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SK 와이번스의 당면 목표는 2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을 포함해 감독으로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는 염경엽 감독 역시 첫 우승이 목마르다. 

하지만 2019년 정규 시즌에서 1위 두산 베어스에 승차 없는 2위로 밀려난 후 플레이오프에서 힘도 써보지 못하고 밀려난 SK 와이번스의 2020년 전력에는 물음표가 많다. 지난해 팀을 선두권으로 견인했던 1, 2, 3선발 투수가 한꺼번에 이탈했기 때문이다. 

에이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로, 외국인 투수 산체스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났다. 다익손의 대체 선수로 작년 6월부터 SK에 합류했던 소사는 재계약이 불발되었다. 새 외국인 투수 킹엄과 핀토를 영입한 가운데 좌완 셋업맨이었던 김태훈이 선발로 전환할 예정이다.
 
변화가 많은 선발 마운드에 물음표가 붙어 있기에 SK가 다시 우승 도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지난해 부진했던 타선이 활발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타자들의 방망이를 앞세워 쉽게 풀어가는 경기가 많아야만 마운드에 걸린 의문 부호가 해소될 수 있다. 특히 타선의 핵인 거포 최정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2019시즌 최정은 정규 시즌에서 타율 0.292 29홈런 9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18을 기록했다. 30홈런과 100타점에서 각각 하나가 모자랐다. 하지만 홈런은 팀 동료 로맥과 더불어 리그 공동 2위였고 타점은 리그 6위, 팀 내 1위였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6.63으로 리그 야수 중 3위였다. 시즌 후에는 3루수 골든 글러브도 수상했다. 

하지만 최정의 타격 성적표는 특유의 기복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한 번 방망이에 불이 붙으면 무섭도록 마구 몰아치는 반면 타격 페이스가 떨어질 경우 밑도 끝도 없이 부진했다.

▲ SK 최정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지난해 6월 한 달 간 최정은 타율 0.447 10홈런 26타점 OPS 1.497로 불방망이를 뽐냈다. 하지만 7월에는 타율 0.243 2홈런 11타점 OPS 0.728로 주춤했다. 한 달 사이에 다른 타자가 된 것 같았다. 

플레이오프와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최정의 타격 페이스는 과연 어느 쪽인지 관심을 모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최정의 방망이는 싸늘하게 식은 상태였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2타수 무안타 타율 0.000 홈런 및 타점 없이 OPS 0.143으로 침묵했다. 프리미어 12에는 허벅지 부상이 겹치면서 타율 0.250에 홈런 및 타점 없이 OPS 0.583으로 잠잠했다. 최정의 계속된 부진 속에서 SK는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해 최종 순위 3위가 되었고 대표팀은 일본에 연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최정의 핫코너 수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그는 1153이닝 동안 3루수 수비를 나서 14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수비율 0.956으로 불안했다. 예전과 달리 강습 타구에 대한 반응이 떨어진 장면을 자주 노출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SK가 3번의 우승, 1번의 준우승으로 'SK 왕조'를 구축했을 때 1987년생 최정은 '소년 장사'라 불리며 야수진의 막내 격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최정은 만 33세 시즌을 치르는 베테랑이 되었다. 이제 그가 선수단의 리더라는 의미다. 지난해 정확도를 회복한 최정이 3년만에 다시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으며 SK의 우승 경쟁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깜짝 구원왕' 하재훈, 2년차 징크스 넘을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