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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순환 선생님은 학년을 마치며, 설날을 앞두고 반 아이들 모두에게 특장점을 적어 칭찬하고, 부모님께 세뱃돈 외 1만원을 더 주어 칭찬해주라고 특별한 체육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장순환 선생님은 학년을 마치며, 설날을 앞두고 반 아이들 모두에게 특장점을 적어 칭찬하고, 부모님께 세뱃돈 외 1만원을 더 주어 칭찬해주라고 특별한 체육장학증서를 수여했다.
ⓒ 이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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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대전 만년중학교 2학년 교실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저마다 한 장씩 상장을 든 아이들이 상장에 적힌 내용을 보며 킥킥거렸다. 서로 다른 상장에는 어떤 내용이 쓰여 있는지 돌려보며 하하호호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장순환 담임 선생님 얼굴에도 비로소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장순환 선생님은 올해로 교직 경력 20년째다. 그의 나이 올해 54세이니 나이에 비해 교직 경력이 긴 편은 아니다. 그는 원래 레슬링 선수였다. 그리고 레슬링 코치 생활도 11년이나 했다. 그러나 코치 생활이 불안정했기에 33세의 나이에 체육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 편입을 했다. 그때 그는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했기에 큰 결심이 필요했다. 남들보다 늦었지만 더 많이 노력했고 그 결과 2000년도 임용고사에 합격 대전체고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런 사연이 있다 보니 그는 담임 경력도 이제 5년에 불과하다고 했다.

본인이 나이가 있다 보니 담임을 계속 맡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고, 본인 스스로의 계획도 있어서 이번 반을 끝으로 담임은 더 이상 맡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진한 추억을 남기고 싶어 고민하던 끝에 '체육장학증서' 수여를 결심했다고 한다.

장순환 선생님의 '체육장학증서'는 그동안의 여느 장학증서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첫째, '세뱃돈 외 장학금을 수여해주세요'라고 부모님께 부탁한 점이다. 이 장학증서를 계기로 부모님이 아이들과 설 명절에 화기애애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선생님의 기대가 있었다고 한다. 

둘째, 장학증서의 내용이 상투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체육 선생님으로서 반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장점을 콕 짚어 상을 준 까닭을 서술하고 있다.

"손흥민을 능가하는 왼발 킥의 화려함이 너무 멋있는 유덕."
"생동감이 넘치는 에너지로 열심히 참여한 선혜."
"야구대회 좌익수로 출전하여 완벽한 수비로 박수갈채를 받은 성현."
"바른 학습태도로 일취월장하는 모습이 기특한 지우."


이렇게 반 25명 각각의 특성을 파악하여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이런 선생님의 진심이 있었기에 아이들은 기뻐했고 감사했다.

상장을 받은 이기정 학생은 "저희 담임 선생님은 평소에도 저희 이야기를 경청해주셔서 좋아요"라며 "이번 이벤트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특히 학교에서 나온 학급비로 선생님과 반 아이들 모두가 삼겹살 파티를 벌였던 것이 가장 추억에 남아요"라며 엄지척했다.
 
 교육환경봉사 후 아이들과 삼겹살 파티를 준비중인 장순환 선생님
 교육환경봉사 후 아이들과 삼겹살 파티를 준비중인 장순환 선생님
ⓒ 장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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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환 선생님은 평소 학급살이를 하는 데 있어서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인성이 바른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즘 아이들이 선생님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교육청으로 신고를 하는 등 당차고, 머리도 똑똑하지만 이기적인 면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속내를 토로했다. 지켜보지 않으면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서 선생님은 늘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강조하고, 그런 아이들을 찾아 칭찬한다고 한다.

2011년 이후 체육 시간이 확대되고, 스포츠 활동이 강화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학생들의 체력이 날로 약해져가고 있다는 장 선생님. 과거에는 입시에 체력장이 반영되어 기초체력 증진에 힘썼지만 요즘은 없다 보니 운동장 한 바퀴 뛰는 것도 버거워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 장학증서를 받은 학부모들은 "선생님이 재미있다", "세뱃돈 외 만원을 더 주라는 문구가 센스가 있다", "덕분에 아이의 학교 생활도 알게 되고, 칭찬을 받는다니 기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 내었다.

학생과 교사가 대립하고, 학부모가 학교를 불신한다는 나쁜 뉴스가 쏟아지는 이 시대에 그래도 많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더 소통하려고 애쓰는 교사가 있다. 아이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설날 아낌없는 격려로 각 가정에 웃음꽃을 활짝 피우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도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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