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걸쳐 펼쳐진 윤하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WINTER FLOWER'

이틀에 걸쳐 펼쳐진 윤하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WINTER FLOWER' ⓒ 윤하 공식 페이스북

 
지난 24일과 25일에 걸쳐, 가수 윤하의 단독 콘서트 'Winter Flower'가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 STABLE MINDSET >의 첫 트랙 '사계'를 부르며 등장한 윤하 뒤로는 크리스마스 팝업 카드 모양의 무대 세트가 꾸며져 있었다. 두 번째 곡 '우산'을 부를 때는 원곡자 에픽하이의 랩 파트를 본인이 소화했다. 이처럼, 팬들을 위한 선물이 많이 준비된 공연이었다.
 
윤하는 연인 단위 관객들을 위한 것이라며 '말도 안돼', 1집 후속곡이었던 '연애조건', '고백하기 좋은 날' 등을 연이어 불렀다. 팬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산뜻한 노래들이 이어졌다. 뒤이어 '내 남자친구를 부탁해', '오늘 헤어졌어요' 등 이별 노래를 이어 부르며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전환하기도 했다. 다양한 감성을 소화하는 윤하의 가창이 빛나는 장면이었다.

윤하는 공연 중에 4집 < Supersonic >(2012)과 5집 < Rescue >(2017)앨범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자신에게 큰 힘을 준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Supersonic >은 벅스뮤직이 선정한 2010년대의 명반에, < Rescue >는 빌보드 지가 선정한 2010년대 케이팝 명반에 선정되었다).

이날 윤하가 한 말처럼, 이 앨범들은 발매 당시 높은 상업적 성취나 보편적 인기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앨범들은 '좋은 소리'로서 꾸준히 기억되고 있는 작품들이기에, 더 힘이 세다. 자신의 창작에 대한 자부심을 갖춘 아티스트의 모습이 보였다.
 
윤하는 이날 팬들에게 여러 가지 즐거움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을 하고 온 듯했다. '윤하의 헤어 스타일 변화와 음원 성적의 상관 관계'를 다룬 VCR 영상이 끝나자마자, 윤하가 금발의 가발을 쓴 채 'One Shot'을 부르며 나타났다. 매우 부자연스러운 가발의 모양새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환호를 연발했다. 'One Shot(2010)'을 활동할 때와 같은 헤어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게스트의 공연이 끝난 이후, 윤하는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 공연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산타복을 입고 'Santa Tell Me(아리아나 그란데)와 'Driving Home For Christmas(크리스 리)'를 부른 것이다.
 
언제나 록 밴드를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윤하답게, 공연의 후반부는 록 사운드 위주의 곡들로 채워졌다. 윤하는 2집의 타이틀곡인 '텔레파시'와 후속곡이었던 'Gossip Boy'를 불렀다. '눈치껏 일어나달라'는 가수의 주문에 맞춰 팬들이 기립하기 시작했다.

1월 6일에 발표될 신보 < UNSTABLE MINDSET >의 수록곡 '이륙'의 라이브도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윤하의 데뷔 초를 연상케 하는 직선적인 록 사운드가 신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최고의 히트곡 '비밀번호 486'과 '혜성', '비가 내리는 날에는' 등을 불러나가던 윤하는 앵콜곡 'Hope'을 마지막으로 공연을 마쳤다. 그는 관객들에게 큰절까지 올리며 감사를 표했다. 아침에 목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걱정을 표하기도 했지만 팬들의 기대 이상을 들려 주는 프로였다.
 
윤하가 일본에서 데뷔한 지 15년, 한국에서 데뷔한 지도 10년이 훌쩍 지났다. 중학교 2학년 때 그녀의 팬이 되었던 나는 어느덧 30대를 바라보고 있다(30대 가수의 30대 팬도 멀지 않았다). 지금까지 여러 번 윤하의 공연을 봤지만, 추억 속의 윤하와 '오늘의 윤하'는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변한 것은 없다. 윤하는 여전히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일에 골몰하는 아티스트이며, 두어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퍼포머라는 것.

굳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해가 다르게 구수해지는 말솜씨라고 해야 할까?
 
윤하 윤하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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