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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가 정치역정 25년만에 최악의 수모를 겪었다. 8전 8승의 승부사가 사면초가가 아닌 '아군초가'(我軍楚歌)에 내몰린 것이다. 충주시장을 거쳐 도지사 3선 재직 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무예진흥사업이 민주당 도의원들로 인해 막다른 벽에 부딪혔다.

지난 4일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2020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지원 예산 15억1천만원, 무예소설 문학상 공모 4천만원, 무예시나리오 공모 3천500만원, 무예웹툰 공모 2천500만원 등 총 16억1천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사실상 모든 무예마스터십 관련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는 의미였다. 한국당은 물론 같은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까지 등을 돌린 결과였다.

행문위 소속 의원 6명의 반발 기류에도 설마했던 이 지사는 결정적 한방을 맞고 뒷수습에 나섰다.  뒤늦게 간부직원들을 동원해 도의회 예결위원들을 상대로 예산부활 작업을 독려했다. 결국 11일 예결위 계수조정을 거쳐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7억원만 되살리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지사 비서실에서 예결위 심의도중 문자공세를 펼치고, 특정 의원이 방송쪽에 흘려 '예산부활' 뉴스가미리 보도(?)된 덕분이었다.

내년 9월로 예정된 세계무예마스터십 정기총회에서 3회 대회 해외 개최지를 확정하지 못하면 더이상의 자체 예산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더 이상'이 아니라 '지금까지' 세계무예마스터십 1·2회 대회에 투입된 260억원의 예산도 물거품이 된다. 이시종 충주시장이 1998년 씨를 뿌려 올해 19회 행사까지 치른 충주세계무술축제와 세계무술공원을 포함하면 서너배의 투자액을 날린 셈이 될 수 있다. 한 도의원은 "이 지사가 퇴임후 국제무예단체의 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취재결과 초선의원들이 대부분인 행문위는 올해 충주무예마스터십 대회를 직접 참관하고 부정적인 인식을 굳히게 됐다는 것. 무예소설 발간 1억원, 무술배우 초청 5억원 등의 예산집행도 부실했지만 대회 경기 수준, 관람 열기 등 전체적으로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년도 3차 대회 개최지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16억원의 본예산을 요구하자 전액삭감이란 강수로 막아버린 것. 예결위에서 되살린 7억원도 일종의 '청산비용'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만 허용한 것이다. 도의 마지막 읍소로 10억원 부활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반 6:6 동수가 나와 최종 7억원만 살아났다. 무예마스터십에 대한 의원들의 거부감이 행문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도의원 총 30명(2명 현직박탈 공석) 중 27명이 민주당 소속인 상황에서 역점사업에 타격을 받은 이 지사. 결국 도의원들의 반발기류를 과소평가했던 지 자신의 의회 장악력을 과대평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정치 9단 지사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그 원인은 과거에도 언급한 바 있는 '무오류에 대한 확신'이 아닌가 싶다.  8전 8승 '불패신화'의 영광 뒤에 감춰진 '과신(過信)'이란 독배를 마신 것이다. 10년 지사가 주재하는 간부회의에선 누구하나 반대의견을 내놓지 못한다고 한다. 도청 직장문화 개선을 위한 노사간 '워라밸' 선포식도 최종 결재권자 때문에 해를 넘기게 됐다.

선거법상 3선 연임제한 규정이나 신체적 고령(72)을 감안하면 이번 지사직이 마지막 공직 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짧지않은 2년반 잔여임기는 정치인 이시종의 최종 평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경청과 소통으로 민주적이고 활력있는 충북도정을 이끌어가길 기대한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쓴소리했던 지역 인사들을 다시 만나고 개발우선 정책에 삿대질했던 사람들도 찾아가길 바란다. 충북 최초의 3선 도지사가 최고의 박수갈채 속에 떠나 길 원치 않은 도민이 어디 있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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