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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그셰어하우스 입주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그셰어하우스 입주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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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보증금·월세, 커뮤니티 프로그램 장점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사회적기업가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교류
여러명이 거주하며 조율하고 합의하는 과정 배워
함께일하는재단(이사장 송월주)은 주택도시보증공사(대표 이재광)와 함께 청년 및 대학생의 주거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허그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셰어하우스에 모여사는 청년들은 어떤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며 살고 있을까요?
만인의꿈(대표 김동찬)이 운영하고 있는 허그셰어하우스 3호점 (쉐어니도 홍대신촌허그)에서 만꿈 김한솔 팀장님이 추천해준 거주자 어벤저스 4명, 조해인, 최정호, 임상묵, 설미소 입주자들과 함께 허그셰어하우스와 청년층의 주거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해인 : 제 이름은 조해인(27)입니다. 아직 만으로는 26세라는 점 알아주셔도 좋고요.(웃음) 고향은 여수에요. 중국어학과와 언론정보학과를 복수 전공했고 지금은 '해인글씨'로 캘리그라피 디자인 일을 하면서 셰어하우스 친구들이 운영중인 캐쥬얼 펍인 '일상의 온도'에서 부업을 하고 있어요.

정호 : 저는 최정호(26)입니다. 대학은 다니지 않았어요. 고향은 부산이고, 셰어하우스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모여 올해 3월에 오픈한 '꼬시나 스페인 식당'을 운영중이에요. 또 일상의 온도 오픈 멤버기도 합니다.

상묵 : 저는 임상묵(27)이고 고향은 천안이에요. 포토그래퍼로 일하면서 '네모난 시선'을 운영하고 있어요. 전공과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어서, 농담삼아 취미로 대학을 다닌다고 말해요. 지금은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진 않지만 32개월 정도 셰어하우스에 거주했었어요.

미소 : 안녕하세요. 저는 설미소(25)라고 합니다. 전공은 관광컨벤션이구요. 셰어하우스에서 살다가 독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퇴실한 지 두 달 정도 됐어요. 지금은 정호와 함께 '꼬시나'를 운영하고 있어요.

 
(순서대로) 조해인, 최정호, 임상묵, 설미소 입주자
 (순서대로) 조해인, 최정호, 임상묵, 설미소 입주자
ⓒ 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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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셰어하우스에 입주하기 전 거주 형태는?

해인 : 독립 전엔 가족과 살거나, 자취, 셰어하우스 등등 다양한 주거형태를 경험했어요. 반지하에서도 살아보고, 2~3층 위치의 건물에서도 살아보기도 했어요.

정호 : 저는 2년 전까지는 주로 친구들 집에 얹혀서 살았었어요.

상묵 : 예술하는 친구들끼리 모여 공연장을 빌려 그 안에서 8명 정도가 생활했었어요.

미소 : 첫 독립이라 이전엔 가족과 함께 살았었어요.
 
허그셰어하우스 3호점 입구
 허그셰어하우스 3호점 입구
ⓒ 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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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셰어하우스를 알고 있었는지?

해인 : 대학생활을 하면서 살았던 기숙사도 셰어하우스 형태기도 하고,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알고는 있었어요. 처음엔 공동거주에 대해서 부정적이었지만, 살다보니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정호 : 외국에는 셰어하우스가 많아서 워킹홀리데이를 갔을 때 셰어하우스를 알게 됐어요. 여기 살기 전까진 한국에서 이렇게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몰랐었어요.

상묵 : 도시재생이나 사회적 네트워크 등으로 셰어하우스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미소 : 저는 잘 몰랐어요. 살 집을 찾아보면서 셰어하우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신촌에 위치한 허그셰어하우스 3호점의 모습
 신촌에 위치한 허그셰어하우스 3호점의 모습
ⓒ 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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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만인의꿈이 운영중인 셰어하우스 3호점에 살게 된 계기는?

해인 : 타지인 서울에서 일을 하다보니, SNS 등에서 거주공간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만인의꿈 대표님의 인터뷰를 보고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주를 결심하게 됐어요.

정호 :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인의꿈 김한솔 팀장님을 만나 인연을 이어가다가 셰어하우스에 입주하게 됐어요. 셰어하우스에 대한 반감이 좀 있었기 때문에 '두 달만 살고 부산으로 가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같이 사는 친구들과 창업도 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상묵 : 만인의꿈 김동찬 대표님과 아는 사이여서 소식을 보고 입주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수중에 돈이 딱 40만 원 있었는데 (당시)보증금이 40만 원 인거에요. 보증금이나 기타 상황들이 딱 맞아서 셰어하우스에 살게 됐어요.

미소 : 지인인 정호가 먼저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어서 추천을 받았어요. 첫 독립이라 아는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아요.

Q. 거주할 곳을 찾으면서 고생했던 경험이 있는지?

해인 : 대학을 다니면서 자취방을 찾을 때 힘들었어요. 교문에서 가까우면 가격이 비싸지고 학교에서 멀고 골목 사이사이에 집이 있을 때 가격이 낮아지더라구요. 가격 때문에 구석진 곳에서 살기도 했는데, 저녁에는 너무 컴컴하고 위험해서 친구가 저를 집에 데려다 주거나 혼자 집에가게 되면 달려다니기도 했어요.

정호 : 이전에 대구에서 일을 할 땐 그래도 제 힘으로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 서울로 올라오니 사회초년생이 자력으로 보증금을 마련하는 게 어렵더라구요. 서울에서 살려면 보증금으로 최소 2000만 원 정도가 필요하고 또 보증금이 높은데 월세도 비싸서 시세를 알아볼 때 어려움을 느꼈어요.

상묵 : 비교적 집을 쉽게 구한 편이지만, 부동산을 통해 집을 알아보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에어컨이 없어서 더위에 시달린 적도 있고, 에어컨이 터지거나, 불이 나서 짐이 다 탔던 적이 있었어요. 이전에 친구들과 공연장에서 살 때 공연이 있는 날에는 공연장을 비워줘야 해서 공연장이 아닌 어딘가에서 하루를 보내기도 했어요.

미소 : 저는 고생했던 경험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셰어하우스가 처음으로 독립하게 된 공간이었고, 정호 덕분에 쉽게 집을 구했어요. 그리고 두 번째 거주지로 임대주택에서 살 게 되었구요.
 
허그셰어하우스 안내도
 허그셰어하우스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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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셰어하우스에 산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떤지

해인 : 허그셰어하우스는 기본적으로 4인 1실인데요. 셰어하우스에 살아보지 않은 친구들은 '어떻게 4명이서 살아?'라는 반응을 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보증금이나 월세로 부모님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지낼 수 있어서 좋아요. 또 같이 사는 친구들과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즐겁게 지내는 걸 보면 주변에서 부러워하기도 하구요. 저 사는 거 보고 셰어하우스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도 있어요.

정호 : 완전히 독립을 해서 산다는 게 좋아요. 지금 셰어하우스 골목 뒤에 꼬시나와 일상의 온도가 위치하고 있어요. 셰어하우스에 사는 친구들이 주변 골목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나 사업을 하고 있어서 골목을 지날 때면 약간 '인싸'가 된 느낌이 들기도 해요.

상묵 : 주변에서 크게 신기해하거나 특별하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는데 셰어하우스에 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죠. 또 같이 사는 친구들과 즐겁게 놀 땐 논스톱을 찍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할 땐 하트시그널을 찍고 있는 것 같을 때도 있어요.

미소 : 다들 4인 1실에 놀라는 것 같아요. 근데 같이 사는 친구들이랑 프로젝트도 하고 사업도 하는 걸 보면 다들 부러워하죠. 저처럼 타지에서 서울로 오는 경우에는 셰어하우스에서 첫 서울 생활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적응도 빠르고 또 외롭지 않아서 좋았거든요.

Q. 셰어하우스의 장점은 무엇인지

해인 : 고향인 여수에 1년 정도 내려갔었는데, 고향에는 청년 커뮤니티가 적었어요. 그래서 에어로빅을 배우며 중장년층들과 어울렸었어요. 그 때 저도 모르게 좀 우울했었나봐요. 지금 셰어하우스에서 또래들끼리 모여 활동을 하니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정호 : 군대 제대 후 공장 기숙사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혼자니까 외로웠어요. 활동 범위가 비슷해서 아는 사람의 범위도 좁았거든요. 여기서는 더 액티브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상묵 :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취미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요. 월세도 장점으로 볼 수 있지만 저는 그것보다는 다른 세상을 보고, 경험하면서 제 시야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미소 : 저는 주변 친구들 취업준비 중인데 다들 공기업, 대기업 등등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저는 안정적인 직장을 준비하는 게 제 성향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재밌는 일을 하고 싶거든요.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도시재생에 관련 교육도 받아보고, 입주자 인터뷰 프로젝트, 꼬시나 창업까지 창의적인 일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Q. 단점은 무엇인지

해인 : 함께 살다보면 세심하고 꼼꼼한 사람들이 있어요. 열을 맞추는 걸 좋아한다든지 정리 정돈을 좋아하는? 근데 저는 주로 열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특별히 단점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정호 : 저도 비슷해서 불편함이 있지는 않은데요. 저는 정리정돈을 적당히(?)하는 스타일인데, 같이 사는 친구는 바닥을 자주 닦는다거나 청소를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물론 서로 대화를 통해 규칙을 정하고 맞춰가는 과정을 거쳐요.

상묵 : 공동의 규칙이 있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널널하게 지키는 사람도 있고 딱 맞춰 지키는 사람도 있어요. 성향의 차이라서 개개인이 사소한 걸로 감정이 상할 때도 있어요. 성격이 너무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 더 살기 좋지 않을까 해요. 또 아침에 출근시간대가 비슷하면 화장실 이용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는 점 정도가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미소 : 대부분의 공간이 공용공간이다 보니 수납공간과 개인공간이 적어 조금 아쉬워요. 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니까 소소한 것들도 함께 조율하고 합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어떨 때는 조금 피곤할 때도 있었어요.
 
허그셰어하우스 3호점 내부 모습
 허그셰어하우스 3호점 내부 모습
ⓒ 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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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경험했던 프로그램 중 기억에 남는 것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해인 :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만났던 친구들 대부분은 능동적이고 창의적이었어요. 아이디어는 있지만 실행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아요. 자율성을 가지고 직접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고 성장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들이 많아진다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창업이나 마케팅 관련 교육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호 : 활동비 지원이나 허그 챌린지 지원사업 등의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같이 사는 사람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신촌 플로깅(Plogging)*도 기억에 남고요.

상묵 : 셰어하우스에 살았을 때 도시재생 세미나를 들었는데 재밌었어요. 세미나가 생각을 정리하고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아쉬운 점도 하나 있어요. 가끔 지원 프로그램들의 일정이나 마감이 너무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는데 거주자들과 시기 등을 조율하고 진행하면 모두에게 더 만족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소 : 저는 기획자 특강이 기억에 남아요. 아직 회사에서 업무를 배울 기회가 없어서 기획서 쓰는 법이나 업무 관련한 사고를 체계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또 라라스쿨에서 진행했던 성교육도 도움이 되고 재밌었어요.
 
(순서대로)설미소, 임상묵, 최정호, 조해인 입주자
 (순서대로)설미소, 임상묵, 최정호, 조해인 입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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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거주에 대한 계획과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

해인 : 저는 해인글씨를 운영하면서 0에서 시작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어요. 회사 생활도 좋지만 개인으로 사는 법을 더 궁리해보고 싶어요. 사실 제가 계획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목표를 세우고 해 나가다보면 방향이 생기더라구요.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면서 살고 싶어요. 셰어하우스에서의 생활이 즐겁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살진 않을 것 같아요. 나이도 들테고, 가족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나중에 독립을 하게 된다면 나래바 같은 공간을 만들어서 지인들과 함께 놀고 싶어요.

상묵 : 지금 포토그래퍼로 일하고 있는데 계속 규모를 키워나가고 싶어요. 또 좋은 기회가 된다면 함께일하는재단과 일을 같이 해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가까운 미래에는 천안으로 내려가거나 서울에서 혼자 살 공간을 찾게 될 것 같아요. 최종 목표는 내 집 마련이에요.

정호 : 저도 12월 말이면 독립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독립을 하게 되는데요. 또 막상 나가려니 섭섭하고 걱정이 되기도 해요. 제가 어떤 환경에 맞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셰어하우스에서 살면서 같이 사는 친구들과 일상의 온도, 꼬시나를 기반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면서 협업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배웠어요.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계속 하고 싶은 것들을 꾸려나가고 싶어요.

미소 : 저는 퇴실한 지 두 달이 되었는데요. 외로움을 많이 타서 혼자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있어요. 혼자 살아보다가,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장점들이 그리워지게 되면 다시 셰어하우스에서 살 계획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꼬시나 수익구조를 탄탄하게 하는 거랑 더 시간이 지나면 전공을 살려 회사에 취직을 해 보려구요.

*플로깅 : 플로깅(Plogging)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에 조깅(Jogging)을 합쳐서 만든 말.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

덧붙이는 글 | 기사는 함께일하는재단의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도 함께 실립니다.


태그:#함께일하는재단, #만인의꿈, #주택도시보증공사, #셰어하우스, #쉐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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