재를 최소한으로 했을 때, 생산성은 조금 낮더라도 수익성은 높을 수 있다. 그리고 유기농산물에 대한 가치를 높이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판로가 생길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리하게 욕심을 품거나 헛된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유기농은 꼭 이루어진다

정대이 (지은이), 들녘(2013)


태그:#유기농업, #낙엽, #친환경, #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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