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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6일 오전 국회에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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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대학에 입학했으며, 모범적이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에 임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음해와 신상털기에 시달리다 못해 아이의 성적증명서까지 공개하며 스스로 치열하게 노력하여 얻은 성과에 대해 설명하였으나, 학생 본연의 실력은 쳐다보지도 않고 지속적인 부정입학으로 몰고 가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1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이날 나 의원은 "MBC 스트레이트 <나경원 아들 '의혹의 스펙' 2탄> 제하 방송 예고에 대한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배포,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위와 같이 재차 "우수한 성적"과 "정상적 절차" 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나 의원의 주장을 더 들어 보자.

"MBC 스트레이트는 이미 2019.11.18.자 <내 아이는 다르다? 나경원 아들의 '황금 스펙'>편 보도를 통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 및 왜곡된 내용을 보도한 바, 이에 대해서는 이미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해당 방송에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정을 위해 필요한 인터뷰 및 내용은 모두 배제한 채, 특정 방향에 맞도록 전형적인 악마의 편집으로 억지 방송을 했다.

그럼에도 2차 방송을 통해 학술 포스터를 '표절'로 규정하고, '저자 자격' 운운하며 '의혹의 실체를 추적'했다고 한다. 포스터와 관련해서는 이미 충분한 소명을 했고, 학회 홈페이지 및 공식 자료집 등에는 소속고교가 정확히 명시되어 있음에도 소속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며 악의적 음해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제2의 악마의 편집이 충분히 예상된다."


이렇게 나 의원은 2회에 걸쳐 아들 관련 의혹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에 대해 "악의적 음해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날 법원이 나 의원 측의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데 대해서는 "심문을 열지 않고 기계적 판단을 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의 기각이 방송내용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C는 같은 날 <뉴스데스크>를 통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아들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취재해 잠시 뒤 방송할 예정인 MBC '스트레이트' 보도와 관련해 나 의원 측이 방송을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며 "공적 지위에 있는 인물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관한 사항은 공공적·사회적 의미가 매우 큰 만큼 이에 관한 의혹 보도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의 결정 요지를 전했다.

나경원의 유감과 MBC의 일침
 
 <스트레이트> 진행자인 조승원 기자가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일갈했다.
 <스트레이트> 진행자인 조승원 기자가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일갈했다.
ⓒ MBC 스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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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둘째 치고요. 나경원 의원님은 국어 공부 좀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유감이라뇨. 유감. 한번 국어사전을 한번 찾아보십시오. 유감은요. 마음에 차지 않고 섭섭하고 불만스럽다. 이런 뜻입니다. 이런 상황과는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죄송합니다. 사죄드립니다. 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어떻게 섭섭하고 불만스럽다는 단어를 썼는지 국민들을 대체 어떻게 보고 계시는 겁니까."

<스트레이트> 진행자인 조승원 기자는 이렇게 물었다. 지난해 9월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 의원이 아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기자들 앞에서 "(아들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방학 동안에 실험할 곳이 없어서 실험실을 좀 사용하고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서울대 윤형진 교수에게) 좀 알려주십사 하고 부탁을 드린 적은 있다"며 "(특혜라고) 그렇게 읽히는 부분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한 데 대한 질책이었다.

나 의원 아들의 고교 재학시절 과학 논문 포스터가 의혹의 도마 위에 오른 지 벌써 5개월여가 지났다. 시민단체가 나 의원을 처음으로 고발했던 시기도 그즈음이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지난해 10월 한 보수 유튜버 방송에 출연해 해명했다. 예일대 학장이 관련 의혹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확답을 해줬다는 내용이었다.

"진짜 나라 망신인 게, 저희 아이가 예일대학교를 지금 다니고 있습니다. 예일대학교 4학년인데요. 엄청나게 편지를 보낸 거예요, 저쪽에서. 좌파 애들이. 좌파에서 '부정입학이니까 취소하라'고 그래서 학장이 부르시더랍니다 우리 아이를... 그래서 '우리가 면밀하게 네 것을 다시 봤는데 아무 문제 없으니까 공부 열심히 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하더군요."

나 의원 자녀 의혹을 전방위적으로 되짚은 <스트레이트> 제작진도 이 부분을 확인하고자 노력했다. 제작진의 확인 결과, 나 의원 아들을 면담했다는 예일대 학장은 연세대를 졸업한 한인 2세 마빈 천 예일대 석좌교수였고, 그의 아내도 한국인이었다. 그는 작년 제29회 호암상 과학상을 수상했고, 호암상 측은 그를 "인지 신경과학 분야의 대가"라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호암상을 제정한 삼성은 서울대 윤형진 교수의 연구에 연구비를 지원한 바 있다. 윤 교수는 최초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9월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 의원의 아들) 김OO 학생이 미국 뉴햄프셔에서 개최되는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하고 싶은데, 이를 위한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평소 친분이 있던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윤형진 교수의 연구에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가 연구비를 지원했고, 나 의원 아들 역시 해당 연구의 논문 포스터에 4저자로 등재됐다. 이를 포함 나 의원 아들과 관련된 의혹은 연구물 포스터 제1저자 청탁 논란, 4저자 등재 외에도 ▲ (서울대 윤형진 교수가 인정한) 해당 연구물 포스터와 관련된 실험의 IRB(연구윤리심의) 미준수 문제 ▲ 해당 연구와 삼성, 서울대 산학연구소와의 관계 ▲ 국적 문제 등이었다.

다시 제기된 표절 의혹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마빈 천 박사가 취재를 회피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마빈 천 박사가 취재를 회피했다고 밝혔다.
ⓒ MBC 스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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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마빈 천 교수는 거듭 침묵으로 일관했다. <스트레이트>는 마빈 천 교수가 이메일을 포함해 한 달 넘게 이어진 인터뷰 요청을 일절 거부했다고 밝혔다. 예일대에서 MBC와 만난 나 의원의 아들 역시 카메라를 피했다. 일각에서 나 의원 아들에게 "아무 문제없다"고 확답을 줬다는 마빈 천 학장의 침묵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논문) 원본과 이것(포스터)을 비교해 보면 과연 여기서 나온 의미가 무엇인지 똑같은 데이터를 썼다 하더라도 새로운 발견을 했든지 이런 것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잖아요. 데이터도 똑같고 본론도 똑같고 동기도 똑같고 실험 방법도 똑같고 결론도 똑같아요. 그리고 그 논문의 출처는 쓰지도 않았어요. 이건 문제가 많죠. 이걸 통상 논문 표절이라고 하는 거 아닌가요?"

나 의원 아들이 4저자에 등재된 논문 포스터 내용을 확인하고 <스트레이트>와 인터뷰한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고문 브라이언 리 박사의 반문이다.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이렇게 나 의원 아들의 논문 포스터가 윤 교수의 과거 연구 논물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이 논문 포스터가 제출된 IEEE(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의 빌 하겐 지적재산권 책임자는 "고등학생이 포스터를 제출하는 게 가능한가요?"라는 <스트레이트> 제작진의 질문에 이렇게 반문했다.

"이때요? (이때요) 고등학생이요? 천재인가요? 정말 드문 일이네요. 우리 저널은 (대부분) 박사들의 논문이거든요. 아주 수준이 높아요. 고등학생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겠어요? 천재가 아니라면 말이죠."

그러면서 이 책임자는 "논문 표절은 심각한 문제"라며 "단계별 페널티(벌칙)"를 언급했다. 해당 저자는 물론 논문 속에 저자들의 소속으로 표기된 서울대 대학원 역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이 책임자는 나 의원 아들이 고등학생임을 명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재차 거론했다.

"만약 고등학생이라는 걸 밝히지 않고 그냥 사본을 제출하고 발표된다면 아무도 학위나 자격(증이나) 그런 걸 물어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보통은 그들이 박사(Phd)라는 걸 밝힐 거예요. 박사(Phd)라는 표시는 이름 뒤에 있을 거예요. 여기 보시면 그 연구가 어느 기관에서 진행됐는지에 대한 정보가 나오죠. 어쩌면 (이 부분에) 장난을 좀 친 것 같네요. 그러면 여기에 있는 모든 게 사실은 아니란 거죠."
 
 MBC <스트레이트>에서 인터뷰한 IEEE(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의 빌 하겐 지적재산권 책임자
 MBC <스트레이트>에서 인터뷰한 IEEE(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의 빌 하겐 지적재산권 책임자
ⓒ MBC 스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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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학장의 말을 빌린 나 의원 측 주장과는 상반된 평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한국의 교육부도, 서울대도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지난 9월 나 의원 아들의 서울대 의대 실험실 사용과 관련해 특혜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교육부는 검찰과 같이 감감무소식이다. <스트레이트>도 이 부분을 꼬집었다. 다만, 삼성 측은 서울대의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연구비 회수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과 조국

"그간 MBC 스트레이트는 오죽하면 '조국 사태'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했던 조국 자녀의 표창장 위조, 하지도 않은 인턴십, 쓰지도 않고 참여도 하지 않은 논문작성에 대해서는 침묵에 가까운 수준의 보도만으로 일관하며, 제대로 된 탐사보도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반면 제1야당 전 원내대표의 자녀와 관련해서는 조국 프레임을 악의적으로 씌우며 집요하게 공중파로 여론전을 하는 MBC의 편파성에 대해 국민들은 그 의도를 짐작하실 것이다. 한쪽 눈을 감고 색안경을 끼고 만드는 프로그램에 '시사프로그램', '탐사보도'라는 말을 붙이기가 부끄럽지도 않은지 되묻고 싶다."


다시 나 의원의 주장으로 되돌아가 보자. <스트레이트>의 의혹 제기가 합리적인지 편파적인지는 시청자들이 확인할 것이다. 문제는 나 의원 아들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나 교육부, 서울대가 과연 공정성을 발휘하고 있는지 여부다.

사실 <스트레이트>가 재차 강조한 표절 여부 외에 나 의원 아들 의혹은 지난해 9월에 최초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5개월여 동안 한국사회가 침묵과 의도적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국 사태' 이후 한국사회의 화두가 된 공정함이 왜 나 의원과 나 의원 자녀만큼은 비켜 가는지를 묻는 국민들이 적지 않았다. 13일 방송된 <스트레이트>는 이를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했다.

<스트레이트> 역시 이날 여러모로 조국 전 장관 자녀 관련 의혹과 나 의원 자녀들의 의혹을 비교하고 있었다. 조국 사태를 촉발시킨 조 전 장관 딸의 제1저자 논란과 나 의원 아들의 논문 포스터 의혹은 분명 닮아 있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나 의원 아들 쪽이 결코 덜하지 않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검찰이나 언론, 서울대나 교육부의 대응은 판이하게 달랐다. 과연 시청자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하다.

나 의원은 13일 <스트레이트>를 향해 "민사소송에 그치지 않고 형사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나 의원이 즉각 MBC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한다면, 검찰은 과연 즉각 수사에 나설까. 나 의원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의 진행은 어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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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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