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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기자들과 점심시간을 활용한 토론인 '브라운 백 미팅'을 하고 있다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기자들과 점심시간을 활용한 토론인 "브라운 백 미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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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려면 스냅백(Snap back)을 전제로 중국과 러시아의 제안(대북제재 일부 해제 결의안)을 활용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이를(중·러의 제안을) 자신 있게 얘기해야 한다."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미국이 북한 비핵화 방법론을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처럼 북한을 대북제재로 압박해서는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을 때 제재를 되돌릴 수 있는 '스냅백' 형식을 취해야 북미 교착국면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전 장관은 20일 '최근 한반도 정세 및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가 언급한 중·러의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수산물·섬유·조형물 수출 금지를 풀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외에 근로하는 북한 노동자를 송환하도록 한 제재조항을 해제하는 부분도 포함됐다.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것도 있다.

미 국무부는 중·러가 제출한 결의안 초안을 두고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각) 실무급 비공식 회의를 열어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중·러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대북제재는 핵을 포기시키는 방법이지 목표가 아니다, 일방적 제재만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건 (북한에) 통하지 않는다는 게 지난 1년 6개월 동안 증명됐다"라며 일부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비핵화 방법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넓게 트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중·러가 제안한 결의안을 우리가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협상'에서 주고받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일각에서 '이념 논리'로 해석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는 건 '협상의 방법'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그는 "(일각에서) 제재 완화를 이야기하면 '친북'이라고 생각한다, (협상을) 사람의 이념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 전 장관은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길은 최소한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에 대해 단독으로 추가 제재를 하면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최근 신임 외무상으로 취임했다고 알려진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두고서는 "북미협상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중심으로 풀어가지 않겠나"라며 "리선권은 정면돌파를 위해 외교·정치적 측면에서 활동하며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와의 외교에 전념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북협력, 대담하게 추진해야"
   
김정은, 금강산 관광 현지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 사진.
▲ 김정은, 금강산 관광 현지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19년 10월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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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종석 전 장관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 개별관광'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남북관계 협력을 향한 정부의 의지를 반기면서도 "(개별관광을) 미국과 협의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한미 워킹그룹에서 '개별관광'을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 전 장관은 " 남북 협력을 대담하게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항상 '버스 지난 다음에 손 흔들지 말라'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내 (남한) 시설 철거를 이야기하기 전에 정부가 (개별관광을) 제안했다면, 굉장히 실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며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왕 개별관광을 허용하는 쪽으로 마음 먹었다면 여러 조건을 붙여서 상황을 어렵게 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까다로운 협상 상대"라며 "정부가 좀 더 담대하고 선 굵게 정책을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주문했다.

같은 날, 통일부는 출입기자단에 보낸 참고자료에서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추진 가능한 사업"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통일부는 '개별관광'을 세 종류로 설명했다. 과거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 단체관광을 했던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통일부는 개별관광이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개성 지역 방문 ▲ 한국민의 제3국 통한 북한지역 방문 ▲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의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제재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대량현금(벌크캐쉬)도 개별관광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봤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을 방문할 때 내는 비용은 숙박비·식비 등 현지 실비지급 성격이다, 대량현금이 이전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다만, 외국환관리법상 휴대금액 규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일본, 호주, 캐나다, 유럽 각지 등 전 세계 국가 주민들이 개별관광을 하고 있고 그런 관광에 우리 국민이 가는 것"이라며 "우리 개별관광에 별도의 제재 문제를 엄격한 기준을 갖고 들이댈 필요가 없고, 들이대서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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