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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이주민센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가 18일 오후 경남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연 "세계이주민의날 기념 이주민심포지엄"에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인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겸 경기도 인권위원장이 기조발제하고 있다.
 경남이주민센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가 18일 오후 경남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연 "세계이주민의날 기념 이주민심포지엄"에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인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겸 경기도 인권위원장이 기조발제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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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과 윤리적 관계를 맺어야 '나'라는 존재의 유한성을 극복할 수 있다."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겸 경기도 인권위원장은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한 이 말을 강조하며 "우리 사회에서 난민을 환대하지는 못할망정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난민' 출신인 홍 위원장은 18일 오후 경남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세계이주민의날 기념 제1회 이주민 심포지엄"에서 발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난민, 두려워하지 말고 환영하세요"라는 제목으로 경남이주민센터(소장 이철승)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지부장 박미혜)가 마련해 열렸다.

홍세화 위원장은 "그 사회의 인권 척도를 알려고 하면 재소자와 난민을 포함한 이주노동자에 대해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부터 했다.

121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 인권연맹을 소개한 홍 위원장은 "이주민, 이주노동자. 재소자, 가난 문제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121년의 역사를 가진 단체가 지금도 이주민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고 했다.

20년 동안 프랑스에서 난민으로 살다가 온 그는 "귀국한 뒤 한국 땅을 찾아온 난민들의 사연을 만날 때마다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난민 처지가 된 것도 실로 불행한 일인데, 운이 없어도 끝까지 운이 없구나. 유럽이나 캐나다가 아닌 한국 땅에 오다니. 난민 인정 비율이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낮아 '난민이 난민으로 인정받는 게 신의 일'처럼 여겨지는 나라,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에 'GDP인종주의'가 강력하게 자리 잡혀 있는 나라, 하필이면 세계의 수많은 나라 중에 한국 땅에 왔을까?"

'GDP인종주의'를 언급한 그는 "우리 사회는 외국인이든 누구든 그 개인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출신국의 국민소득을 통하여,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낮은 나라 출신이면 깔보고 우리보다 높은 나라의 사람들한테는 받는 것 없이 올려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를 거의 모두 상실해서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아무 것도 없다. 가족도, 친구도, 아무 것도 없다. 돈도, 직업도 없는, 그야말로 빈손이다"고 했다.

자신의 난민 경험을 거론했다. 그는 "내가 난민 자격심사를 받았던 곳은 프랑스 외무부 산하 '난민 및 무국적자 프랑스 보호실'(OFPRA)이었다"며 "'보호(protection)'라는 말이 들어 있다"고 했다.

한국은 난민이나 이주민 관련 업무가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다. 홍 위원장은 "한국은 이주민과 난민 정책에 있어서 재일조선인을 대하는 일본을 배우고 충실히 따른다"며 "난민에 대해서도 보호가 목적이 아니라 출입국 관리가 주목적이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고 했다.

그는 "제네바 협약국은 인종, 종교, 국적, 사회적 신분, 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인해 귀국할 경우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외국인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신청자에게 그럴 만한 위험이 있는지 없는지를 심사하는 부처가 왜 법무부인가"라고 했다.

이어 "신청자 출신국의 정황을 가까이 알 수 있으며 신청자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도 외교부가 맡는 게 논리적으로 옳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홍 위원장은 "법무부 관할로 두고 있는 것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보호하겠다는 의지보다 통제하고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제주도 예멘 출신 난민에 대해, 홍 위원장은 "제주도에 온 예멘 출신 난민들에 대한 동시대인들의 혐오감정 표현에 격심한 충격을 받았다"며 "그들은 내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떼를 지어 쳐들어온 성폭력 범죄 집단으로 비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멘 난민들에 대한 혐오는 GDP인종주의에 무슬림에 대한 편견이 결합되어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이런 것들만으로 이 폭발적으로 증오감정을 유발시킨 공포와 불안의 정체, 특히 그 공격성을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우리가 시리아인이 되자'고 한 그는 "유럽에서 테러 사건이 일어나면, 우리는 서방 언론을 통해 뉴스를 듣는다"며 "시리아 사람을 가까이에서 보는 게 아니라 테러를 당하는 백인과 동일시하는 공간의 위상 몰이해다. 그것이 곧 우리로 하여금 난민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잘못 되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교육이나 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지배하도록 만드는 게 '상징폭력'이다. 물리적 폭력은 그 순간만 복종을 이끌어내는 반면에 '상징폭력'은 지속적으로 복종을 이끌어낸다"며 "그것이 언론과 교육을 통해 지배세력이 피지배세력에 복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국제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했다.

임시정부와 전쟁을 경험한 우리의 과거를 바라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홍 위원장은 "우리는 가까운 과거도 모르고 있다. 올해는 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임시정부는 망명 정부다. 독립운동가도 난민이었다. 그것을 뿌리에 두었다고 주장하는 대한민국에서 난민을 환대하지는 못할망정 혐오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어처구니 없다"고 했다.

홍세화 위원장은 "우리도 전쟁을 겪었고, 우리도 난민과 피난민 후손이다"고 했다.
  
 경남이주민센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가 18일 오후 경남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연 "세계이주민의날 기념 이주민심포지엄"에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인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겸 경기도 인권위원장이 기조발제하고 있다.
 경남이주민센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가 18일 오후 경남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연 "세계이주민의날 기념 이주민심포지엄"에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인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겸 경기도 인권위원장이 기조발제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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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태종실록>(태종 16년(1416) 5월 12일) 기록을 언급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호조에서 보고하기를, '내년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컨대 올적합, 올량합(이상 여진의 한족). 왜인, 회회(아랍계 무슬림) 등의 사람으로서 토지를 받고 거실을 소유한 자의 월급을 없애서 비용을 줄이십시오'라고 했다.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홍 위원장은 "당시 여진족, 일본사람, 무슬림 쪽 사람들이 조선에서 그냥 사는 것도 아니고 국가의 녹을 먹고 살았다는 것이다"며 "그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상소다"고 했다.

이어 "<고대, 한반도로 온 사람들>이라는 책에 이 기록을 소개한 이희근 겨레문화유산연구원 전문위원은 한반도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자리"함으로써 "다양한 인종이 끊임없이 유입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주민은 단일민족인 적이 없었다'고 단언한다"고 소개했다.

홍세화 위원장은 "다양한 인종이 유입됐던 것이다. 우리 민족이 순혈주의라고 하는 것은 근래에 들어서서 만들어진 신화에 불과하다"고 했다.

홍 위원장은 "난민이나 성소수자에 대해 광신적으로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엄청나게 적극적이다"며 "그러나 인권이나 공공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들만큼 열성을 보이고 있느냐.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는 것"이라고 했다.

"제주에서 난민을 환대한 사람들은 시골의 촌로들"

토론이 이어졌다. 김종철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는 "난민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변호사는 "난민의 정의를 이해할 때 난민은 박해를 당했던 사람이라기보다는 박해를 당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난민이 되기 위한 박해는 민족, 국적,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신분, 정치적 견해, 종교라는 5가지 원인에 한정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성인 제주난민인권을위한범도민위원회 공동대표는 "제주 예멘 난민은 난민 이슈의 정치화, 차별과 혐오 그리고 반난민 정서에 편승한 법무부의 난민법 개악 추진을 유발시켰다"며 "성찰적 환대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 등 한국 사회에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제주에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난민을 대상화하지 말자는 결의가 있었는가 하면, 제주에서 난민을 환대한 사람들은 시골의 촌로들, 인권이나 세계시민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너무나도 평범한 민초들이라는 사실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난민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정문순 경남이주민센터 연구위원은 "난민을 포함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조장을 극복하는 일은, 궁극적으로 정부, 기성언론, 정치인 등 우리 사회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거나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세력과 싸우는 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했다.

정 위원은 "혐오표현에 대해 이 말 저 말 쓰다 보니, 혐오표현을 쓰지 않으면서도 혐오를 조장하는 현상이 혐오표현을 쓰는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점잖은 목소리를 띠는 혐오, 기성 미디어와 난민혐오단체의 합작이나 역할분담이 낳은 혐오 문제는 차후에 논의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이철승 소장과 박미혜 지부장이 인사말을 했고, 김태형 변호사가 진행을 맡았다.
 
 경남이주민센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가 18일 오후 경남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연 "세계이주민의날 기념 이주민심포지엄"에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인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겸 경기도 인권위원장이 기조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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