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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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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보강 : 17일 오후 3시 16분]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에 정세균(70) 전 국회의장을 발탁했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 2시 28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후임 국무총리 인선 발표에 직접 나서 "문재인 정부 제2대 국무총리로 정세균 의원을 모시고자 한다"라고 정세균 전 의장의 총리 후보자 지명 사실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이낙연 총리의 후임으로 '경제통'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여권 지지층 일부도 '김진표 총리 카드'에 반대하자 결국 '경제통'이면서 '화합형'인 정세균 전 의장을 최종 발탁하기에 이르렀다. 정 후보자는 원래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에서 '7선 국회의원'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이 있었음을 인정하듯,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오랜 시간 동안 고심하고 삼고초려하는 노력이 있었다"라며 "'어렵게 모셨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라고 전했다.

"입법부 수장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 사회의 낡은 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적이고 포용적이며 공정한 경제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라고 후임 국무총리 인선 발표의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다"라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판단했다"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세균 후보자는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이다,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천억 불 시대를 열었다"라며 "또한 6선의 국회의원으로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세균 후보자는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저는 입법부 수장을 지낸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 야당을 존중하면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외 환경이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새 국무총리 후보자는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며 민생과 경제를 우선하도록 내각을 이끌고, 국민들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책위원장-원내대표-당의장-장관-국회의장 지낸 6선 정치인

전북 진안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당에서 정책위원회 의장과 원내대표, 두 번의 당 의장(열린우리당)과 대표(민주당)을 지냈고,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쳐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정치인이다. 정 후보자는 민주당 대표 시절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각각 당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에 발탁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거쳐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뒤에는 새정치국민회의 원내부총무, 새천년민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과 기획조정위원장, 대선기획단 정책기획실장,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장, 원내대표, 당의장,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가비전21위원장을 지냈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는 산업자원부 장관에 발탁됐다. 국회에서는 공적자금국정조사대책특별위원장과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에서 의정활동을 펼쳤다. 제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활동했다.

정 후보자가 향후 국회 인준절차를 통과할 경우 헌정 사상 '최초의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의 2인자에 발탁된 것을 두고는 '3권 분립 침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앞서 언급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세균 후보자가 현직 국회의장은 아니지 않나?"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운데 집권 후반기 성과도 내려면 내각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실질적으로 (국정운영을) 처리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라며 "집권 후반기 성과를 내기 위한 매우 중요한 타이밍에 어울리는 분이 정세균 후보자다"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의 국회 인준 통과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국회의 마음이지만 우리는 낙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초대와 제2대 국무총리에 '전남 영광' 출신의 이낙연 총리에 이어 '전북 진안' 출신의 정 후보자를 발탁함으로써 '호남 총리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이 총리가 총리로 활동하면서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부상한 것처럼 정 후보자도 향후 여권의 대선후보군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정 후보자도 차기대권 도전에 상당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전주신흥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페퍼다인대와 경희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정세균이 바라보는 21세기 한국의 리더십> <나의 접시에는 먼지가 끼지 않는다> <질 좋은 성장과 희망한국> <정치 에너지 2.0> < 99%를 위한 분수경제> <복지국가 정치동맹 > 등의 저서가 있다.

"이낙연 총리,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려야"

한편 전임 이낙연 총리와 관련, 문 대통령은 "먼저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국정개혁의 기반을 마련하고 내각을 잘 이끌어준 이낙연 총리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고, 현장 중심 행정으로 국민과의 소통에도 부족함이 없었다"라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가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라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자리에 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태그:#정세균, #이낙연,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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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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