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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산따라(Nusantara)? 자바 고어로 '섬 사이'라는 뜻이다. 이는 수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가로로 긴 인도네시아의 영토를 표현하는 단어로, 한국을 표현하는 '한반도'와 같이 인도네시아를 부르는 애칭이다. -기자말

한국에서 인도네시아까지 비행으로 약 6시간 30분이 걸리며, 이 거리는 약 5295km이다. 인도네시아 영토 극서에서 극동까지 길이가 약 5120km로 한국에서 인도네시아까지의 거리와 맞먹는다. 이 방대한 길이 사이 인도네시아는 현재까지 조사된 것만으로 총 633개의 민족이 존재한다.

세계 109위의 상대적으로 작은 영토(한반도의 남쪽)와 단일한 민족(이라는 믿음)으로 구성된 한국의 상황에 익숙한 이들에게 '다양성의 나라' 인도네시아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인도네시아의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끝없는 매력을 경험한 이들은 인도네시아의 매력을 나누고 싶어한다.

필자는 이러한 인도네시아의 매력에 빠진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며, 인도네시아 생활 경험과 연구를 통해 느낀 인도네시아의 매력을 소개하는 작업을 이번 연재를 통해 차근차근 해나가려 한다.

약 6시간 30분이 걸리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비행 시간을 처음 듣는 이들은 대부분 놀란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인도네시아를 막연히 가깝게 느끼는가 하면 비슷한 이름 때문에 '인도'와 종종 헷갈리기도 한다. 인도네시아가 한편으로 '먼 나라'인 것이다.

이처럼 가깝고도 먼 나라, 인도네시아가 최근 우리와의 관계에서 중요성을 더해가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도네시아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외교 정책 중 하나인 '신남방정책'의 주요 파트너이다. 이는 2017년 11월 신남방정책이 처음 천명된 곳이 인도네시아(11월 9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니 비즈니스포럼)라는 사실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19년 9월, 한국 야당의 한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4차산업 관련 협력 발언을 두고 '그 후진국(동남아 국가)에 가서 4차 산업을 이야기하는 것은 배꼽 잡을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당시 논란이 되었고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 인식이 드러난 것 같다는 불편한 인식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연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정치, 사회, 문화, 역사 등 다양한 측면을 1998년 제도적 민주화 이후 현대사에 집중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이 연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과연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와의 협력을 위한 제안이 '배꼽 잡을 일'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1월 22일(현지시간) "북미 3차 정상회담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나 발리, 어느 곳에서든 할 기회가 있다면 우리 국민이 모두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대통령궁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조코위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1월 22일(현지시간) "북미 3차 정상회담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나 발리, 어느 곳에서든 할 기회가 있다면 우리 국민이 모두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대통령궁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조코위 대통령.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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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를 소개하는 첫 연재에서는 현재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인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아래 조코위)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를 둘러싼 여러 정보들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12월 조코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조코위 대통령은 5년 중임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직선제 이후 두 번째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되었다. 이외에도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1998년 이후 수하르토(Haji Mohammad Soeharto, 아래 수하르토) 군부 독재가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촉발된 민중 항쟁과 대통령 사퇴했다. 하비비(Bacharuddin Jusuf Habibie, 아래 하비비) 당시 부통령이 과도 정부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한 이후 인도네시아 국회(MPR, Majelis Permusyawaratan Rakyat Republik Indonesia, 국민협의회)에서 간선제로 선출된 대통령은 와히드(Abdurrahman ad-Dakhl Wahid), 메가와티(Megawati Soekarnoputri, 아래 메가와티)였으며, 2004년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군부 출신의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아래 유도요노) 대통령을 선택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중도'를 표방하며 민주당(PD)당을 창당하고, 대선, 총선에서 승리한다. 유도요노 대통령이 재선을 통해 10년 집권한 이후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직선제 실시 이후 첫 민간인 출신(군부 출신이 아닌)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조코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이다. 또, 지방 도시인 솔로(Solo)의 지방자치단체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2012년 투쟁민주당(PDI-P)의 후보로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의 시장이 된다. 약 2년이라는 짧은 재임 기간 동안 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 주지사로 기존 정치인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대선 후보로 떠오른다.

소탈하고 검소한 이미지를 가진 조코위 대통령은 복지의 획기적인 확대, 도시 인프라 구축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였고, 도시 빈곤과 홍수, 교통체증 등 자카르타의 만성적 도시 문제의 획기적 개선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서 기존에 주목받던 정치인들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군부 출신 혹은 유능하다고 인식되는 성공한 사업가 출신이었으며, 이는 인도네시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 듯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록 사업가 출신이기는 하지만, 사업가로써의 능력보다 자카르타 주지사 시절 행정 능력으로 평가받아 대통령 후보가 된 조코위 대통령에게 당시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많은 기대를 걸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조코위 센터'라는 온라인 사이트(www.jokowicenter.com)를 개설하여 내각 장관 후보자 투표를 받았다. 1기 정부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국민들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정확히 아는 것처럼 보였다. 경제 정책에서는 보호주의적 정책과 인프라 건설에 집중하며 경제 위기를 극복했고, 2018년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발전한 인도네시아를 대내외적으로 알렸다. 조코위 1기 정부는 대체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군부와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견제를 이겨내고 개혁 과제를 묵묵히 수행해낸 점에 대해 전문가들과 국민들은 좋은 평가를 내렸다.

2019년 대선에서는 2014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프라보워 후보와 재대결을 했는데, 2014년 대선 득표율보다 높은 득표율(조코위 대통령 55.5% 득표, 상대 후보와 약 10% 차이)로 당선한 점에서 잘 드러난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에게 여전히 개혁적인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동시에 유능한 정치인의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은 청년과 비무슬림 등으로 과감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국민들의 요구에도 응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능한 정치인으로써 이미지를 갖기 위한 노력은 조코위 대통령의 개혁성에 열광한 지지층들에게는 실망감을 느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재선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이슬람 단체인 나다뚤 울라마(Nahdlatul Ulama, 아래 NU)의 지도자인 마루프 아민(Ma'ruf Amin, 아래 아민)을 선택했다. 아민은 1943년생으로 고령이며 근본주의적이며 보수적인 이슬람 단체로 평가받는 NU의 지도자로, 조코위가 아민을 러닝메이트로 발표할 때, 예상을 깬 부통령 후보 지명으로 인도네시아 유권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조코위 내각의 개혁성의 지표로 참고할 수 있는 여성 장관의 비율은 줄어들고 전체 평균 연령은 높아졌다. 특히 이번 내각에서 대선 승리 이후 상대 후보로 조코위 대통령의 이슬람 신앙으로 끈질긴 흑색선전을 펼친 프라보워 후보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며 또다시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놀라움은 일부 지지자들에게는 실망감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실망감이 인도네시아 청년세대를 위주로 표출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청년 세대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는데, 주요 이유는 혼외성관계를 금지하거나 강간, 긴급 의료상황을 제외한 낙태 금지, 대통령 모욕과 신성모독 금지 범위도 확대 등으로 개혁에서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는 법안 개정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다.

ISEAS(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동남아시아 연구기관)의 방문학자인 Deasy Simandjuntak은 이처럼 개혁과 안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조코위 대통령과 조코위 행정부를 두고 "조코위 대통령이 약간의 개혁을 희생하며 안정성을 확대하는 모습은 많은 지지자들을 실망시켰고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제 막 출범한 정부인만큼 좀 더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며,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여전히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이 갖는 의미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환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음 장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정치 환경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다당제를 채택하는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역동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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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이웃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적 시민, 416자카르타촛불행동 활동가 박준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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