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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비례대표용으로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런 한국당의 얘기를 받아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이런 주장을 핑계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더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 실무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쉽지 않다. 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방해하기 위해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을 하는 시늉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위성정당을 창당해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위성정당 창당이 쉽지 않은 이유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4+1 협의체 관련해 “누더기를 넘어서 걸레가 되고 있는 선거법 논의?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4+1 협의체 관련해 “누더기를 넘어서 걸레가 되고 있는 선거법 논의?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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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공직선거법 제88조는 다른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국당의 지역구 후보자, 선거운동원들이 '정당투표는 비례한국당에게 투표하라'고 얘기하면 전부 선거법위반인 것이다. 물론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어서 공중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를 수는 있지만, 선거운동 방식에 있어서 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는 마이크잡고 유세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둘째, 한국당 지도부가 위성정당에 대해 비례대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다. 우선 이중당적 금지 조항 때문에 한국당 당적을 가진 상태에서 비례용 위성정당의 당적을 가질 수 없다. 일반 당원은 몰라도 당지도부, 당직자들, 후보자들은 무조건 안 된다. 따라서 한국당 지도부가 비례용 위성정당의 공천에 개입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따르면, 비례용 위성정당의 당원, 대의원 또는 선거인단이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이것은 의무사항이고 위반하면 후보등록이 무효가 된다.

따라서 한국당 지도부가 비례용 위성정당의 공천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수 있지만, 그러다가는 선거법 위반으로 크게 문제될 수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에 개입하다가 유죄판결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된다. 적용 법조문은 다르지만, 상당히 무거운 죄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다른 정당의 경선에 부정하게 개입하여 그 정당의 경선의 자유를 침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위성정당을 창당할 수 있을까?

셋째, 기호의 문제이다. 비례용 위성정당이 그래도 5번-8번 사이 정도라도 받으려면 한국당 국회의원 중에 몇 명이 당적을 비례용 위성정당으로 옮겨야 한다. 안 그러면 기호가 10번 뒤로 넘어가게 된다. 국회의원 몇 명이 위성정당으로 당적을 옮겨도, 기호가 3번 안쪽이 되기는 어렵다. 1번, 2번 번호만 보고 찍던 일부 한국당 지지 유권자들은 혼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넷째, 정치자금 조달과 사용의 문제이다. 한국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은 한국당만이 사용해야 한다. 비례용 위성정당은 별도로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데, 국회의원 몇 명이 당적을 옮기면 약간의 국고보조금을 받기는 하겠지만, 정당을 유지하고 선거를 치르려면 그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차입을 하거나 펀드를 만들고 선거비용 보전을 받아 상환하는 방법도 있지만, 여기에도 상당한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전국 선거를 치르는 정당 하나를 별도로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이렇게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선거를 치르려면 한국당의 선거전략에 혼선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한집 살림도 쉽지 않은데, 두 집 살림을 해야 한다. 그것도 한 사람이 두 집 살림을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사람들이 각각 살림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두 집 모두 폭망하기가 쉽다. 실제 전국단위 선거를 치러본 사람들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지금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창당하겠다고 하고, 창당준비에 착수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선거제도 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친박연대 사례를 언급하는데, 친박연대는 비례용으로 만든 위성정당이 아니었다. 그러니 선거를 치를 수 있었던 것이다.

알바니아 총선 사례도 사실과 달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과 지지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좌파독재 막아내고 대한민국 수호하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과 지지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좌파독재 막아내고 대한민국 수호하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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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알바니아 총선 때 '거대정당이 만든 위성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많이 차지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비례용 위성정당으로 거론되는 정당인 알바니아 공화당은 1991년에 창당한 별개의 정당이었다. 선거를 위해 갑자기 위성정당을 창당해서 비례대표 득표를 많이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초래되는 혼선과 갈등으로 인해 전체 선거를 망칠 확률이 높다.

승자독식의 선거를 하다가 1996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나라인 뉴질랜드에서도 위성정당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뉴질랜드의 보수정당인 국민당은 정당지지율을 높이려고 노력해서 집권에 성공했다. 이것이 보수정당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만약 한국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실제로 창당한다면, 그것은 한국당의 악수가 될 것이다.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과정에서 일어날 혼란은 지역구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자원과 에너지가 분산되고, 공천개입 등을 하려다가 선거법 위반을 해서 전체 선거가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한국당은 비례한국당을 창당할 것이면 창당해라. 그리고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창당해서 폭망하는 걸 보기 위해서라도, 선거제도 개혁은 꼭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이며,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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