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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산불 사태를 추모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호주 산불 사태를 추모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 함께사는길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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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로 인한 피해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피해가 가장 심한 뉴사우스웨일스 주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 주 전역에서 150건에 이르는 산불이 진행 중이며 이 중 64건은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사태로 인해 서울의 80배 면적이 잿더미가 되고 수많은 주민들과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었다. 그중 코알라는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만 30%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어 '멸종'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한다. 이동속도가 느린 탓에 다른 동물들보다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이번 산불 피해 영상을 보며 나는 깊은 슬픔과 죄책감을 느꼈다. 그 이유는 호주 산불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작고 큰 산불이 매년 발생해왔지만, 이번 산불처럼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역대 최악의 이상 고온과 건조 현상이 이토록 화마를 크게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 9월 말부터 약 4개월간 지속된 산불이 앞으로 2개월 이상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전 세계의 우려를 사고있다.

불 속에서 화상을 입은 채 울부짖고 있는 코알라 영상을 보며 이번 사태로 안타깝게 꺼져간 생명들을 떠올려 보았다. 나 역시 이들의 죽음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을 거란 생각을 하니 숨이 턱 막혔다. 내가 사용한 전기의 약 40%는 기후위기의 주원인인 석탄발전으로 만들어지고 내가 타고 다닌 휘발유·경유 자동차 또한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이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나 두렵다. 앞으로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할 수많은 죽음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난은 우리가 기후위기를 극복하지 않는 한 여러 가지 형태로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어떤 나라에선 호주와 같은 역대급 산불로, 어떤 나라에선 이상기온과 태풍으로, 어떤 나라에선 해수면 상승, 어떤 나라에선 물부족으로… 재난의 빈도는 셀 수 없이 잦아질 것이고,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인류의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인류의 마지막 기회다. 2018년 채택된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를 1.5도씨 이상 상승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야 하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2030년까지 선진국의 석탄발전을 모두 퇴출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속이 탄다. 우리나라 전기 발전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 비중의 약 30%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석탄발전소 7기를 새로 건설 중이며 또 다른 온실가스 배출 주원인인 내연기관차 퇴출에 대한 계획도 없다. 전 세계 수많은 국가들이 기후위기를 직시하고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에 비하면 너무 안일한 태도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즉각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석탄발전과 내연기관차를 퇴출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 당장 실천하고 해내지 않는다면 지구는 더이상 '생명이 숨 쉬는 지구'가 아닌, '재난과 죽음으로 가득한 지구'가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름다운 지구와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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