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주세종 한국이 중국과의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주세종과 김민재의 합작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 김민재-주세종 한국이 중국과의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주세종과 김민재의 합작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 대한축구협회

 
결정력은 아쉬웠지만 내용은 크게 향상됐다. 벤투호가 중국을 제압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중국과의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홍콩전(2-0승)에 이어 대회 2연승을 기록, 오는 18일 일본과의 3차전에서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벤투호, 전방 압박-높은 패스 성공률중국 압도한 경기력

벤투 감독은 홍콩과의 1차전과 비교해 선발 라인업을 무려 7명이나 바꿨다. 부상으로 하차한 김승대를 비롯해 구성윤, 박주호, 권경원, 손준호, 김보경, 문선민 등이 빠졌다.

포메이션도 4-2-3-1에서 4-1-4-1로 변경했다. 이정협이 원톱, 2선은 윤일록-이영재-황인범-나상호가 받치는 형태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세종, 포백은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태환,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6분 중국 동 쉐셩에게 슈팅 기회를 내주며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높은 볼 점유율과 전방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빼앗았고, 이후 줄곧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6분 황인범이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이 수비수 몸에 살짝 굴절된 채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전반 13분 세트 피스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세종이 올린 코너킥은 니어 포스트를 쇄도하던 김민재가 절묘하게 머리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중국은 한국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패스 미스를 남발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후방 빌드업은 지난 홍콩전보다 다소 개선된 모습이었다. 원터치 패스와 방향 전환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중국의 압박을 무력화시켰고, 비교적 원활하게 하프 라인을 넘어섰다.

전반에는 홍콩전에 이어 A매치 2번째 경기를 치른 이영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영재는 전반 22분 페널티 박스 아크 오른편에서 화려한 발재간으로 수비 압박을 따돌린 뒤 왼발슛을 감아찼지만 골문을 살짝 넘어갔다.

전반 31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공을 잡은 김민재가 개인기로 중국 수비수를 제친 후 패스를 넣어줬지만 나상호의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영재는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뿜어냈다. 전반 41분에도 공간이 열리자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중국 수비를 위협했다.

전반 44분에는 나상호가 오른쪽 측면을 질주하며 땅볼 크로스를 올렸지만 쇄도하던 윤일록의 슈팅이 수비수에 걸렸다.

전반전은 슈팅수에서 8대1, 볼 점유율에서 74%-26%로 중국을 크게 웃돌았다. 패스 성공률도 한국은 91%를 기록했다.

속도감 있는 공격 전개

후반에도 한국의 페이스로 전개됐다. 특히 속도감 있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후반 2분 수비 진영에서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고, 윤일록을 거쳐 나상호가 스프린트에 이은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옆그물에 맞았다.

후반 9분 이영재가 페널티 아크 서클 부근에서 공을 소유하며 중국에게 파울을 얻어냈고, 프리킥 슈팅을 시도한 공이 골문 위로 넘어갔다.

한국은 홍콩전보다 창의적인 장면을 여러차례 만들어냈다. 후반 11분 황인범이 환상적인 로빙 패스로 윤일록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 후반 12분 황인범의 패스로 시작해 오른쪽에서 이정협이 낮은 크로스를 공급했고, 윤일록이 흘려줬다. 이후 이영재가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주발이 아닌 오른발에 걸리면서 마무리 슈팅이 골문 위로 떠올랐다.

벤투 감독은 후반 23분 윤일록 대신 김인성, 후반 30분 이영재 대신 손준호를 교체 투입했다. 후반 30분부터 나상호는 2선 왼쪽, 김인성은 오른쪽으로 자리를 바꿨다. 손준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됨에 따라 주세종이 2선으로 전진 배치됐다.

한국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중국을 압도했다. 후반 32분 나상호가 왼쪽 터치 라인에서 환상적인 마르세유 턴으로 수비수를 제치며 크로스를 올렸으나 중국 수비수에 막혔다.

후반 36분에는 세 번째 교체 카드로 이정협을 불러들이고, 문선민을 넣었다. 문선민이 왼쪽 윙어로 포진함에 따라 나상호는 원톱으로 올라섰다.

추가 득점 없이 90분 승부는 종료됐다. 한국은 중국을 1-0으로 물리치고 대회 2연승을 기록했다.

경기력은 향상됐지만 필드골 부재는 여전

이번 E-1 챔피언십은 유럽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등이 차출되지 않았다. FIFA가 공인하는 A매치 데이가 아닌 기간에 열리는 경기 탓에 대표팀 소집 의무가 없다. 이에 벤투 감독은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 위주로 소집 명단을 꾸렸다.

이번 대회는 벤투호의 실험과 경기력을 점검해볼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면서도 홈에서 열리는 E-1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결과도 챙겨야 했다.

사실 지난 홍콩전은 실망스러웠다. 2-0 승리로 만족하기에는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줄곧 아시아 약체를 상대로 밀집수비 공략법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바 있다. 홍콩전은 그동안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홍콩전에서 한국이 만들어낸 득점 루트는 황인범의 직접 프리킥, 코너킥에서 나상호의 헤더슛 등 세트피스였다.

이번 중국전도 주세종이 올린 코너킥을 김민재가 머리로 해결하는 세트피스가 주요했다. 세트피스의 강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세트피스에 의존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은 결과만을 추구하는 실리축구와 거리가 멀다. 빌드업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인플레이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필드골을 만들어내느냐에 방점을 찍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중국전에서는 경기 내용이 매우 향상됐다. 1차적으로 전방 압박이 통했고, 중원에서 압박에 성공한 뒤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빨랐다. 상대 진영에서 창의적인 패스 플레이로 기회를 창출하는 장면도 돋보였다. 신예 이영재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벤투 감독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제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골 결정력이 떨어지면 무용지물이다. 경기 내용에 비해 1-0 승리는 2% 부족했다. 그럼에도 개선될 여지는 있다. 현재 E-1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한국의 공격진은 대부분 2진급이다. 황의조,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권창훈 등이 가세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 스리랑카전 8-0 대승 이후 레바논, 브라질, 홍콩, 중국전에서 필드골을 넣지 못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일본전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라이벌전이다.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2차전 (2019.12.15)
장소 : 부산아시아드 경기장
한국 1 – 13'김민재 (도움 주세종)
중국 0

선수명단
한국 4-1-4-1 : 조현우/ 김태환, 김민재, 김영권, 김진수/ 주세종/ 나상호, 황인범, 이영재 (75'손준호), 윤일록 (68'김인성)/ 이정협 (81'문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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