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팀, 바취(190cm) 선수... 2019 월드컵 대회 (2019.9.24)

미국 대표팀, 바취(190cm) 선수... 2019 월드컵 대회 (2019.9.24) ⓒ 국제배구연맹

 
여자배구 중국 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후반기 유럽 리그 판도에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배구협회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지난해 8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대륙간 예선전)에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음에도 올 시즌 중국 리그 일정을 대폭 축소했다.

그에 따라 2019-2020시즌 중국 여자배구 리그는 2019년 11월 2일 개막해서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포함해 2020년 1월 21일에 종료하도록 일정을 편성했다. 실제로는 지난 1월 14일에 모든 일정이 끝났다. 21일까지 5전 3선승제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챔피언결정전이 14일 톈진이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마감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 중국 리그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2달이나 앞당겨 끝내버린 셈이다. 지난 시즌 중국 리그는 2018년 11월 8일 개막해서 2019년 3월 9일에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이 종료됐다.

중국 배구협회가 자국 리그를 대폭 축소한 이유는 대표팀 선수들이 장기간의 리그를 치를 경우 체력 저하, 부상 발생 등으로 도쿄 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럴 여지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중국 여자배구는 리그 단축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다. 더 과격한 조치를 감행했다. 올림픽 준비를 위해 중국 대표팀 핵심 공격수인 주팅(26세·198cm)의 소속팀까지 현역 대표팀 선수들이 많은 톈진으로 임시 이적을 시켜줬다. '국가적 차원'에서 특별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아울러 대표팀 주요 선수들을 한 두 팀으로 몰아넣고, 평소 리그 경기에서도 도쿄 올림픽 준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 바람에 톈진은 일개 프로 팀이 사실상 '리틀 중국 국가대표팀'이 돼버렸다.

바취 영입 바크프방크... 터키 리그-유럽 챔스 '우승 후보' 급부상

중국 리그의 조기 종료는 유럽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후반기 판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 빅리그 팀들이 올 시즌 중국 리그에서 뛰었던 대어급 선수를 영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터키 리그의 강호 바크프방크는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리그 베이징 팀에서 활약한 바취(30세·190cm)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크프방크는 김연경 소속팀인 에자즈바쉬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바취는 미국 대표팀의 주전급 레프트 공격수다. 지난 2018년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 미국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대회 MVP까지 수상했다. 지난해 9월 열린 2019 월드컵 대회 미국-일본전에서도 30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2018-2019시즌에는 이탈리아 1부 리그 노바라 팀에서 주전 레프트로 뛰었다. 특히 지난해 5월에 열린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에고누(22세·190cm)와 함께 쌍포로 맹활약하며, 이모코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에고누는 27득점, 바취는 21득점을 각각 기록했다.

바취는 올 시즌 베이징 팀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고, 중국 리그 전체 선수 중 득점 부문 18위를 기록했다. 베이징 팀에서는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베이징은 올 시즌 3위를 차지했다.

바크프방크는 바취를 영입하면서 공격진이 한층 강력해졌다. 바크프방크는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핵심 선수인 주팅이 중국 리그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 명장인 구이데티(48세) 감독의 역량이 빛을 발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이 급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2월 7일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준결승에서는 올 시즌 세계 최강 팀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모코(이탈리아)를 패배 직전까지 몰고갔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지만, 한층 막강해전 전력을 과시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15일 터키 리그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에자즈바쉬를 3-0으로 완파하고, 터키 리그 정규리그 1위를 탈환했다.

바크프방크는 바취까지 영입하면서 올 시즌도 터키 리그 챔피언결정전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다시 떠올랐다.

리프만, 중국 리그-올림픽 예선 '득점왕'... 다음 행선지 '촉각'
 
 독일 대표팀, 리프만(191cm) 선수... '2020 도쿄 올림픽 유럽 예선전' 결승전 독일-터키 경기 모습 (2020.1.13)

독일 대표팀, 리프만(191cm) 선수... '2020 도쿄 올림픽 유럽 예선전' 결승전 독일-터키 경기 모습 (2020.1.13) ⓒ 국제배구연맹

 
바취가 바크프방크에 입단하면서 중국 리그에서 맹활약한 대어급 선수들의 다음 행선지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 리그가 종료된 시점이 유럽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후반기가 막 재개된 시기라는 점도 유럽 강팀들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요소이다.

이미 영입이 완료된 선수들도 있다. 광둥 헝다 팀의 레프트 공격수 코셸레바(32세·191cm·러시아)는 지난 16일 러시아 리그 칼리닌그라드 팀에 입단했다. 같은 팀의 레프트 공격수 라바드지에바(29세·188cm·불가리아)는 브라질 리그 미나스 팀으로 갔다.

그러나 아직 행선지가 확정되지 않은 선수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이는 독일 대표팀의 주 공격수 리프만(26세·191cm)이다.

리프만은 올 시즌 상하이 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중국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 13일(아래 한국시각) 끝난 '2020 도쿄 올림픽 유럽지역 최종 예선전'에서도 독일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역시 득점왕을 차지했다. 다만, 결승전에서 독일이 터키에게 0-3으로 패하면서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에는 실패했다. 본선 티켓은 우승을 차지한 터키에게 돌아갔다.

중국 리그에서도 똑같이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리프만은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중국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일정(2020.1.7~21)이 도쿄 올림픽 유럽 예선전 기간(2020.1.7~13)과 겹쳤기 때문이다.

결국 리프만은 중국 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과 2차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리고 3차전에 출전해서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투혼을 불태웠다. 리프만은 13일 새벽 1시 30분 네덜란드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유럽 예선전 결승전이 종료된 직후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상하이로 날아갔다. 바로 다음 날인 14일 밤에 중국 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리프만은 시차 적응할 시간도 없이 비몽사몽으로 3차전에 출전했음에도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22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결국 상하이는 톈진과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중국 리그의 최종 우승은 주팅, 리잉잉, 왕위안위안, 야오디 등 중국 대표팀 선수가 즐비한 톈진에게 돌아갔다.

라슨(34·188cm)도 관심 대상이다. 리프만과 함께 상하이 팀에서 쌍포 역할을 했다. 그는 미국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다. 지난 시즌에는 에자즈바쉬에서 김연경과 함께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었다. 미국 대표팀 센터인 딕슨(28세·191cm)도 눈길을 끈다. 올 시즌 베이징 팀에서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한국 V리그와 인연' 선수들, 어디로 갈까

한국 V리그와 인연이 있었던 선수들도 중국 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들의 다음 행선지도 주목된다. 데스티니 후커(33세·195cm)는 톈진 팀의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중국 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일조했다.

데스티니는 한국 배구팬들에게도 매우 친숙하다. 2009-2010시즌 V리그에서 GS칼텍스에 입단하자마자 14연승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선수다.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4~2015시즌에는 또다시 V리그로 복귀했다.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로 뛰며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레이첼 루크(32세·192cm)는 올 시즌도 베이징 팀에서 활약했다. 호주 대표팀 출신인 루크는 2014-2015시즌에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었다.

니콜레타 페로비치(26세·184cm)도 눈길을 끈다. 올 시즌 중국 리그 윈난대학 팀의 라이트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중국 리그 득점 부문 7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5월 실시된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에서 초청자 명단에 포함됐지만, 스스로 불참했다. 당시 국내 여자 프로구단 감독들이 매긴 사전 평가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타탸나 보칸(32세·186cm)도 저장 팀의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중국 리그 득점 부문 5위를 기록했다. 페로비치와 보칸은 현재 몬테네그로 대표팀의 쌍포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선수들 중에는 다른 리그로 가지 않고, 현재 소속팀과 재계약에 주력할 수도 있다. 다만, 올 시즌의 남은 기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소위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다른 리그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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