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1위. 리버풀 팬들에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리버풀이 1989-1990시즌 이후 30년 만에 리그 우승의 적기를 맞았다.

올 시즌이야 말로 최대 적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일(한국시각) 현재 17경기를 소화한 리버풀은 16승 1무(승점 49)를 기록하며 선두에 올라 있다. 2위 레스터 시티(18경기 승점 39), 3위 맨체스터 시티(18경기 승점 38)와의 격차가 매우 크다. 리버풀은 이 두 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 승점차를 더 벌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대급 페이스' 리버풀, 리그 우승 최대 적기
 
리버풀은 지금까지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승리를 챙겼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행보다. 17경기에서 42득점을 몰아친 막강 화력에 단 14실점만 내준 수비력까지 공수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언제나 공격 축구를 지향해왔다. 헤비메탈을 연상케 하는 역동적이고 많은 활동량, 압박 등을 매우 강조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클롭 감독은 팀에 실리적인 색깔을 입히면서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데 더 무게를 뒀다. 결국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역대 최다 승점 3위에 해당하는 97점을 기록한 바 있다. 비록 맨시티(승점 98)에 밀려 아쉽게 리그 2위에 그쳤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리버풀의 가장 큰 숙원은 리그 우승이다. 언제나 리버풀을 가로막았던 강력한 대항마였던 맨시티가 올시즌 부진하고 있는 것이 결정적이다. 레스터 시티는 2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잠재적인 우승 경쟁 상대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리버풀, 크리스마스 징크스 풀어낼까

문제는 크리스마스 징크스다. 지금까지 리버풀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라는 이름으로 리그가 정식 출범한 이후 크리스마스 기간에 네 차례나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정작 우승으로 이어진 시즌은 한 차례도 없다. 역시 실패의 원인은 뒷심 부족이다. 리버풀은 언제나 전반기를 잘 치른 뒤 후반기에 무너졌다.

리버풀은 지난 1996-97시즌, 2008-09시즌 크리스마스를 1위로 통과했지만 정작 우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몫이었다. 2013-14시즌, 2018-19시즌에는 맨시티가 리버풀을 가로막았다.

2013-14시즌 브랜단 로저스 감독의 리버풀은 공격 축구를 앞세워 리그 우승에 근접했다. 34라운드에서 맨시티를 제압할 때만 해도 리버풀의 우승은 현실이 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36라운드 첼시전에서 스티븐 제라드가 통한의 실수를 범했고, 결국 리버풀의 우승 꿈은 산산조각났다.

지난 시즌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리버풀은 크리스마스에 15승 3무(승점 48)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첫 경기인 맨시티전에서 첫 패배를 당하며 주춤했고, 이후 연이어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점을 잃었다. 리버풀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맨시티는 리그 14연승을 내달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10년 동안의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살펴보면 크리스마스에 1위를 차지한 팀이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사례가 무려 80%다. 두 차례 예외가 발생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은 최근 FIFA 클럽 월드컵 일정으로 인해 체력적 부담이 크다. 오는 27일 2위 레스터 시티와 맞붙는 경기는 우승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승부처다. 리버풀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레스터 시티전에 대비한 훈련 세션을 소화했다.

'해피 크리스마스'를 맞은 리버풀이 이번에야말로 크리스마스 징크스를 깨고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10시즌 프리미어리그 크리스마스 1위팀 - 최종 1위팀
2009-10시즌 : 첼시 - 첼시
2010-11시즌 : 맨유 - 맨유
2011-12시즌 : 맨시티 - 맨시티
2012-13시즌 : 맨유 - 맨유
2013-14시즌 : 리버풀 - 맨시티
2014-15시즌 : 첼시 - 첼시
2015-16시즌 : 레스터 시티 - 레스터 시티
2016-17시즌 : 첼시 - 첼시
2017-18시즌 : 맨시티 - 맨시티
2018-19시즌 : 리버풀 - 맨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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